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홋카이도가 온통 하얀색이라면, 홋카이도의 봄은 알록달록 발랄한 색으로 가득하다. 따스한 온천물과 맛도 좋고 미용에도 좋은 음식 그리고 광활한 자연 경관까지. 이것만으로도 올봄, 홋카이도를 여행할 이유는 충분하다.

 

절 벚꽃
포슬포슬한 눈이 하늘만큼이나 높다랗게 쌓인 거리, 땅과 하늘이 구별되지 않을 만큼 온통 새하얀 눈으로 가득한 벌판, 그리고 영화 <러브레터>의 도시. 일본 최북단의 섬 홋카이도 하면 무조건 이런 이미지를 떠올린다면, 당신은 이곳에 대해 오해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눈이 녹아내리고 햇볕이 따스해지는 봄이 되면, 추운 겨울을 이겨낸 홋카이도의 자연이 짙고 아름다운 색으로 변신한다. 라벤더가 바람에 일렁이는 후라노의 보랏빛 들판, 초록과 노랑, 분홍색이 유쾌하게 어우러지는 삿포로의 오도리공원, 그리고 벚꽃이 흐드러지는 후시미이나리 신사까지 홋카이도의 봄은 아기자기하고 발랄하다. 섬 전체가 거대한 공원처럼 변하는 것이다. 홋카이도의 매력은 이뿐만 아니다. 삿포로 시내에서 버스로 50분 거리의 온천 마을 조잔케이에는 여성들만을 위한 료칸이 있고, 오타루의 유서 깊은 사케 주조장에서는 콜라겐과 히알루론산 성분이 가득한 미용 사케를 만든다. 여자를 위한 여행지로 이보다 더 좋은 곳이 또 있을까. 늦은 저녁, 삿포로 치토세 공항에 도착한 후 오타루로 향했다. 차는 1시간여를 달린 후, 드디어 온천 호텔인 노이슈로스 호텔에 도착했다. 아침에 눈을 뜨니, 호텔방 밖으로 지난밤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바다가 웅장하게 펼쳐져 있다. 룸마다 구비되어 있는 온천탕에 몸을 담그고 창밖을 바라보니 푸른 바다가 그림처럼 아름답다. 순간, 가슴이 벅차 올랐다. 예상치 못한 순간의 감동, 이것이 바로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가 아닐까. 오타루 거리 역시 그러했다.

 

홋카이도대학교 농장

과거 항구로 물자를 나르던 홋카이도의 경제 중심지였던 오타루는 이제 그 명성을 삿포로에 넘겼지만, 옛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소박한 거리를 걷다 보면 다른 일본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여유가 느껴진다. 오타루 운하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좁은 운하를 가운데에 두고 아기자기한 유리공방과 레스토랑이 늘어서 있는 오타루 운하는 푸릇푸릇 이끼가 낀 석조 건물을 구경할 수 있는 한낮에도, 노란 가스등 불빛이 운하에 일렁이는 저녁에도 한결같이 아름답다. 오르골로 유명한 도시답게, 이곳에는 항상 로맨틱한 음악이 흐를 것만 같다. 홋카이도의 주도인 삿포로의 첫인상은 조금 날카로웠다. 구획 정리가 잘된 고층 빌딩 도시. 하지만 이곳의 심장인 오도리 공원을 마주친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푸른 잔디밭을 수놓은 색색의 꽃정원이 홋카이도의 건강한 자연을 실감케 한다. 삿포로의 상징인 테레비 타워가 올려다보이는 이곳에서 5월이면 라일락 축제, 7월에는 삿포로 여름 축제, 겨울에는 삿포로 눈축제가 열린다. 홋카이도 대학은 농업학교로 시작한 역사답게 자연이 싱그럽게 어우러진 캠퍼스를 자랑한다. 늦은 저녁, 모이와야마 로프웨이 전망대에 오르면 광활하게 펼쳐진 삿포로 시내가 금빛 물결이 되어 눈앞에 펼쳐진다. 일본 내에서도 최고급으로 손꼽히는 제철 야채와 해산물로 만들어내는 레스토랑은 어디를 가든 기대 이상의 맛을 보장하고, 이곳에서만 마실 수 있다는 삿포로 맥주 클래식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온천 마을인 조잔케이, 라일락으로 유명한 후라노, 아름다운 장관의 비에이 등으로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한 것도 삿포로의 장점이다. 하지만 홋카이도의 진짜 매력은 따로 있다. 여자라면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는 볼거리, 즐길 거리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홋카이도의 뷰티 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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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자만을 위한 료칸 홋카이도 하면 온천을 빼놓을 수 없다. 치시마 화산대, 나스 화산대 등 화산대 등지에 200여 개의 온천이 있다. 그중에서도 조잔케이에 있는 스이초칸은 오직 여자만을 위한 료칸이다. 노천탕과 대욕탕뿐 아니라 에스테틱과 천연 광석을 이용한 암반욕장 등을 갖추고 있다. 나트륨이 함유된 온천수는 피로 회복뿐 아니라 근육통, 관절통에 효과적이다. 식사 역시 특별하다. 대사를 촉진하고 지방 흡수를 억제시키는 식전수부터 참마를 간 애피타이저 등 홋카이도산 제철 식재료가 몸의 밸런스를 맞춰준다. 진하고 고소하기로 유명한 홋카이도 우유와 제철 과일 주스, 풍성한 샐러드로 시작하는 아침 식사도 여자들의 취향에 딱이다. 삿포로 버스 터미널에서 조잔케이행 버스를 타면 1시간 정도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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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자연으로 만든 화장품 사봉드 피에스타에 가면 오도리 공원의 장미, 라일락, 해바라기 오일을 넣어서 만든 비누, 사케가 함유된 입욕제를 만날 수 있다. 홋카이도의 천연 자연 재료를 이용한 화장품 브랜드로 팥, 사케로 만든 비누가 특히 인기다. 모두 핸드메이드로 합성 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피부 자극이 없고 민감성 피부에도 좋다. 오직 홋카이도 내에서만 매장을 찾아볼 수 있으며, 눈꽃 모양의 종이 비누는 선물용으로도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