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가 선택한 슈트 장인, 수많은 배우들의 레드 카펫을 책임져온 주인공, 8년째 묵묵히 한길을 걸어온 제이백쿠튀르의 수장 제이백이 그의 뮤즈 배우 이호정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그 흔한 해외 마켓에 나간 적 한 번 없지만 오로지 실력만으로 인정받는 제이백쿠튀르. 그의 이야기 그리고, <얼루어 코리아>에 미리 풀어놓는 2019 봄/여름 제이백쿠튀르 키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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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백이 입은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과 화이트 셔츠, 호정이 입은 실크 소재의 튜브톱 드레스는 모두 제이백쿠튀르(Jaybaek Co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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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즐리 패턴의 실키한 재킷과 시스루 블라우스, 커머번드, 팬츠는 모두 제이백쿠튀르.

제이백쿠튀르를 모르는 독자를 위해 간단하게 브랜드를 소개해주세요.
제이백쿠튀르는 테일러드를 기반으로 하는 쿠튀르 브랜드입니다. 2012년부터 시작해 꾸준히 컬렉션을 진행하고 있고요. 단순히 몸을 재는 것 그 이상, 고객의 취향과 니즈를 반영해 디자이너가 고객을 재조명하는 것이죠.

패션 신에서 유명한 제이백쿠튀르지만 BTS가 그래미 어워드에서 제이백쿠튀르의 슈트를 입은 것이 화제가 되어 대중적인 유명세를 탔어요. 기분이 어땠어요?
많은 곳에서 인터뷰 요청이 오고, 외신의 관심을 받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죠. 그런데 일적으로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어요.

그래도 변화가 있죠?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은 확실해요. 많은 곳에서 연락을 받으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생각하기도 했어요. 무엇보다 ‘맞춤 의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문의해주시는 데 감사하죠. 저와 같은 일을 하고자 하는 다음 세대 디자이너에게 꿈과 희망을 준 것 같아 기쁘기도 해요.

BTS 멤버 6명의 의상을 한꺼번에 진행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나요?(BTS 멤버 7명 중 6명 착용)
BTS의 레드 카펫을 진행하는 게 처음이 아니라 그들의 핏이나 니즈에 대해 잘 알고 있었어요. 또 BTS 회사 스타팀에서 팁을 주셔서 니즈에 부합하는 의상을 만들 수 있었죠.

제이백쿠튀르의 옷은 남다른 피팅감을 자랑해요.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제이백쿠튀르의 옷은 입었을 때 더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제 옷을 가장 많이 입어본 사람은 바로 저일 거예요. 많이 입어보면 어느 부분이 편한지, 불편한지, 또 강조할 부분은 어디인지 알 수 있어요. 또 무용을 했었기에, 몸의 움직임이나 근육의 느낌, 뼈마디의 구조 등에 대한 이해가 있어 입체적인 재단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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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봄/여름 컬렉션의 특징은 뭐예요?
이번 시즌은 전체적으로 화려한 분위기를 어필하는 것이 특징이에요. 앤티크 가구나 화려한 장면, 컬러들이 머릿속을 맴돌았어요. 이것들을 한데 모아 제이백쿠튀르만의 테일러드로 풀어냈죠. 특히 이번 시즌에는 이브닝웨어로 분류할 수 있는 턱시도와 드레스, 그리고 슈트 아이템에 주력했어요.

셀러브리티들을 고려한 건가요?
아무래도 자주 찾는 고객들이 셀러브리티가 많다 보니 주 고객층의 니즈가 반영된 점도 있어요. 최근에는 여성 경영 전문가분들이 부티크를 자주 찾으며 여성 슈트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2019 봄/여름 컬렉션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의상은 뭐예요?
제가 좋아하는 레이스, 페이즐리, 실크, 시스루 요소가 모두 들어간 핑크 턱시도예요. 화려한 요소요소를 저답게 중화시켜 표현했어요.

많은 셀러브리티가 제이백쿠튀르를 입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셀럽이 있어요?
레드 카펫에 오르는 의상을 만드는 것은 그 자체로 영광이고 감사한 일이에요. 최근에는 저의 슈트를 입고 2관왕 대상을 수상한 이영자 선생님이 생각나요. 옷과 하나가 되어 밸런스를 잘 만들어내셨어요. 맞춤이 아니면 이렇게 완성할 수 없다는 걸 몸소 보여주셨죠.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대상과 이어져서 더욱 영광스러웠어요.

배우 이호정은 모델 시절부터 제이백쿠튀르의 뮤즈로 잘 알려져 있어요. 그녀의 어떤 점이 매력적인가요?
저는 원래 관능적이고 성숙하며 차분한 분위기의 여성을 그리며 작업했어요. 그런데 배우 이호정을 만나고 새로운 여성상에 눈을 떴어요. 성숙하지만 발랄하고, 조용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독립성을 지닌 자유로운 여인이에요. 이호정이란 캔버스 위에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해요. 그녀는 때로는 힙합 같고, 때때로 클래식 같아요. 모든 걸 가능하게 하는 저의 뮤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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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시도 재킷과 베스트, 쇼츠, 장식적인 양말은 모두 제이백쿠튀르.

창작에는 고통이 따라요. 영감을 받는 곳이나 대상이 따로 있어요?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영감을 얻어요. 저는 사랑하는 마음이 들지 않으면 작업을 할 수가 없어요. 주체가 사람일 수도 있고 풍경일 수도 있는데 사랑하는 마음을 끌어내야 해요. 그 대상은 사람이 될 때가 더 많죠.

생각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요?
저는 아침을 중요시해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일부러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거나 어디를 가려고 해요. 살아 있다는 것을 느껴야 머리가 맑아져요.

가장 일이 잘되는 시간대도 아침이겠어요.
물론이죠! 점심 먹기 전까지.(웃음)

쉬는 날에는 보통 무얼 하고 지내요?
조용한 공간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요. 일을 할 때는 사람과 에너지를 주고받기 때문에 오로지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에너지를 채울 수 있어요.

지금 가장 큰 고민거리는 뭐예요?
컬렉션 생각뿐이죠. 공개를 앞두고 있는 컬렉션이 잘 마무리되어 내 자신에게 흡족한 결과물을 만들고 싶어요.

10년 후에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10년 후에도 지금처럼 옷을 만들고 있을 거예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2019년에 가장 이루길 바라는 일이 있어요?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보다 새롭고, 많은 경험을 하고 싶어요. 그 경험들을 바탕으로 감동을 주는 컬렉션을 만들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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