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오일
뜨거운 태양과 에어컨의 냉기에 수분크림도 소용없다면 오일이 답이다. 피부에 빠르게 스며들고 보습뿐 아니라 진정과 피지 조절 기능까지, 오일의 장점은 무척 많다.
여름이 되면 땀과 피지 분비가 늘어나 젤 크림처럼 가벼운 보습 제품에 손이 간다. 글을 쓰고 있는 에디터 역시 20대 때는 젤 크림 한 통으로 여름을 났지만 서른이 넘어가자 상황이 달라졌다. 끈적임이 싫어서 가벼운 수분크림만 바르자 피부가 건조해져서 오후만 되면 볼과 턱 주변의 화장이 들뜨기 시작했다. 이마와 코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 피지가 올라와 번들거려 화장이 지워지고, 피지와 파운데이션이 엉겨 붙어 모공을 막아 좁쌀 여드름이 생겼다. 피부가 건조해져 유수분 균형이 깨지면서 피지 분비가 더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고민을 하다 서랍 속에 고이 모셔놓았던 오일을 다시 꺼내 수분크림 대신 오일을 손끝에 덜어 지그시 눌러가며 조심스럽게 발랐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볼이 땅기는 현상이 없어지고, 화장을 하고 나면 전보다 피부가 훨씬 윤기 있어 보였다. 그 뒤로 여름, 겨울 할 것 없이 오일을 애용하게 됐다. 오일을 바르면 피부가 더 번들거릴 거라 생각하지만 어떤 오일 제품을 선택하느냐와 언제 어떻게 바르느냐에 따라 오히려 오일이 과도한 피지와 번들거림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오일이 피부에 부족한 수분과 유분을 채워 피부의 유수분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식물성 오일은 세럼이나 크림보다 입자가 훨씬 작기 때문에 피부에 더 쉽게 흡수되고, 그만큼 수분과 영양분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어 피부 속 가뭄을 해결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피부의 피지 조직과 가장 유사한 구조를 가져 피부가 필요로 하는 유분을 충분히 채워줘 과도한 피지 분비를 줄인다.
현명한 오일 선택법
여름에는 제형이 가볍고 흡수가 빠른 드라이 오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구입하기 전에 손등에 발라 오일이 얼마나 빠르게 흡수되는지, 번들거림이나 끈적임이 남지 않는지 꼼꼼히 살핀다. 트러블이 걱정된다면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유발하는 제품인지를 파악하는 논코메도제닉 테스트를 완료한 제품인지 확인한다. 같은 오일이라도 어떤 종류의 오일이 들어 있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므로 성분을 잘 파악하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항균작용을 하는 니아울리, 사이프러스, 라벤더 에센셜 오일을 함유한 오일은 과다한 피지 분비를 줄여 번들거림을 없애고 탁해진 피부톤을 투명하게 한다. 살구씨, 올리브, 동백 등 씨앗에서 추출한 오일은 오메가6와 오메가9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보습작용뿐 아니라 자외선으로 인해 생성된 활성산소를 억제해 피부 손상을 막는 역할도 한다.
산뜻한 오일 사용법
여름철에는 세수나 샤워를 하고 물기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오일을 바르거나 미스트를 뿌린 다음 바르면 좀 더 산뜻하게 사용할 수 있다. 더 가볍게 사용하고 싶을 때는 미스트 용기에 토너와 오일을 7대3 비율로 섞어 오일 미스트를 만들어 기초 단계에 사용하거나 건조함이 느껴질 때마다 수시로 뿌린다. 겨울에 사용하고 남은 오일을 미스트로 만들면 여름에도 사용할 수 있다. 피부 타입에 따라 오일 양이나 바르는 부위를 달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피부가 지성인 경우는 피지 분비가 많은 T존에는 소량만 바르거나 바르지 않고, U존처럼 건조함이 느껴지는 부위 위주로 바르면 된다. 아로마 효과가 있는 에센셜 오일 중의 일부는 햇볕에 노출되면 피부에 색소침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밤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레몬과 자몽, 라임 같은 시트러스 계열 오일과 베르가모트, 라벤더 오일 등이 이에 속한다. 오일을 보관할 때는 서늘하고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곳에 둔다.
- 에디터
- 조은선
- 포토그래퍼
- 정원영
- 기타
- 도움말 | 성윤희(쥴리크 마케팅 매니저), 장문영(달팡 교육팀), 정가영(더엘클리닉 원장), 정혜영(프로스틴 브랜드 매니저), 조경미(눅스 브랜드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