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ING ABOUT ART
인생은 춤판이다
현대예술의 장르적 구분을 넘나드는 무용과 퍼포먼스 작업을 통해 한국과 아시아의 문화 정체성을 세계에 알려온 안은미가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며 서울시립미술관은 안은미의 전시 <안은미래>를 개최한다. 그렇다면 이 ‘전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 ‘전시’가 맞을까? 일단 그렇다 치고, 그럼 이 전시는 그의 지난 30년을 그저 되돌아보기만 하는 회고전의 형식을 띨까? 과연 안은미가 그렇게 안일하고 평범한 방식으로 자신에게 안주하는 예술가였던가. 이 전시는 과거를 바라보는 노스탤지어이자 다가올 미래를 탐구하기 위한 새로운 장이기를 희망한다. 안은미의 지난 30년에 걸친 창작 활동을 토대로 제작한 연대기 회화, 설치, 영상, 사운드, 퍼포먼스 무대와 아카이브 자료 등을 적극 활용하지만, 진짜 핵심은 화이트 큐브 다음의 미술관에 부합하는 관객 참여 활동이다. 더 쉽게 말하자면, 안은미가 벌여온 지난 30년의 궤적은 무대 밖의 무대가 되고, 우아한 화이트 큐브는 관객들의 막춤판이 된다. 이것이 지난 30년간 안은미가 줄기차게 발언해온 예술 그 자체다. <안은미래>전은 전시 이상의 전시다. 누구나 참여 가능한 춤판은 9월 29일까지 화끈하게 이어진다.
부서지는 여름
장우철이라는, 그런 이름이 있다. 그는 2002년부터 딱 15년간 <GQ>의 에디터로 일했는데 적당한 때가 되어 일을 그만둔 후로는 이제 다양한 일을 그때그때 맡아, 이렇게 저렇게 해내고 산다. 여름에 열리는 장우철의 아홉 번째 전시 제목은 <나츠메>다. ‘나츠메’는 여름 하(夏)와 눈 목(目)을 이어 일본어로 읽는 것이다. 그는 이 고유명사의 의미는 미뤄두고, 대신 한자 조합의 형태를 시각적 이미지로 보고 이를 작업으로 연결 짓는다. 한자든, 일본어든, 어느 나라를 비롯한 어느 나라 글자든 그 의미를 묻기 전에 우선 모양이 ‘예쁘다’거나 ‘귀엽다’는 취향을 먼저 밝히는 그의 습성과 애호에 기인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일 사진들은 전통적 사진 인화 방식과 리소그라프 인쇄 기법을 함께 이용해 이미지 구현 방식과 물리적, 시각적 성질에 대한 좀 다른 질문을 던질 작정이다. 강남구 수서동 야트막한 언덕길에 자리한 식물관에서, 여름의 끄트머리인 9월 8일까지.
새로운 물결
이불, 최정화, 서도호, 문경원이라는 이름들. 지금이야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작가가 되어 훨훨 날아다니는 스타 작가들도 푸릇하게, 또 불온하게 젊은 시절이 있었다. 이들은 모두 국립현대미술관이 1981년 시작한 <청년작가>전에 참여하면서 작가로서의 행보를 더 단단하게 이어갈 수 있었다. ‘젊은 모색’은 <청년작가>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며, 한국 신진 작가들의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 세계를 조명하며, 동시대 미술의 경향과 잠재력을 예견하고 주시한다. <젊은 모색 2019>전은 김지영, 송민정, 안성석, 윤두현, 이은새, 장서영, 정희민, 최하늘, 최수연을 선정했다. 전시에서 만나게 될 젊고 새로운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주저앉지 않고 전진하고, 힘겹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작가들의 의지와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9명의 작가가 선보이는 같은 듯 다른 9개의 전시는 9월 1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만날 수 있다. 코끼리 열차를 함께 타고서.
NEW EXHIBITION
<Doosan Art Lab 2019: Part I>
만 40세 이하의 젊은 예술가의 새로운 시도를 지원하는 두산아트랩이 올해는 Part I, Part II 로 나누어 진행된다. 첫 번째 전시에서는 권현빈, 림배지희, 배헤윰, 이가람의 작품이 전시된다. 장소 두산아트센터 기간 8월 3일까지
<디어 아마존: 인류세 2019>
인류세는 ‘인간이 지배하는 지질시대’를 가리킨다. 이 전시는 인류세를 환경 문제뿐 아니라 인간관계, 사회시스템 등을 다루는, 인류의 존재를 둘러싼 담론으로 확장하고 고민한다. 장소 일민미술관 기간 8월 25일까지
<베르나르 뷔페전>
“당신은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베르나르 뷔페는 “모르겠어요. 아마도 광대일 것 같아요”라고 답했단다. 앤디 워홀이 유일하게 인정한 마지막 구상회화 작가인 베르나르 뷔페의 유산을 직접 만나게 됐다. 장소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기간 9월 1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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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최지웅
- 포토그래퍼
- COURTESY OF SEOUL MUSEUM OF ART, MMCA, JANGWOOCHUL, DOOSAN ART CENTER, ILMIN MUSEUM ART, SEOUL ARTS 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