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카페
먼 걸음 할 필요 없이 집처럼 편하게 머물다 가는 그곳. 내 집과 사무실 근처에 이웃처럼 자리한 동네 카페를 소개한다. 애정 어린 추천의 말과 함께.
종암동 | 정이정
종암동 주민센터 버스정류장에서 걸어서 3분이면 닿는 주택가 골목에 정이정이 있다. 언뜻 평범한 2층집처럼 보이지만, 실은 사진을 공부한 세 명의 친구가 꾸린 작업실이자 카페다. 50년 가까이 한 가족이 살았던 집을 최소한으로 개조한 공간으로, 누구나 편히 머물다 가는 아트 플랫폼을 지향한다. 토박이 주민들과 주거 개발로 새로 유입된 주민들이 공존하는 종암동이라는 동네와 어쩐지 닮아 있는 곳. 2층의 통유리창을 통해 동네 풍경을 보고 있자면 마치 이곳의 주민이 된 것만 같다.
한마디 “지난겨울 카페 불모지 우리 동네에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우아한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의 메뉴 구성은 간소하지만, 카페인 마니아라면 야들한 프루티플로럴 블렌드와 묵직한 풀바디 블렌드를 고를 수 있게 한 주인장의 배려를 느낄 수 있다. 아, 몸집은 크지만 성격은 말랑한 올드 잉글리시 십도그의 환대는 덤!” – 이상민(프리랜스 에디터)
주소 서울 성북구 종암로 82-15 문의 02-913-0304
방배동 | 무이네
무이네는 베트남 무이네를 찾았을 때 경험했던 평화롭고 느긋한 아침을 재현하고 싶다는 주인장의 생각으로 탄생했다. 덕분에 이웃 주민들은 멀리 떠나지 않아도 휴양지에 온 듯한 여유로운 시간을 이곳에서 보낸다. 무이네의 메뉴는 신선한 제철 과일이 메인 재료인데, 시즌마다 속이 달라지는 에그와플은 꼭 맛보자. 아이와 함께 오는 엄마들을 배려해 유아의자도 준비되어 있다.
한마디 “14년째 방배동 주민이 추천한다. 이곳의 아이스 애플망고는 꼭 맛보길. 음료 위에 상큼달큼한 수제 애플망고 아이스크림을 올려주는데, 이것만 따로 주문해서 먹고 싶을 정도.” – 김민지(<얼루어> 에디터)
주소 서울 서초구 방배로32길 30-9 문의 02-532-9755
을지로 | 애드 커피
인스타그램 피드를 점령한 을지로의 힙한 카페는 아니지만 1~4층까지 꽉 들어찬 손님이 이곳의 단단한 존재감을 증명한다. 에폭시, 특수인쇄 간판을 내건 가게들 사이 우뚝 솟아 있는 애드 커피의 시작은 2평짜리 테이크아웃 커피점이었다. “언젠가 디저트 카페를 하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어요. 2평짜리 카페를 3년 정도 운영하며 베이킹을 독학했죠.” 이진주 대표는 지금도 가게 한켠에서 매일 디저트를 굽는데, 독학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비주얼과 맛을 낸다. 인스타그램(@ADD_COFFEE) 공지를 통해 그날그날 달라지는 디저트를 확인해볼 것.
한마디 “애드 커피는 2년 정도 을지로 근처에서 일하면서 발견한 힐링 카페다. 우래옥에서 평양냉면을 먹고 이곳에 들르는 코스로 즐긴다. 아무리 배불러도 이곳의 마들렌은 꼭 먹어야 한다.” – 이선미(웹 서비스 기획자)
주소 서울 중구 을지로27길 29 문의 070-4209-7272
시청역 | 비읍 커피
8평 남짓의 비읍 커피는 근처 직장인들로 가게 안팎이 늘 붐빈다. 오피스 상권에서는 드물게 품질 좋은 커피를 즐길 수 있기 때문. 스페셜 티 커피 협회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100점 중 80점 이상 획득한 스페셜티 원두만 사용하는 등 커피 맛에 공들였다.
한마디 “회사에서는 조금 걸어야 하지만, 비엔나 커피 맛에 반해 일부러 찾아간다. 하얗고 풍성한 크림과 마지막에 선택해서 뿌릴 수 있는 초코 파우더의 ‘케미’는 이곳 비엔나 커피를 끊을 수 없는 이유.” – 이주원(홍보대행사 대리)
주소 서울 중구 남대문로9길 52 문의 02-777-0998
한남동 | 한남빵집
한남동에는 유난히 빵집이 많다. 체인점 빵집부터, 해외에서 물 건너온 빵집, 예쁜 카페형 빵집까지. 하지만 그것과는 별 상관없다는 듯이, 그저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우직한 생각으로 빵을 굽는 곳이 있다. 즐길 ‘한’에 입에 넣을 ‘람’을 쓰는 한남빵집이다. 입에 넣는 즐거움을 선물하겠다는 뜻으로 이름 지었다. 호주 유기농 밀가루, 국내산 조경밀 등 엄선한 재료만 사용하며, 먹었을 때 속이 편한 빵을 만들기 위해 늘 고민한다. 매장에서 직접 끓인 치킨 스톡으로 만든 수프와 찻잎으로 우린 밀크티도 맛보길 추천한다.
한마디 “한남동 자취 3년 차다. 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맛도 좋아서 자주 들르는데, 특히 이곳의 감자치즈빵을 좋아한다. 쫄깃하고 부드러운 감자빵의 식감과 치즈의 고소한 풍미에 푹 빠졌다. 식사 대용으로도 훌륭하다. 이웃 주민이라 데워주는 서비스까지. 감동이다.” – 차혜경(사진가)
주소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29길 19 문의 070-798-06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