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데이션의 귀한
BB나 CC크림, 쿠션 팩트의 예찬론자라도 추운 계절에는 어김없이 파운데이션을 찾게 된다. 진득한 촉감으로 피부를 포근하게 감싸며 피부 결점까지 완벽하게 커버하는 파운데이션이 절실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피부 속까지 바삭바삭하게 말라버릴 것 같은 겨울철에는 평소 사용하던 베이스 제품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복잡한 베이스 메이크업에는 재주가 없던 에디터 역시 모든 단계를 줄인 채 쿠션 팩트에만 의존해왔지만 매서운 칼바람 앞에서는 피부를 좀 더 차지게 보호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사실 그동안 파운데이션은 BB크림이나 CC크림 그리고 쿠션 팩트의 인기에 밀려 다소 소외받았던 게 사실이다. 이들 제품은 선크림-베이스-파운데이션으로 이어지는 3단계 메이크업이 부담스러운 여성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아왔을 뿐 아니라 자외선 차단제와 메이크업 베이스, 중간 이상의 커버력을 탑재한 채 베이스 메이크업을 위한 만능 역할을 해내며 파운데이션의 존재감을 위협했다.
봄부터 가을까지 승승장구하는 쿠션 팩트의 인기가 잠시 주춤해지는 때가 바로 겨울이다. 이유인즉슨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은 다른 어떤 화장품 카테고리보다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급격하게 차가워진 바람과 겨울 한파는 찰떡처럼 쫀득한 질감으로 피부를 쫀쫀하게 감싸주는 파운데이션을 절로 생각나게 한다. 게다가 피부를 매끄럽고 편안하게 하는 적당한 유분은 추운 날씨에는 호감도 상승의 요인이 된다. 브랜드별 매출 동향을 살펴봐도 무덥고 습한 여름에는 쿠션 팩트가,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파운데이션 판매량이 급증하기 시작하는데 이 역시 정통 파운데이션에 등 돌렸던 이들의 귀환을 짐작케 하는 의미심장한 지표가 된다.
파운데이션을 사용할 때 통상적으로 소비자가 기대하는 수준은 피부 결점과 주름, 여드름 자국 등을 얼마나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느냐다. 뿐만 아니라 노란 기나 붉은 기 등 피부톤 보정과 번들거림이나 얼룩 없이 베이스 메이크업이 무너지지 않고 오래 지속되기를 원한다. 계절적인 이유와는 별개로 파운데이션에 자꾸만 손이 가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질감이 다소 무겁더라도 섬세한 피부 표현은 물론 완벽한 커버력을 기대할 수 있고, 컬러와 텍스처의 선택폭이 넓은 파운데이션이야말로 소비자의 취향을 가장 세밀하게 저격한 제품인 셈이다.
그런데 이렇게 파운데이션을 찾는 손길이 많아졌음에도 자신에게 맞는 파운데이션을 못 찾아 헤매거나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스무 살 이후 리퀴드 파운데이션을 줄곧 바른 에디터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령 베이스 메이크업을 소홀히 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이마와 볼에 샘솟는 피지와 파운데이션이 뒤섞여 안색이 칙칙해지기 일쑤였다. 입술 가장자리와 콧방울 역시 각질이 더욱 부각되며 지저분한 인상을 남긴 적도 다반사였다. 그만큼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싶어도 ‘제대로’ 된 사용법을 숙지하지 못해 간편한 쿠션 팩트로 다시 등을 돌리거나 피부 타입에 맞지 않는 파운데이션으로 인해 피부 컨디션을 잃는 경우를 종종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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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뷰티 에디터 / 정유진
- 포토그래퍼
- JAMES COCHRA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