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장의 우리 가요 – 2
<나는 가수다>는 조용필을 TV무대로 다시 불러냈고 <슈퍼스타K3>는 김광진의 노래를 찾아 듣게 했다. TV가 추억 속의 명곡을 환기하는 지금, 음악관계자 10명에게 최고의 가요 음반을 뽑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추려낸, 잊을 뻔한 우리의 노래들.
6. 칼럼니스트, 음악웹진 <Weiv> 편집장 최민우
1. 장필순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1997) 우리가 장필순의 목소리를 잊고 산다는 건 슬픈 일이다. 명료하고 아름다운 작곡과 편곡, 과장되지 않은 사운드 위에 장필순의 서늘하고 아름다운 음성이 얹힌 음반.
2. 서태지와 아이들 <하여가>(1993) 동시대의 ‘아이들’ 중 이 음반을 수백 번 돌려 듣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장르 수입’의 강박에 시달리기 전의 서태지가 만든 패기 넘치고 야심찬, 그래서 반짝거리는 음반.
3. W <안내섬광>(2001) W(Where the Story Ends)의 데뷔작. 달콤하고 감상적인 언뜻 ‘주류 가요’스러운 노래들이 로우파이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만나면서 멜랑콜리한 향기를 뿌린다. W&Whale이 되기 전의 W를 만날 수 있는 앨범.
4. 델리 스파이스 <델리 스파이스>(1997) 동시대의 소년들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이 음반에 감응하지 않았을까? 90년대 중반, 새로운 감수성을 두르고 나타난 세대들을 위한 모던 록 넘버들. 특히 ‘차우차우’의 생명력은 정말 대단하다.
5. 이오공감 <25共感>(1992) 작곡가 오태호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그리울 때가 있다. 프로젝트 밴드였던 이오공감 앨범의 절반은 이승환, 절반은 오태호의 곡으로 꾸며진 이 음반에서 자주 손이 가는 건 뒤다.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이 유명하지만 ‘그 누가 무슨 말을 내 삶에 던져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내 삶의 주인은 나임을 알고 늦지 않았음을 알고’라며 달콤하게 희망을 꿈꾸는 ‘나만 시작한다면’도 놓치면 안 된다.
6. 윤상 <Cliche>(2000) ‘차가운 도시 남자’ 윤상. <위대한 탄생2>에서도 여전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윤상의 캐릭터가 이만큼 잘 드러난 음반도 없을 것이다. 일렉트로닉과 월드 뮤직, 그리고 냉소적이면서도 감상적인 노래가 절묘하게 맞물린다. 윤상의 최고작.
7. 언니네 이발관 <가장 보통의 존재>(2008) ‘장인정신’으로 만들어낸 빼어난 결과물. 달콤한 노래, 신선한 가사, 그리고 세심하게 통제된 사운드까지. 2008년 가장 자주 들었던 음반 중 하나다.
8. 노댄스 <골든힛트 1집>(1996) 신해철과 윤상이 만든 그룹명 그대로 ‘춤추지 않는’ 전자음악, 혹은 ‘땐스’ 음악이 아닌 전자음악. 신해철의 불 같은 끼와 윤상의 냉정함이 어우러지면서 놀라운 결과물이 나왔다. S.E.S가 리메이크했던 ‘달리기’로만 기억되긴 아깝다.
9. 이소라 (2008) 다들 <눈썹달>이 최고라고 하지만 난 이 음반이 더 좋다. 더 오래, 더 편안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으며, 무엇보다 과하게 가라앉은 <눈썹달>과는 달리 끝까지 들을 수 있다.
10. 이문세 <5집>(1988) 이문세와 이영훈 콤비의 음악을 제대로 체험한 것은 4집이 아닌, 5집의 ‘시를 위한 시’에서였다. 허무를 감춘 탐미와 풍성하고 아름다운 소리가 환상적으로 어울리는 음반.
7.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차우진
1. 눈뜨고 코베인 <Murder’s High>(2011) 올해 가장 많이 들은 앨범이다. 운전할 때, 일할 때, 밥 먹을 때, 심지어 잠깐 쉬는 동안에도 줄기차게 들었다. ‘막막한 절망에 대한 위트 있는 팝’이라는 점에서 올해 최고의 앨범으로 꼽고 싶다.
2. 브로콜리 너마저 <보편적인 노래>(2008) 2008년 초에는 ‘앵콜요청금지’를 매일같이 들었고, 같은 해가 끝나갈 무렵에는 ‘보편적인 노래’를 거의 매일 들었다. 연애를 새로운 감수성으로 이야기하던 이 노래들은 당시의 개인적인 사연과도 맞물리며 잊을 수 없는 앨범이 됐다.
