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더 스모키 메이크업
깊은 눈매, 은은한 반짝임, 눈이 내린 듯한 매혹적인 홀리데이 메이크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라인을 그을린 듯 번지게 하는 효과인 ‘스몰더 스모키’를 기억하는 것이다.
12월에는 확실히 모임이 많다. 이런저런 파티 몇 개는 기본이라고 했을 때 우리가 원하는 완벽한 상황은 비슷할 것이다. 내가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더 예뻐 보여야 한다는 것. 지금 유행하는 메이크업의 포인트쯤은 알고 나가서 “뭐 썼니? 예쁘다. 한번 꺼내봐”라는 첫 대화의 주인공이 되는 것. 이 순간 겸손함을 내비치면서 동시에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 인생에 도움이 되는 친구가 되는 것까지! 이런 상황에 대비한 이번 홀리데이 메이크업의 핵심은 스몰더스모키다. 일부 브랜드는 스머지 스모키라는 단어를 쓰기도 한다. 이런 단어를 읊기 시작하면 아마도 친구들이 귀를 쫑긋 세우며 경청할 게 분명하다. 아무튼 그을리고 번진 듯한, 경계가 분명하지 않은 아이라인을 그리기 위해서는 부드럽고 짙게 발리는 아이라이너와 그 경계를 덮었을 때 더 예쁜 농염한 컬러감의 새틴 질감을 주는 아이섀도가 필수다. 그러나 여기에는 문제점이 있다. 두 가지 모두 강하다는 것. 보통은 한국사람들의 취향상 둘 중 하나만 포인트로 사용했을 때 더 안전하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이것은 짜장면을 고를 것인가 짬뽕을 고를 것인가에 대한 고뇌가 아니다. 두 아이템을 눈두덩 어디쯤에서 얼마나 잘 연결하는지에 대한 디테일 문제다. 잘 어우러질 두 컬러만 골라낼 수 있다면 의외로 이 메이크업은 난제가 아니라 쓱쓱싹싹 쉽게 풀릴 공식이다.
스몰더 스모키가 지닌 탁월함은 여기서 시작된다. 그런데 평소에 스모키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은 눈가에 어두운 느낌을 주는 것에 상당한 두려움을 느낀다. 그러나 시크하고 섹시하며 어려 보이는 효과를 경험한 사람들은 중독성이 있다고 말할 정도다. “이번 시즌의 여성들은 이 메이크업을 통해 새로운 왕족으로 거듭날 거예요. 오히려 어리고 쿨해 보이죠. 저는 진한 블루 그레이 크림 섀도를 덧발랐어요.” 뉴욕 컬렉션 나엠 칸의 백스테이지에서 메이크업을 담당한 크리스틴 갈레고스의 말이다. 로베르토 카발리 쇼에서 만난 팻 맥그라스 역시 “눈 안쪽인 점막을 따라 검은색 아이라인을 그리고 어두운 색의 아이섀도를 번지듯 발라요. 마스카라의 톤도 맞추고요. 이렇게 하면 정말 드라마틱하고 섹시하며 자신만만한 인상을 줄 수 있죠”라는 대답으로 새로운 스모키를 제안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메이크업을 해야 할까? 한마디로 ‘고급스러운 윤기와 빛을 발하는 눈가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것을 기억하고 시작하면 된다. 아이라인을 그리기 위해 필요한 건 펜슬이다. 펜슬형 아이라이너를 고를 때는 부드럽게 발리고 피부에 밀착되는 제형을 고를 것. 그리고 얇은 라인도 두꺼운 라인도 자유롭게 그릴 수 있는 사선으로 깎여 있는 것이 좋다. 크리니크의 크림 쉐이퍼 포 아이즈는 부드럽고 크리미한 질감과 펄 색감이 혼합되어 자연스럽고 깊이 있는 눈매를 만들기 좋고, 부르조아의 에페 스모키 글리터 펜슬은 속눈썹을 따라 라인을 그린 후 뒤의 브러시로 살짝 펴 바르는 간단한 2단계 과정으로 스머지 스모키 아이로 연출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클리오의 젤프레소 워터프루프 펜슬젤라이너처럼 미끄러지듯 발려 동일한 효과를 내는 것도 있다.
라인 그리기가 끝난 지점에서 스몰더 스모키를 완성하는 요소는 세 가지다. 빛과 작용하고 반짝이는 색을 방출하는 미세한 진주입자로 표현하는 무지갯빛, 극도로 부드러움을 표현하는 매트, 섬세한 벨벳 같은 느낌을 주는 벨벳 새틴을 모두 갖춘 아이섀도! 먼저 에스티 로더의 퓨어 칼라 젤리 파우더 아이섀도우를 눈여겨볼 만한데 트리브리드 프리즈마 샤인이라는 기술로 만들어졌는데 액체, 파우더, 젤 타입의 질감을 하나로 합친 형태로 마치 녹아 내리는 메탈처럼 눈두덩에 부드럽고 드라마틱하게 밀착된다. 최근에는 바비 브라운의 오닉스&실버 아이 페인트 팔레트처럼 브러시를 물에 적셔 물감처럼 사용하는 아이섀도도 나왔다. 수채화가 연상되며 파스텔 컬러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하이라이터 컬러를 제외하고는 4가지 중 3가지 컬러가 강렬하고 어두운 컬러감을 자랑한다. 기존 프레스트 섀도보다 60% 이상 강렬한 색감을 표현해주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아이즈 투 킬 컬렉션의 라파스 라쥴리는 아이섀도임에도 충분히 스머지 아이라이너로 대체될 정도. 맥의 홀리데이 컬렉션 아이스 퍼레이드의 6스노우글로브 아이섀도우는 추운 12월을 뜨겁게 만들어줄 아이섀도 팔레트로, 파티에서 가장 빛날 수 있는 컬러 스모키를 완성할 새틴 컬러를 가득 담고 있다. 이와 함께 피부에 닿는 순간 파우더리한 크림 질감이 메탈릭한 리퀴드 질감으로 변하는 최첨단 포뮬러의 메탈-X 크림 섀도 역시 빛이 있는 곳에서 스몰더 스모키를 한 눈두덩을 돋보이게 해줄 제품이다. 나스의 비아 베네토 라저 댄 라이프 롱 웨어 아이라이너는 크리미한 질감의 프루프 포뮬러 기술로 만든 나스의 새로운 아이라이너인데 번지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이 스몰더 라인 위에 밍크 브라운 섀이드의 나스 폰데로사 크림 아이섀도우를 덧발라 강렬한 눈매를 만드는 것도 좋다. 아니면 애초에 컬러의 강도와 진주빛이 함께 강조된 샤넬의 일루젼 드 옹브르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디올의 뉴1꿀뢰르도 섬세한 질감으로 어떤 상황에서나 섞고 덧바르는 손쉬운 메이크업을 가능하게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디테일의 힘은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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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뷰티 에디터 / 강미선
- 포토그래퍼
- KIM WESTON ARNOLD, JAMES COCHRANE, 정원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