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돌아보기 <3>
수많은 트렌드와 떠들썩한 이슈로 가득했던 패션계도 이제 2013년에 작별을 고해야 할 때! 올 한 해 우리를 사로잡았던 매력적인 패션 트렌드와 스타일 아이콘들, 잊지 못할 히트 아이템, 흥미진진했던 패션계 소식 등 <얼루어>가 조목조목 정리한 2013년의 찬란한 패션 기록.
21 새로운 친구, 네오프렌
노트북 케이스나 가방 등에 주로 사용되며 잠수복 소재라 불리던 네오프렌을 패션계가 주목하기시작했다. J.W 앤더슨, 톰 브라운, 알렉산더 왕, 겐조 등 요즘 핫하다는 브랜드들이 네오프렌 소재의 아이템을 선보이며, 네오프렌은 올해 가장 뜨거운 소재가 되었다. 특히 발렌시아가와 겐조의 네오프렌 소재 스웨트 셔츠는 미라슬로바 듀마 같은 스트리트 패셔니스타들의 사랑을 받은 최고의 히트 아이템이기도 하다.
22 컨템퍼러리의 정의
‘동시대의, 현대의’라는 의미로 현재 가장 새로운 패션 트렌드를 뜻하는 ‘컨템퍼러리’는 한마디로 그때그때의 유행과 시대상에 따라 정의가 바뀌는 용어다. 2013년 서울을 가장 뜨겁게 달군, 패션 용어인 컨템퍼러리는 정확히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 힌트는 ‘컨템퍼러리 전문’이라고 당당하게 표명한 신세계 백화점의 4N5와 가로수길 멀티숍 쿤위드어뷰에서 얻을 수 있다. 4N5는 신세계 백화점 본점의 신관 4층과 본관 5층을 일컫는 존으로 소니아 바이 소니아 리키엘, 바네사 브루노, 러브 모스키노, 아크네 스튜디오 등 지금 한창 인기를 모으는 브랜드들을 모아놓았다. 쿤위드어뷰도 마찬가지다. MSGM, 그레이 하운드처럼 해외에서 인기를 막 얻기 시작한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이처럼 SPA 브랜드들의 트렌디한 감각과 하이엔드 브랜드의 뛰어난 품질을 유지하는 브랜드와 숍이 바로 2013년 ‘컨템퍼러리’ 브랜드와 ‘컴템퍼러리’ 숍이다.
23 대영 제국의 영광
런던 패션계가 그야말로 재기에 성공한 스타처럼 당당히 부활했다. 한동안 침체기에 시달리다 못해 외면받기도 했던 패션 수도 런던이 명실공히 자존심을 회복한 건 젊은 디자이너들의 활약 덕분이다. 세 시즌 만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디자이너로 떠오른 J.W. 앤더슨(최근엔 베르수스와의 협업에 이어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낙점됐다), 아버지 존 로샤의 명성을 추월하기 시작한 시몬 로샤, 이제 톱 레이블로 우뚝 선 크리스토퍼 케인과 자일스 디컨, 마리 카트란주, 조나단 선더스, 그리고 에르뎀까지! 덕분에 더 많은 프레스와 바이어들이 런던 패션 위크를 찾았다.
24 재능의 재발견
멀티플레이 시대를 살아가는 셀러브리티들의 자세 중 하나가 바로 자신들이 가진 감각을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것.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론칭한 고소영, 매그앤매그와 요아나 라인을 전개하는 정려원, 모피 브랜드 베드니를 론칭한 한예슬, 가죽 브랜드 모디어와 협업해 백팩을 제작한 JYJ의 김재중 등이 대표적이다. 모델 김원중과 박지운이 이끄는 87mm, 안재현의 주얼리 브랜드 에이에이지반 등 스타급 모델들도 이 시류에 합류 중이다. 취향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자신의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셀러브리티들은 욕심쟁이!
25 나는 패셔니스타
2013년 가을/겨울 시즌, 온스타일 <스타일 로그>의 <패션의 신>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파리 패션 위크에 간 것으로 김나영의 인생이 바뀌었다. 푸시버튼의 디자이너 박승건의 의상으로 이탈리아판 <보그> 웹 사이트의 메인을 장식하며 단숨에 세계적인 스트리트 패피로 떠오른 것. 지난 9월에 열린 2014년 봄/여름 시즌 컬렉션에 참석한 김나영은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그녀가 일회성에 그친 반짝 스타가 아니라는 걸 증명했다. 예능 프로그램보다 패션계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기 시작한 그녀. 이제는 완판녀가 될 날도 머지않았다.
