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걸의 효정이 웃을 때면 온세상이 같이 웃는다. 효정의 미소가 가을에 스며든다.

 

데님 미니 드레스, 헤어 밴드, 청키한 굽의 로퍼는 모두 프라다(Prada).

효정은 잘 때 빼곤 항상 웃는 것 같다는 말이 사실이네요. 
그런가요? 웃는 게 버릇이 돼서 조절이 잘 안 되더라고요.(웃음) 화보 촬영할 때에는 무표정한 표정도 짓잖아요? 데뷔 초반에는 많이 어려웠는데 이젠 다양하게 하려고 노력해요. 재미있고 새로운 나의 얼굴이 나오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화내는 거 본 사람, 별로 없죠? 어떻게 변해요? 
화를 잘 안 내는 스타일이긴 해요. 투정을 부릴 때는 있지만. 어렸을 때 언니랑 싸웠던 걸 생각해보면 화나면 목소리가 커지고 말이 빨라지는 것 같아요.

라디오에서 유독 ‘다섯 번째 계절’이 자주 나오더라고요. 몇 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사랑받는 걸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 활동한 곡이 라디오에 나오면 신기해요. 지금 활동하는 곡들은 나올 확률이 높으니까 ‘어, 우리 노래 나왔다’ 이러는데 지난 노래가 나오면 ‘우와, 우리 노래가 나왔어?’ 하고 놀라요.

‘확신했어!’를 따라 부를 때에는 절로 배에 힘이 들어가더라고요. 그러고 보면 오마이걸 노래 중에서 힘을 주는 파트는 효정이 많이 부르는 것 같아요. ‘비밀정원’에서도 그렇고요. 
와우, 그 부분 높죠.(웃음) 하하. 저도 힘주고 있습니다. 노래의 전달력이라는 게 발성에서도 오는 게 있다고 생각해서 녹음할 때도 신경 써서 열심히 해요. 승희랑 저랑 메인 보컬을 맡고 있지만 차이점이라면, 승희는 섬세한 감성이 있는 보컬이고 저는 좀 더 단단한 보컬을 맡고 있어요. 그래서 PD님께서 파트를 나눠주실 때 살짝 힘있게 나오는 부분을 저에게 많이 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노래를 들으면 이 부분은 내 파트다 싶은 느낌이 와요? 
후렴 부분은 거의 저랑 승희랑 하니까, ‘이 부분을 승희가 하려나, 내가 하려나’ 생각하는 노래가 꽤 있어요.

오마이걸과 특히 어울리는 계절이 있다고 생각해요? 
오마이걸이 많은 계절 동안 다양한 곡을 하다 보니까 저도 헷갈려요. 그래도 봄이랑 여름이 가장 오마이걸답다고 생각해요. 여름은 청량하고 에너지가 가득한 계절이고 봄에는 감성이 자극되면서 희망이 생기잖아요. 오마이걸 노래들이 희망차고 에너지를 드리는 경향이 많은 것 같아서 봄, 여름에 가까운 것 같아요.

오버사이즈 재킷은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페어 아일 니트 풀오버는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데님 팬츠는 프라다.

평소에도 자주 노래를 듣나요? 
집 안에서 들리는 소음? 백색 소음이라고 하죠. 저는 노래가 꾸준히 있는 곳에서 일을 하고 노래를 열심히 해야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떼려야 뗄 수 없는 거라서 늘 옆에 두려고 해요. 너무 딥하게는 아니어도 가까이 계속 두고 듣는 편이에요.

요즘은 노래로 뭘 이루고 싶어요? 
많죠. 더 열심히 해야죠. 오마이걸로서의 음악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멤버들로서의 음악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저희 멤버들도 각자의 스타일이 있고 멤버들의 각자의 개성 있는 보컬을 좋아하고 응원하는 사람으로서 좀 더 음악적 영역을 넓히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저도 노래에 욕심이 많다 보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

한결같이 훌륭한 무대를 만드는 데 제일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해요? 
우리 오마이걸만의 아이덴티티. 그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멤버들끼리 이 노래에, 이 무대에 어떤 것을 표현하고 싶은지 공유한 상태에서 무대를 하려고 많이 노력하죠. 그래서 다양한 시선에서 곡의 해석이 가능한 것 같아요.

방금 정말 리더 같았어요. 오마이걸의 리더죠, 효정은. 
하하하! 이야기를 나눠보면 7명이 가지는 곡의 해석이 정말 다른 거예요. ‘Closer’ 같은 경우도 누구는 처음 들었을 때 슬픈 노래 같다고 하는 반면에 누구는 슬프지만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느낌이 든다고 하고요. 날씨적으로 비유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다양하게 이야기해주는 친구들이 있으니 폭을 넓혀서 무대를 하려고 해요.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멤버들과 이야기를 워낙 많이 하거든요.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없던 정답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나요? 
그런 해석을 모아서 오마이걸이 표현할 수 있는 최대를 하려고 노력해요. 멤버들끼리도 의견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누군가는 오마이걸이 잘하는 걸 더 살려서 하자는 친구들도 있고 우리도 다양한 걸 할 수 있으니 도전하자는 친구들도 있어요. 그런 걸 생각해보면 저는 도전은 겁내지 않되 우리가 가진 걸 믿고 더 밀고 나가는 그룹이 되면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절충하게 됐어요.(웃음)

노래하는 게 가장 행복하게 느껴질 땐 언제인가요? 
무대에서 노래하고 있을 때 우리 팬분들이 그 노래를 따라 불러줄 때에 그 노래의 힘을 확실히 느껴요. 옛날부터 사람들이 일할 때 노동요를 들은 것처럼 저희도 무대에서 힘을 많이 받거든요.

