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만드는 남자들

더 핸드 앤 몰트 브루잉 컴퍼니의 도정한 대표와 미국 출신의 맥주양조업자 브렌든이 처음 만난 건 4개월 전. 그런 두 남자 사이에 친밀감이 느껴진다면, 그건 다 맥주 때문이다.

더 핸드 앤 몰트 브루잉 컴퍼니에서 운영하는 비어 바 ‘합스카치’에서.

두 사람은 어떻게 처음 만났나?
도정한 유명한 브루잉 사이트(www.probrewing.com)에 한국에서 맥주를 만들고 싶은 사람을 구한다는 공고를 올렸다. 매직 햇 브루잉과 마우이 브루잉 등 미국의 대형 브루어리에서 경험한 브렌든은 내가 찾던 사람이었다.

오직 맥주를 만들기 위해 한국에 온 셈이다.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 같다.
브렌든 낯선 나라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재미있는 도전이 될 거란 생각이 더 컸다. 다른 나라에서 직장을 갖고 살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같은 레시피로 맥주를 만들더라도 미국에서 만드는 것과는 차이가 있지 않나?
브렌든 더 핸드 앤 몰트 브루잉 컴퍼니는 미국의 일류 브루어리만큼이나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 문제는 재료를 공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미국에서는 다음 날이면 구할 수 있는 재료가 여기에서는 몇 주씩 걸리곤 하니까. 그동안 내가 너무 편하게 일했던 거지.
도정한 수입이나 통관 등 재료를 갖고 오는 게 힘들지 양조 과정은 쉽고 재미있다. 어렵더라도 제대로 미국 맥주 맛을 내려면 그 나라의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수제 맥주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현지의 맥주 문화는 어떤가?
브렌든 지금 한국은 15~20년 전, 미국에서 맥주의 위상이 달라지던 때를 보는 것 같다. 예전에는 맥주가 습관처럼 마시는 저렴한 술이었지만 지금은 와인처럼 종류가 셀 수 없이 많고, 사람들의 지식도 상당하다.

맥주와 함께 즐기면 좋은 요리를 추천한다면?
브렌든 스타우트 맥주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올려 먹는 것이 가장 멋진 페어링이라고 생각한다. 향이 풍부하고 약간 흙 맛이 나는 스타우트는 소금에 살짝 찍은 한우와도 잘 어울린다. 삼겹살과 먹을 때는 뒷맛이 깨끗한 필스너 맥주를 한 모금 곁들이면 완벽하다.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 주로 어떤 것을 먹고 마시나?
도정한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브렌든에게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 뭔지 알려주기 위해 백반집을 자주 찾는다. 음식을 먹으며 어떤 맥주가 잘 어울릴지 연구하는데, 매운 요리가 많으니 매콤한 맥주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 중이다. 브렌든 당연히 우리 맥주를 가장 많이 마신다. 제일 맛있으니까! 벌컥벌컥 들이켜지 말고 꼭 향과 맛,색을 감상하며 마시길 권한다.

    에디터
    피처 에디터 / 이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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