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멋진 한식당 2

단지 한국음식을 파는 것이 아니다. 고민하고 상상한 끝에 내놓은 이 음식들은 ‘우리 음식이니까’ 라고 괜히 편 들어주지 않아도 좋을 만큼 보편타당하게 훌륭하다. 11개 도시의 한식당들.

Beijing

쌈(Ssam) 오너셰프 안현민
1. 2009년 쉐라톤 베이징에서 근무하며 베이징과 인연을 맺게 됐다. 2. 쉐라톤 베이징 이전에는 경주의 힐튼 호텔과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의 주방에서 일했다. 16년의 셰프 경력을 무기로 베이징에서 한식 혁명을 일으키려고 한다 3. 떡갈비. 떡갈비로 유명한 해남 천일식당의 떡갈비를 버거의 패티처럼 도톰하게 만들어 재구성한 메뉴로 버거 번 사이에 밥을 같이 넣었다. 양고기를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을 위해 만든 양고기 보쌈은 된장과 백김치, 밤을 곁들여 양고기의 냄새를 없앤 메뉴다. 5. 외국인과 유학파 중국인의 거주 비율이 높은 베이징의 산리툰 지역에 자리한 만큼 현지인들의 방문 비율이 훨씬 높다. 입소문도 외국인을 통해 나기 시작했다. 올해 4월, <Time Out Beijing>에서 ‘Best New Restaurant’ 1위, ‘Best Asian Restaurant’ 3위를 수상했다. 6. 100위안 정도.

Singapore

1. 포 핑거스 크리스피 치킨 (4 Fingers Crispy Chicken) 매니저 키란 카우르
1. 한국의 본촌 치킨과 함께 사업을 했으나, 지금은 단독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3. 간판메뉴인 4 Fingers Crispy Chicken와 치킨 버거. 둘 다 소이 갈릭소스와 스파이시 소스 중 선택 가능하다. 김치 코슬로와 함께 나가는 치킨가스 샌드위치도 반응이 좋다. 5.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사람 등에게 골고루 인기 있다. 고객의 평균 연령은 21~35세로 젊은 편이다. 6. 치킨 6조각 콤보와 소다, 프렌치 프라이의 세트 메뉴가 9.95싱가포르달러. 9. 음식뿐만 아니라, 음악, 드라마 등 한국문화가 싱가포르를 비롯, 동남아시아 전체에서 인기를 얻고있다. 10. www.gimme4fingers.com

2. 창(Chang) 오너 문희찬
1. 삼성전자 반도체에서 17년 근무를 하면서 배운 경영 노하우를 살려 한국음식을 싱가포르에 알려야겠다고 생각, ‘싱가포르의 가로수길’이라 할 수 있는 뎀시힐에 1호점을 열었다. 싱가포르의 대표 언론인 와 씨티은행이 선정하는 ‘Singapore Top 50 Fine Dining’에 선정되었다. 3. 최고급 와규비프와 미국산 흑돼지와 닭고기를 해산물, 야채와 함께 먹는 BBQ. 전통 불고기를 애호박에 담은 호박불고기와 직접 기른 새싹으로 만든 새싹비빔밥. 5. 한국과 일본인이 30%, 싱가포르 현지인 50%, 그 외 유럽과 호주 등지에서 온 손님들이 찾는다. 6. 5코스 정식 29싱가포르달러 10. www.changbbq.com

Paris

1. 해피 델리(Happy Deli) 오너셰프 이영자
2.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며 한의사인 남편을 따라 간 가봉에서 현지 장관 부인들을 위한 옷을 디자인했다. 테이크아웃 음식을 통해 한식을 대중화하고, 미래의 셰프를 키워내고자 한식을 공부하게 됐고, 2011년 3월 해피 델리를 차렸다. 3. 불고기덮밥과 닭고기볶음 6. 15유로 정도, 저렴한 메뉴를 선보이려 한다.

2. 춤추는 프라이팬(La Poele qui Danse) 오너셰프 이재철
1. 처음 프랑스와 인연을 맺은 건 유학생이던 1997년. 현지 그래픽 회사에서 일하다가 2001년 한국에 귀국한 후, 가족과 함께 다시 파리로 이주한 이후 계속 머물고 있다. 2. 한국에서는 취미로 한정식 코스를 수강한 바 있고, 2008년 프랑스에 입국한 후 르 코르동 블루에서 프랑스 요리 코스를 졸업했다. 3. 비빕밥과 덮밥은 현지인을 겨냥한 메뉴로, 돌솥짬뽕밥처럼 한국사람의 입맛을 최대한 고려한 메뉴도 있다. 5. 프랑스 현지인 80%, 한국인과 관광객이 20% 정도. 6. 점심은 10~15유로, 저녁은 19~30유로 정도. 비빔밥과 돌솥해물짬뽕밥은 16유로다. 7. 한국요리 재료를 구하는 일도 어렵지만 복잡한 세무회계절차와 엄격한 위생검사, 과도한 세금과 높은 인건비 등 현지 시스템 상의 문제가 많다. 9. 스포츠와 K-POP의 인기로 프랑스에서 ‘한국’이라는 브랜드 자체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편이지만 아직 ‘한국음식’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는 이미지는 있지만 매운 찌개나 탕류에 대한 관심은 아직 낮다.