아주 어렸을 땐 어떤 노래를 불렀어요?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 합창단에 오래 참여하면서 동요도 많이 불렀고요. ‘네잎클로버’나 ‘초가삼간’ 이런 것들요. 하하. 지금은 생각이 안 나는 많은 동요를 불렀던 것 같아요.

타고난 보컬인 것 같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연습도 많이 했을 거예요. 어떤 연습을 가장 많이 했어요? 
연습생 때는 노래를 부르고 좋아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곡을 할 줄 알아야 하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저는 원래 발라드를 좋아했거든요. 발라드를 들으며 처음 노래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개인 무대에서 ‘희재’, ‘좋니’를 부르던 게 떠오르네요. 오마이걸의 효정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백지영 선배님의 ‘사랑 안 해’와 같은 노래를 들으면서 제 꿈이 시작됐어요. 노래하는 게 좋았어요. 그래서 발라드 장르를 지금도 좋아해요. 대신 발라드를 계속 연습하다 보니까 리듬이 좀 약한 학생이었어요. 그래서 전에 있던 회사에서는 팝만 시키기도 했어요.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 과정이 없었으면 안 됐구나 하고 새삼 느끼죠. 오마이걸뿐만 아니라 많은 걸그룹의 노래가 굉장히 트렌디하고 리드미컬해요. 목소리로 살릴 수 있는 게 많은데 그걸 표현하는 게 보통 노래를 해서는 잘 안 되니까요.

<퀸덤>을 봐도 다른 그룹들의 노래를 하다 보면 각자 음악색이 조금씩 다르죠. 큰 화제를 모았던 <퀸덤>도 이제 시간이 꽤 흘렀어요. 지나고 보니 어떤 게 가장 기억에 남나요?
오마이걸이 다른 팬덤 속에서도 저희를 뽑아주시는 분들이 많았대요. 저희가 모두의 ‘차애’ 같은 느낌이라는 말을 듣고 정말 뿌듯했어요. 우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께도 호감이라는 뜻이니까, 그게 정말 힘이 됐어요. 저희가 무대를 하면 다른 팬덤에서도 ‘오마이걸도 너무 좋아’ 이런 느낌으로 같이 놀아주시니까 저희도 백 배 즐길 수 있었어요.

만인의 차애라니, 그것도 참 특별해요. 그렇게 된 데에는 오마이걸의 팀워크도 주요했던 것 같아요. 팀워크에 가장 필요한 건 뭐 같아요? 
서로를 그냥 받아들이는 것. 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쟤는 저런 생각을 하는구나. 유아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얘가 빨간색이고 쟤는 파란색인데 나랑 색깔이 다르다고 해서 바꾸려고 할 필요 있을까? 한 방울 섞어봤자 그대로 빨간색이잖아. 그대로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데?” 너무 공감이 되더라고요. 저도 멤버들이 다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으니 더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됐어요.

작년에 만난 유아는 데뷔 초부터 오마이걸이 잘될 거라고 확신했다고 하더군요. 멤버들이 너무 다 잘해서. 
저도 우리가 언젠가는 빛을 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객관적으로 봐도 우리 무대나 멤버들의 실력이 좋으니까 꾸준히 하다 보면 빛을 발하겠지 이런 마음이었어요. 사실 안 된다고 비관한다고 해서 좋을 건 없으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죠.(웃음)

블랙 크롭트 재킷, 화이트 티셔츠는 아더(Ader). 실버 코인 네크리스는 포트레이트 리포트(Portrait Report). 워싱 데님은 앤아더스토리즈(&Other Stories). 비니는 잉크(Eenk).

1위를 수없이 한 지금은 어떤 목표가 있어요? 
오마이걸이라는 그룹이 하나의 추억처럼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아, 그때 주얼리 선배님들이 대단했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처럼요. 어떤 상황에서 돌고래가 나오면 ‘돌핀’ 노래를 떠올려주시고, 누군가에게 노래를 불러줄 때 오마이걸의 노래를 불러주고. 그런 식으로 추억처럼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오마이걸이 많은 분들에게 스며들어 있었으면 좋겠어요. 순위가 잘 나오는 건, 옆에서 도움을 주는 스태프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죠. 그렇기에 순위도 중요하지만, 그냥 많은 분들의 기억과 마음속에 오마이걸이 당연한 듯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로고 포인트 니트 톱은 마르니(Marni). 갈색 코듀로이 팬츠는 리바이스(Levi’s).

 

* 전체 인터뷰와 화보는 <얼루어 코리아> 10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