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헤어질 수 있을까?

케이트 모스와 위노나 라이더는 조니 뎁과 함께 전성기를 보냈고, 아직도 노총각인 휴 그랜트는 그때 엘리자베스 헐리와 결혼했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다 지나간 추억의 한 페이지일 뿐이지만 이들은 연애에 대한 아주 중요한 교훈을 남겨주었다. 한 시대를 장식한 커플들에게서 배운 아름다운 이별의 조건.

1 분노를 글과 말로 남기지 말 것
이 분야는 특히 역사가 깊다. 작가 조르주 상드는 프레데릭 쇼팽과 헤어진 뒤, 쇼팽을 유아기적인 루저로 묘사한 책을 출간했다. 최근에는 롭 카다시안이 트위터를 통해 전 여자친구 리타 오라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국내 보이밴드 멤버 A는 동료와 교제한 셀러브리티 B가 인터뷰에서 전 남자친구에 대해 불만을 쏟아낸 것에 대해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연애라는 것은 양쪽 다 할 말이 있는 법이다. 설사 한쪽이 부정을 저질렀다고 해도, 부정을 저지른 쪽조차 할 말이 있다. 하지만 미디어에 그런 말을 쏟아내봤자 무슨 의미겠나. 올해 기네스 팰트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대가 행복하지 않았으며, 그 이유는 남자친구의 바람기가 자신을 고통스럽게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람둥이로 지목된 그 남자가 기네스 팰트로가 20대의 대부분을 함께한 두 남자, 브래드 피트와 벤 애플렉 중 누구인지 추측하느라 한동안 떠들썩했다. 기네스 팰트로가 과거 약혼남이었던 브래드 피트에 대해 자주 ‘좋은 사람’으로 말한 까닭에 벤 애플렉에게 무게가 실리는 중이다. 하지만 20년 전 얘기를 들춘 기네스 팰트로를 향한 시선도 곱지 않다.

2 연락하지 말 것
만약 헤어졌다면 당신의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연락하지 말 것”이라고 써둘 것. 자신 없으면 아예 전 남친의 번호부터 카
카오톡까지 모조리 지워라. 모두가 한 번쯤은 전 애인에게 문자를 하거나 전화를 하거나 직접 보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디스 워튼은 헤어진 저널리스트 애인에게 300통의 편지를 썼다. 그 편지가 알려진 이유는 그 전 애인이 이디스 워튼 사후에 그녀가 보낸 절절한 편지를 묶어서 출판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녀의 마음을 받아주지도 않았으면서 말이다. 크리스틴 스튜어트 역시 로버트 패틴슨과 헤어진 후 엄청난 전화와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결과는 우리가 아는 대로다.

3 일이야말로 이별의 명약이다
전설적 저널리스트 마사 갤혼은 남편 어네스트 헤밍웨이와 헤어진 후 전장으로 향했다. 그녀는 20세기 최고의 종군 기자가 되어 저널리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배우 엠마 톰슨은 감독 케네스 브레너와 헤어진 좌절과 슬픔을 영화 <센스 앤 센서빌리티>에 쏟아부었다. 그녀는 이 영화의 각본을 직접 썼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쓰는 것뿐이었다. 나는 침대에서 컴퓨터 책상으로 기어가서 앉은 후, 글을 썼다. <센스 앤 센서빌리티>가 나를 구했다.” 엠마 톰슨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았다. 그에 못지않은 좋은 소식은 이 영화에서 윌러비를 연기한 배우와 결혼했다는 것. 이별의 아픔과 분노를 작품으로 승화하는 경우는 꽤 자주 목격된다.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히트곡 중 하나인 ‘Cry Me a River’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대한 분노를 담은 곡으로 알려져 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도 자신의 과오를 사과하는 듯한 아름다운 발라드곡 ‘Everytime’을 발표했다. 이별은 당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일의 성과가 바로 그 증거다.

4 당신은 그를 구원하지 못한다
당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도박, 지나친 술, 폭력 등 용납할 수 없는 행위를 반복해서 헤어졌다면 그 사실에 죄책감을 갖지 말길. 당신은 그를 구원할 수 없다. 그가 스스로를 구원하기를 기도할 수밖에. 사라 제시카 파커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함께 보냈다. 무려 7년을 사귀었지만 그 사랑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마약 중독을 막지는 못했다. 결국 사라 제시카 파커는 그와 헤어졌다. 이후 <아이언맨>으로 재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한 인터뷰에서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별 원인은 내 마약중독 때문이다. 사라 제시카 파커는 나를 이해해주고 도와주려 했지만 잘 안 됐다.” 케이트 모스가 록밴드 리버틴스의 피트 도허티와 사귈 때 그녀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다. 결국 두 사람이 함께 코카인을 흡입하는 사진이 공개되어 여러 계약을 파기당했다.

에디터
피처 에디터 / 허윤선
에디터
제니퍼 라이트(Jennifer W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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