3. 소반(Sobane) 오너셰프 김정규
2.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과 삼원가든 등에서 경력을 쌓던 중 파리에서는 보기 힘든 ‘한식 코스 요리’를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식 비스트로를 통해 한식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3. 건강식 밀삼말이. 인삼을 갈아 만들어 섞은 초고추장 소스를 곁들인 연어회와 당근, 오이, 호박이 들어간 메뉴다. 삼원 가든에서 조리법을 배운 불고기와 갈비도 항상 인기 있다. 4. 프랑스 사람들은 냄새에 민감하기 때문에 찌개류나, 반찬은 아예 메뉴에 내지 않았다. 5. 현지 손님들이 대부분이다. 6. 30유로 이상, 저렴한 편은 아니다.

Milano

리스 레스토랑(Lee’s Restaurant) 오너셰프 이호경
1. 현재 밀라노 국립대학교 한국학교수인 남편과 결혼한 후 1990년부터 밀라노에 살기 시작했다. 한국-이탈리아 문화연구원을 설립하고 잡지를 발간하는 등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3. 2009년 문을 열기 전까지 10년간 연구해 만든 메뉴들인 만큼 골고루 인기 있다. 그래도 꼽자면 너비아니와 닭불고기, 그리고 돌솥비빔밥. 4. 탕과 찌개. 여러 사람이 한 그릇에 수저를 담그는 찌개류는 이탈리아 사람에게는 ‘식욕을 상실’할 정도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5. 85% 이상이 이탈리아 사람이다. 이탈리아어 자막이 있는 한국 드라마 등을 상영하며 한국문화를 알리려고 한다. 6 25~30유로 정도. 7. ‘한식의 세계화’에 대해 말하면서도 정작 한국사람들이 새로운 한식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점이 가장 기운 빠지게 하는 요소다. 다 먹을 수도 없으면서 반찬은 늘 푸짐하게 나오기를 바라고, 공깃밥과 김치는 무료라고 여기는 것, 냄새와 상관없이 직접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을 좋아하는 것 등 ‘세계적인’ 기준과 다른 점이 많다. 8. 밀라노대학의 분자식품학과 교수와 함께 깻잎맥주를 제작하게 된 것. 세계에서 유일한 이 맥주와 관련된 사업을 구상 중이다.

London

1. 코바(Koba) 오너 백승재
1. 유학생으로 런던에 왔다. 한식이 런던의 레스토랑에서 성공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고, 레스토랑을 열기로 결심한 후 2005년 코바를 차렸다. 3. BBQ. 특히 외국인들은 테이블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다는 것 자체를 신기하게 여긴다. 파전과 잡채가 들어간 돌솥비빔밥은 더없이 한국적인 음식이지만 인기가 높다. 4. 외국인의 입맛을 고려해 아시아 퓨전으로 만들었던 음식들의 반응이 별로였다. 다른 곳에서도 먹을 수 있기 때문인 듯. 5. 90% 정도가 외국인이다. 6. 약 40파운드.

2. 아사달(Asadal) 오너 조원진
1. 런던 근교에 자리한 한인사회인 뉴 맬든(New Malden)으로 이민을 왔다. 1991년, 40석 규모로 문을 열었다. 3. 만두, 잡채, 두부김치 같은 단품과 불고기전골, 해물전골, 순두부찌개 같은 식사류, 소혀와 불고기, 갈비, 닭갈비 같은 바비큐 등 골고루 인기 있다. 5. 한중일 아시아 손님이 40% 정도, 그 외 손님이 60% 정도. 6. 점심은 약 10파운드, 저녁은 20~30파운드 정도. 7. 꾸준한 식재료 확보와 운송비. 한국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식재료를 최대한 한국에서 가져오려고 하는데 만만치 않다. 10. www.asadal.co.uk

Vienna

킴 코흐트(Kim Kocht) 오너셰프 김소희
1. 1983년 패션을 전공하기 위해 오스트리아에 처음 왔다. 현지에서 패션디자이너로 일하다가 2001년 킴 코흐트를 차렸다. 3. 불고기와 불고기소스를 발라 구운 참치. 오렌지소스를 가미한 고추장과 깨를 같이 넣어 만든 쌈장 같은 소스류. 4. 양념이 많이 들어가는 찌개 국물을 ‘탁하다’며 꺼려했다. 5. 일주일에 나흘만 열고, 좌석이 24개이다 보니 예약은 필수. 한국 손님은 6개월에 한 테이블 정도다. 6. 5코스기준 70유로. 7. 한식용 재료를 구하는 것. 풋고추, 된장, 밥의 맛을 잊지 않기 위해서 주기적으로 한국에 간다. 9. 채널 올’리브와 촬영한 5부작 프로그램 가 10월 29일 전파를 탄다. 10. www.kimkocht.at

    에디터
    피처 에디터 / 이마루
    포토그래퍼
    Thomas Apolt, Thomas Krejci
    기타
    통신원 | 전수경(런던, 뉴욕), 정기범(파리), 유동연(바르셀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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