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편안한 새로운 트렌드, 브라렛
가슴과 등을 파고드는 갑갑한 브라를 벗어버리고 대안을 찾았다. 새로운 트렌드 이너웨어, ‘브라렛’ 말이다.
코로나19 때문에 하루에 200보도 채 걷지 않는 생활이 지속되자 10여 년을 꿈쩍 않던 몸무게에도 변화가 생겼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서인지 옷보다 먼저 불편을 느낀 것이 있으니 바로 속옷이다! 레이스가 가득 달리고 와이어가 영혼까지 끌어모으는 섹시한 란제리를 벗어 던지고 와이어리스 브라를 착용한 지도 오래되었는데, 살이 찌고 보니 와이어리스 브라마저 몸을 옥죄는 갑갑한 족쇄처럼 느껴지기 시작한 것.브라는 가슴 모양을 탄탄하게 잡아주는 여성들의 필수품이지만, 브라가 가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응용의료인류학 박사인 시드니 로즈 싱거는 브라 착용 후 모세혈관을 촬영한 결과 혈류의 흐름이 30% 정도 감소하고 림프가 흐르는 겨드랑이 부분에도 압박이 가해지는 것을 발견했다. 브라가 림프샘과 림프관을 압박해 림프의 배출을 방해하고, 가슴을 덮는 소재나 압력에 의해 림프액 온도가 높아지면 가슴에 독소가 쌓여 낭포, 섬유성 결절, 경우에 따라 종양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것. 특히 사이즈가 맞지 않는 브라를 착용하면 가슴 건강은 물론 소화불량, 변비, 두통, 부종 등 다양한 부작용을 경험할 수도 있다. 브라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지만 날씨가 더워지고 옷이 얇아지면서 ‘노브라’에 도전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실리콘 타입의 니플패치를 붙여봤지만 통풍이 되지 않아 피부에 트러블이 생겼다. 차선책으로 떠올린 것은 ‘브라렛’이다. 브라렛은 와이어, 패드, 훅 등을 생략해 가슴 압박을 최소화한 홑겹 브라를 통칭한다. 몸매 보정보다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이 새로운 언더웨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이나 강민경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브라렛 유저임을 밝혔고, 캐멀 베이지 컬러의 카디건 안에 니트 브라렛을 콤비로 연출한 케이티 홈즈나 화이트 톱 위에 블랙 브라렛을 덧입은 켄달 제너, 셀레나 고메즈 등 셀럽들도 이미 브라렛의 편안한 매력에 홀딱 빠졌다(물론 그들은 확찐자가 아닐지라도!). 브라렛 초보로서 가장 처음 시도한 것은 SPA 브랜드인 코스의 리브드 코튼 브라다. 아무런 꾸밈없는 담백한 디자인에 끌려 홀린 듯 구매했는데 웬걸? 두꺼운 패드와 지지 밴드만 없어도 이렇게 가볍고 편안하다니! 가슴은 비록 납작만두처럼 퍼졌지만 어느 한 곳도 눌리거나 끼이는 느낌 없이 하루 종일 편했다. 란제리 스타트업 브랜드인 더잠의 쇼룸에서는 일대일로 사이즈 체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다양한 디자인의 브라렛을 입어보고 고를 수 있다. 평소 즐겨 입는 의상과 사이즈, 활동량 등을 고려한 브라렛을 추천해주며, 브라렛을 입고 싶지만 보정 효과가 고민되는 사람을 위해 얇은 패드를 더한 제품도 구입 가능하다. 실제로 쇼룸 매장에서 사이즈를 재보니 아래 가슴둘레는 그대로인데 최근 컵 사이즈가 달라져 브라가 갑갑하게 느껴졌던 것. 평소 티셔츠를 즐겨 입는 것을 고려해 봉제선이 남지 않는 심리스 형태의 브라렛을 골랐다. 입고 벗는 형태가 낯설었지만 해방감에 익숙해지니 그것도 별 문제가 되진 않았다. 브라렛으로 바꾸고 나니 어깨와 등에 고질적으로 느껴지던 근육통과 답답함으로 인한 소화불량도 없어졌다. 두께가 얇아 날씨가 더워져도 상쾌하게 착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집에 쌓아놓은 속옷을 모두 브라렛으로 바꾸고 싶은 욕심이 들 정도. 그 이후로도 오이쇼나 트라이엄프, 엘라코닉, 캘빈클라인 언더웨어 등 기존 란제리 브랜드 외에도 컴포트랩, 비브비브 등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브랜드의 브라렛을 섭렵 중이다. 브라렛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이즈를 파악하는 것이다. 모양이나 소재에 따라서 지지력이 다르므로 직접 입어보고 고르는 것이 가장 좋다. 바스트 포인트가 신경 쓰인다면 패드를 덧댄 제품을 고르고, 가슴이 퍼지거나 새가슴이라 속옷이 잘 뜨는 편이라면 V라인에 레이스를 덧댄 것을 고를 것. 맞는 브라렛을 찾고 나면 지갑과 함께 신세계가 활짝 열릴 것이다.
엘라코닉의 아일렛 레이스 딥플런지 릴렉스 브라렛. 6만9천원.
오이쇼의 밴딩 트라이앵글 브라렛. 3만2천원.
앤아더스토리즈의 블랙 소프트 브라. 3만9천원.
코스의 리브드 코튼 브라. 3만9천원.
더잠의 카미르 브라렛. 1만3천5백원.
오이쇼의 와이드 플로럴 레이스 브라렛. 3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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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양보람(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그래퍼
- HEATHER HAZZAN, JEONG JO SEPH
- 모델
- 크리스틴 요한슨 (Christine Johansen)
- 헤어
- 하이드 스즈키 (Hide Suzuki)
- 스타일리스트
- 캘비 클릭 (Calby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