3. 언니네 이발관 <가장 보통의 존재>(2008) 이 앨범을 들었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훌륭한 멜로디와 편곡, 오버 더빙된 효과들이 귀를 자극했다.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그랬을 거다. 나에게 2008년은 언니네 이발관과 브로콜리 너마저의 해다.
4. 미선이 <Drifting>(1998) 제대를 한 1999년, 추운 겨울에 이 앨범을 들었다. 지금은 루시드 폴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진 조윤석이 몸담았던 미선이의 ‘시간’을 들으며 그에게는 냉소주의보다 감상주의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인디 록 신의 아름다웠던 순간 중 하나인 앨범.
5. 전람회 <Exhibition 2>(1996) 대학교 3학년 때, CD플레이어도 없으면서 이 앨범을 CD로 사서 가지고 다녔다. 그리고 자주 가는 카페에 가서 틀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땐 그런 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헤이즐넛 커피를 주문하고 이 앨범을 다 들을 때까지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이 앨범에 수록된 ‘취중진담’은 지금까지도 김동률의 대표곡 중 하나로 남아 있다.
6. 여행스케치 <추억여행 – 새벽에서 꿈까지>(1991) 고교시절 독서실에서 즐겨 들었던 앨범. 일주일에 한 번꼴로, 금요일 밤마다 무작정 새마을호를 탔던 스무 살 무렵에 이 음반은 늘 곁에 있었다. 아직까지도 ‘난 나직이 그의 이름을 불러보았어’를 최고의 러브송이라고 생각한다.
7. 이문세 <5집>(1988) 중학교 1학년 때, 어머니께 생일선물로 이 앨범을 받았다. 요컨대 ‘내 인생 최초의 정규 앨범’이었다. ‘시를 위한 시’와 ‘안개꽃 추억으로’를 특히 좋아했다. 할머니는 슬픈 노래를 들으면 인생이 그렇게 된다고 내가 ‘시를 위한 시’를 즐겨 부르는 걸 싫어하셨다.
8. 김수철 <작은 거인>(1988) 이제는 <날아라 슈퍼보드>의 주제곡 ‘치키치키 차카차카 치키차카쵸’가 김수철의 목소리라는 것조차 가물가물한 시대다. 하지만 80년대의 그는 적어도 내겐 슈퍼스타였다. 산울림이나 송골매보다도 더 많이 들었다. 씩씩한 ‘젊은 그대’보다는 청승맞은 ‘못다 핀 꽃 한 송이’가 좀 더 좋았다.
9. 부활 <Remember>(1987) 중학교 1학년, 친구가 테이프에 녹음해줬던 이 앨범을 등하굣길마다 들었다. 가장 좋아했던 곡은 ‘슬픈 사슴’이었는데 학교 앞 공원, 잔디밭에 앉아 해가 지는 걸 보면서 이걸 크게 듣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난 조숙하고 우울한, 참 재미없는 꼬꼬마였다.
10. 마이 앤트 메리 <Just Pop>(2004) 마이 앤트 메리는 데뷔 때부터 좋아했지만 1집은 난해했고, 2집은 살짝 시시했다. 그들의 능력이 만개한 이 앨범은 말 그대로 ‘팝’ 앨범이다. 나를 비롯해 많은 음악팬이 이 앨범을 통해 해외의 팝앨범과 결별했다.
8. 더 문샤이너스 기타&보컬 차승우
1. 신중현과 엽전들 <1집>(1974) 이 앨범의 발매야말로 한국 대중음악사를 통틀어 가장 반짝반짝하던 순간이 아닐는지. ‘혁신’이란 바로 이런 작품을 두고 하는 말이다. ‘미인’이 수록된 이 앨범은 다행히도 2003년 재발매됐다.
2. 김정미 <Now>(1973) 유신 정권의 압제와 모두의 무관심 속에서 탄생한 저주받은 걸작. 특유의 야릇한 콧소리와 한국적인 사이키델릭함의 충돌이 어마어마한 화학 반응을 일으킨다.
3. 아워 네이션 <1집>(1996) 홍대 신의 진정한 첫 단추. 언니네 이발관, 크라잉넛 등 당시의 드럭에서 활동하던 밴드들이 모여서 만든 앨범이다. 1집에는 크라잉넛과 옐로우 키친이 참여했다. 가끔은 세기말이 그립기도 하다. 모두들 멋지고 한가하던 그때가.
4. 아마츄어 증폭기 <극좌표>(2004) ‘나는 지금까지 그냥 한 인간으로 살아왔는데 나는 가끔은 생각해보면 엄청난 자의식으로 물들어 이기심으로 세상 살아온 허약한 이상주의자였구나’. 뒤틀린 농담에 피식하고 웃다가도 어느새 눈물이 핑 돈다. 이상한 앨범, 괴물 같은 한받.