26 올해의 아이콘
2013년은 카라 델레바인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슈퍼모델을 넘어 패션계의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은 카라는 올 한 해 가장 많은 잡지 커버와 광고, 런웨이를 휩쓸며 ‘카라가 진리’라는 걸 보여줬다. 예쁘장한 얼굴과는 달리 카메라를 향해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장난기를 발산하는 그녀에게 모두들 사랑에 빠졌다. 심지어 스냅백과 백팩 등 그녀가 즐겨 드는 패션 아이템은 모두 완판됐을 정도. 리타 오라, 리한나와 함께 몰려다니며 클러빙을 즐기고, 해리 스타일스, 저스틴 비버와 염문을 뿌렸으며, 약물 중독 스캔들에 시달리기도 한 그녀 덕분에 2013년 패션계는 좀 더 젊고 다이내믹했다.
27 협업공화국
올해 패션계는 불황이었지만, 어느 때보다 국내 브랜드의 협업 소식은 풍성했고, 협업 방식이 한층 다양해졌다. 지컷과 N˚21, 블랙 마틴 싯봉과 스티브 J&요니 P, 비이커와 라이플, 보이 플러스와 푸시버튼이 이를 증명한다.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즐기는 비욘드 클로젯의 고태용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패션이 옷에만 국한됐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지금 내가 사용하고, 내가 즐기는 모든 것을 패션과 융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도 함께 작업하는 거죠” 라고 말한다.
28 젠틀한 여자
패션계는 끊임없이 남자의 옷장을 탐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남자의 소재를 사용해 이를 보다 부드럽게 풀어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고, 그 결과 남자들의 옷에서 볼 수 있는 묵직함과 여성의 섬세함이 깃든 재킷, 코트가 대거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스텔라 맥카트니의 컬렉션은 젠틀 우먼 그 자체다.
29 아크네이즘
지금 패션계에서 ‘아크네’라는 이름은 더 이상 ‘피부 트러블’을 칭하는 단어가 아니다. 엄청난 추종자들을 거느린 패션 컬트로 통한다. 이런 전조는 봄/여름 시즌 ‘Music’이라고 쓰인 티셔츠에서 시작됐다. 또 데님 팬츠를 단순하고 세련된 버전으로 만든 아크네는 단숨에 <월 페이퍼>, <보그>, <인터뷰> 같은 권위 있는 매거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리버티 백화점의 바이어 야스민 스웰은
“아크네는 방향성이 있는 단순함과 깨끗함으로 헬무트 랭을 대체했어요”라며 아크네의 성공 이유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올해 가장 강력한 패션 신조어는 바로 ‘아크네이즘(Acneism)’ 이라는 것이다.
30 영원한 아이콘
반짝 빛날 수는 있어도 오래도록 아름답기는 쉽지 않다. 그렇게 오랜 시간 영원한 클래식 아이콘으로 사랑받아온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2013년 사진과 영화를 통해 부활했다. 단정한 셔츠와 치노 팬츠를 입고 실용적인 토즈의 D백과 고미노 슈즈를 즐겨 신던 그녀와의 인연으로 토즈와 이탈리아 작가 카를로 마조니, 일렉타 출판사가 손잡고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사진집 을 발간했다. 또 나오미 와츠가 주연한 다이애나비의 전기 영화 <다이애나(Diana)>가 연말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다이애나비의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이 영화에서 우리는 다이애나비의 우아한 패션을 실컷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속 주얼리는 쇼파드 제품이라는 깨알 같은 정보도 속속 올라오고 있으니, 영화 속 패션이 궁금하다면 우선 패션 뉴스를 확인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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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패션 에디터 / 김미주, 패션 에디터 / 김지후
- 포토그래퍼
- 박병진, KIM WESTON ARNOLD
- 기타
- 사진 출처 / Dior, V&A Museum, Chanel, Alexsander Wang, Prada, Tiffany & C, Kosoyoung, Chop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