자기 멋대로 말하고 소리 지르고 웃고 뛰는 여자들이 나올 때 드라마는 전형성에서 조금씩 벗어난다. 드라마 속 여자 주인공에게 암묵적으로 기대하는 모습을 배반하며 기이한 에너지를 내뿜는 그들이 이렇게 사랑스러울 일인가. SBS <원 더 우먼>에서 이하늬는 극과 극의 인생을 사는 비리검사 ‘조연주’와 재벌그룹의 며느리 ‘강미나’ 모두를 연기한다. 우연한 사고로 둘의 인생은 뒤바뀌고, 조폭을 공중 날아차기로 제압하던 비리 검사는 하루아침에 악랄한 시집살이에 처한다. 1인 2역극의 시나리오가 뻔하다고 생각된다면 극중 조연주가 제대로 난동을 부리는 교회 신부터 봐보길. 이하늬는 비로소 자신을 담을 수 있는 배포 큰 드라마를 만난 것일지도 모른다.

 

이영애가 돌아온다. 언제 감은지도 모르겠는 머리를 질끈 묶고, 요상한 트레이닝복을 걸친 채로, 술과 게임에 빠져 사는 생계형 탐정으로 말이다. JTBC <구경이>는 세상에 없던 탐정 ‘구경이’의 코믹 추적극이다. 티저 영상에서부터 그 말간 얼굴과 상냥한 목소리로 대놓고 이상한 짓을 해대니, 구경이를 구경하기 위해서라도 챙겨보려 한다. 첫 방송은 10월 30일.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코믹 사극 tvN <어사와 조이>에서 김혜윤이 연기하는 ‘조이’는 기별부인, 즉 이혼한 여성이라는 설정부터 심상치 않다. 심지어 어사와 함께 감찰 수사를 벌이는데, 예고편에서는 당당하게 다른 사람의 마패를 든 채 웃어 보이기까지 한다. 어딘지 어설픈 어사 역의 옥택연과 빚어낼 얼렁뚱땅 케미도 기대를 모은다. 11월 8일 첫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