5. 언니네 이발관 <비둘기는 하늘의 쥐>(1996) 풋내가 물씬 풍기는 앨범. 물론 긍정적인 의미의 ‘풋풋함’이다. 일견 수수하고 단아한 외향을 하고 있지만, 깨어질 듯 위태롭고, 처연한 중에 날카로운 비수마저 품고 있다. 유일한 심상을 간직한 앨범.
6. 배호 <히트곡 전집>(1987) 구슬프고, 애달프고, 절절하다. 그의 낮은 목소리 위로 30년도 채 살아내지 못한 그의 짧은 일대기가 중첩된다. 심연의 밑바닥 같은 울림이다.
7. 신윤철 <녹색 정원>(1992)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들꽃처럼 피어난 앨범. 언젠가 모든 이가 신윤철이라는 뮤지션의 진가를 알아주길, 서울전자음악단에서 보여주는 얼굴과는 다른 그의 음악이 있다는 걸 깨닫길 바란다.
8. 킹스턴 루디스카 <Skafiction>(2008) 대책 없는 낙관주의자들. 유유자적한 금관악기들의 사운드, 시종일관 넘실대는 스카비트, 투박하고도 유쾌한 노랫말이 먹음직스럽게 버무려져 있다. This is Party Time!
9. 더 핀 <올해의 앨범>(2011) 주목받아 마땅한 신예들. 당돌하기 그지없는 타이틀이건만, 허풍만은 아니다. 캐치한 멜로디와 세련된 비트, 아기자기한 편곡에 힘입어 정말 매력적인 앨범이 탄생했다.
10. 아소토 유니온 <Sound Renovates a Structure>(2003) This is the Real One! R&B를 ‘흉내’ 내는 데에 급급한 수많은 뮤지션은 이 앨범을 듣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
9. 뮤지션, Top11 김지수
1. 김건모 7집 <#007 Another Days>(2001) 앨범 전곡이 타이틀곡으로 손색없는 앨범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던 ‘미안해요’부터 CB Mass와 함께한 ‘Y’까지 힙합, 발라드, 어쿠스틱, 댄스 등 모든 장르를 넘나드는 보컬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쾌감마저 느끼게 한다.
2. 10cm (2011) 번뜩이는 재치, 때때로 찾아드는 감동, 그리고 ‘연소자 관람불가’스러운 10cm식 가사의 매력에 먼저 빠졌다. 듣기 편안하고 기분 좋은 권정열의 보컬에 빠진 건 그 다음이다. ‘죽겠네’와 ‘Kingstar’, 이 두 곡이 제일 좋다.
3. 김범수 <Remember>(2000) 총 17곡이 수록된 CD는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을 비롯해 리메이크 곡이 섞여 있는데 얇으면서도 탄탄한 목소리, 어떤 노래를 불러도 ‘김범수’ 스타일로 소화하는 창법이 듣기 편하고 매력적이다. 특히 ‘하루’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멜로디와 감성이 농축된 최고의 넘버다.
4. 이문세 <5집>(1988) <슈퍼스타K2>에서 장재인이 불렀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을 비롯해 ‘붉은 노을’, ‘광화문 연가’ 등 많은 히트송이 담긴 앨범. 뛰어난 기교는 없지만 삶의 연민이 뭔지를 아는 진짜 남자의 목소리 같아서 들을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5. 드렁큰 타이거 <하나하면 너와나 (One Is Not A Lonely Word)>(2004) 고교시절 MP3를 꽉 채웠던 무브먼트의 음악들. 그리고 그중 가장 사랑했던 드렁큰 타이거의 5집은 타이틀곡 ‘Liquor Shots(술병에 숟가락)’을 비롯해 ‘이놈의 Shake It’ ‘긴급상황’ ‘편의점’ 등 정말 재미있는 노랫말이 많다. 많이 따라 불렀던 앨범이다.
6. 브라운아이드소울 <The Wind, The Sea, The Rain>(2007) 완벽한 하모니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브라운아이드소울이 한국 최고의 R&B, 소울 그룹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타이틀곡 ‘My Story’는 앨범 제목처럼 ‘바람과 바다 그리고 비’가 느껴진다. 멤버들 개개인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솔로곡들도 수록되어 있는데 여심을 사로잡기에 최고인 노래, 정엽의 ‘Nothing Better’도 이 앨범에 들어 있다.
7. 김윤아 <Shadow of Your Smile>(2001) 김윤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자 싱어송라이터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OST였던 ‘봄날은 간다’라는 곡을 정말 사랑한다. 음울한 아름다움을 가진, 한 송이 꽃 같은 앨범.
8. 박진영 <Game>(2001) 한국 최고의 프로듀서이자 최고의 히트송 메이커인 박진영을 존경한다. 신나고 탄력 있는 비트에 탭댄스가 어울렸던 ‘Swing Baby’의 착 감기는 보컬에 감탄하다가 ‘난 여자가 있는데’와 ‘음음음’으로 이어지는 정반대의 감성에 탄성이 나온다.
