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프렌즈>, 떠나는 <모던 패밀리>

16년 만이다. <프렌즈>는 1994년 시즌 1을 시작으로 2004년 시즌 10을 끝으로 종영한 미국 NBC의 시트콤이다. 뉴욕 맨해튼을 배경으로 여섯 친구의 유쾌한 일상을 그렸다. 총 23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평균 시청 가구 수만 2000만을 기록했다. 16년이 흐른 지금까지 온라인상에서 각종 밈과 패션 등으로 끊임없이 다시 소환되고 있으며, 판권 만료로 서비스가 종료되기 전까지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된 콘텐츠 중 하나였다. <프렌즈>가 넷플릭스의 경쟁자로 오는 5월 론칭하는 워너미디어의 독자적인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를 통해 다시 돌아온다. 단순히 지난 시즌을 다시 스트리밍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이번 <프렌즈> 리유니언에서는 프렌즈의 원년 멤버 6명 전부가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여러 에피소드로 구성된 각 시즌과는 달리, 이번 리유니언은 아쉽게도 단발성으로 계획된 스페셜 프로그램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건 아니지만 시퀄 형식의 드라마가 아닌 2016년 리뉴언과 비슷한 토크쇼 형식이 될 전망이다. 한편, 2009년 미국 ABC 채널을 통해 첫 방영 이후 10년 넘게 이어진 <모던 패밀리>가 시즌 11로 막을 내린다. <모던 패밀리>는 현대 미국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가족과 그들의 일상을 허구의 이야기지만 실제처럼 보이게 구성한 장르인 모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주며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며 웃음과 감동을 던진 점은, 한국 홈드라마가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여전히 출생의 비밀, 가족 간의 갈등과 복수 등 자극적인 소재를 단골로 사용하는 것과 대비된다. 떠나는 드라마와 다시 돌아오는 드라마가 있다. 아무튼, 그 전부는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좀비보다 무서운 욕망

조선에 창궐한 야밤의 좀비 떼가 밤낮없이 살아 있는 인간들을 물어뜯는다. 먹잇감만 보고 달리는 좀비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인간은 피를 뒤집어쓴 채 싸운다. 막판에는 누가 좀비고 누가 인간인지 분간조차 되지 않는다. 지난해 1월 첫 시즌이 공개되며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의 두 번째 시즌이 공개됐다. 이전 시즌과 마찬가지로 6부작으로 구성된 시즌 2에서는 밝은 태양빛 아래서 인간의 살과 피를 탐하는 좀비의 모습을 거침없이 그려낸다. 좀비들에게 물어뜯기며 고통스러워하는 인간과 그 주위로 흩뿌려지는 붉은 피가 생생할 정도로 잔혹함의 수위는 전 시즌에 비해 더하면 더했지, 부족하진 않아 보인다. 사실 좀비보다 더 무서운 건 권력에 대한 인간의 노골적인 욕망일지도 모른다.

    에디터
    최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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