9. UV <Do You Wanna Be Cool?>(2010) ‘전에 없던 장르’라고 불러도 좋지 않을까? 듣기에도, 보기에도, 그리고 음악을 하는 그들조차 즐거워 보이는 UV의 첫 번째 싱글앨범이다. 지금 시대에 최고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음악임은 분명하다.
10. 김광석 <Best>(2005) 전설로 남은 노래들. 별다른 말을 더할 필요 없이 이 앨범의 모든 곡을 좋아한다.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일어나’, ’먼지가 되어’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등 기타를 치기 시작하면서 정말 많이 들었고, 많이 감동했던 곡이다.
10. 브라운아이드소울 성훈
1. 이소라 <Vol.1gt;(1995) 태어나서 처음으로 산 앨범. 재즈라는 단어의 뜻조차 모르던 시절, 세상에 이런 음악이 있다는 걸 알게 해주었고, 지금 내가 하는 음악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가장 좋아하는 곡은 ‘그냥 이렇게’와 ‘우연히’, 이렇게 두 개다.
2. 베이시스 <The Unbalance>(1996) 사운드에 ‘시크’하다는 표현을 쓸 수 있을까?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간둥이와 슬픔’ 등 펑키한 사운드는 지금 들어도 여전히 세련됐다. 현재 예능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정재형 씨가 음악적으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앨범이 이 앨범이 아닐까, 조심스레 말해본다.
3. 이은미 <自由人>(1997) 2집 <어떤 그리움> 이후 긴 공백기를 지나 나왔던 3집. ‘이해할게’ ‘시선’ ‘참을 만큼 참았어’ ‘Thank You’ 등 8개의 수록곡 모두 다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앨범이다. 그러고보니 난생처음으로 찾았던 공연장이 이은미 씨의 콘서트였다.
4. <유재하를 추모하는 앨범 1987- 다시 돌아온 그대 위해>(1997) 많은 사람이 그의 유작을 최고의 명반으로 추천한다. 하지만 헌정앨범을 통해 그의 음악을 접해서인지 지금까지도 이 앨범이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 유영석, 정재형, 이소라, 이적, 신해철 등이 참여한 이 앨범에서도 특히 유영석 씨가 부른 ‘지난날’과 나원주의 ‘그대 내 품에’가 원곡에 버금갈 만큼 분위기를 살렸다고 생각한다.
5. 지영선 <소원>(2001) 대학생활을 함께한 친구이기도 한 보컬리스트 지영선의 1집. 수려하고 감성적인 곡들이 다수 포함된 앨범으로 지금 들어도 아름답다. 좀 더 많은 사람이 이 앨범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가장 많이 들은 두 곡은 ‘소원’과 ‘다음 사람에게는’이다.
6. 한상원 <Funky Station>(1997) ‘펑키’라는 장르에 조금씩 심취할 때쯤 듣게 된 앨범. ‘한국에도 이런 음악이 있구나’싶을 정도로 들으면 들을수록 너무나 신났다. 특히 듀스의 이현도와 함께 부른 ‘이탈’은 지금까지도 운전을 하거나 운동할 때 내 플레이 리스트의 맨 첫번째를 차지하고 있는 곡이다.
7. 롤러코스터 <일상다반사>(2000) ‘Acid Jazz’라는 장르가 지금처럼 자주 얘기되지 않았던 당시, 파격적이고 세련된 음악을 보여준 롤러코스터. 보컬 조원선의 섹시하고 뇌쇄적인 목소리 역시 충격이었다. ‘너에게 보내는 노래’, ‘힘을 내요 미스터 김’ 등 멜로디뿐 아니라 아름다운 가사들 또한 일품인 앨범이다.
8. 솔리드 <Solid>(1995) 한국의 흑인음악 아티스트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고 주변에 추천하기도 했을 앨범이 아닐까.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나만의 친구’ ‘잠든 널 포켓 속에’의 펑키한 R&B 사운드를 들으며 지금의 나의 모습을 그리곤 했다.
9. 조규찬 <4th Wind>(1997) 화려한 흑인음악과 스케일에 빠졌던 시절이 있다. 그때 만난 이 앨범은 스탠더드한 감성과 절제된 보컬의 매력을 다시 알려주었다. 가장 좋아하는 곡은 타이틀이기도 했던 ‘믿어지지 않는 얘기’다.
10. 한영애 <바라본다>(1988) 이소라의 앨범이 재즈의 감성을 알려주었다면, 한영애의 이 앨범은 블루스가 무엇인지를 알려준 고마운 앨범이다. 노래를 조금씩 뒤로 밀어서 부르는 기교는 이 앨범에서 전해진 게 아닐까? ‘루씰’과 ‘코뿔소’는 지금 들어도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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