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은 진화한다. 우리나라의 전통 가옥이 현대미를 더해 더 멋진 장소로 변신했다. 기분 좋은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한옥 가게 다섯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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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구조와 장식을 잘 살린 베어카페의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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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의 입구. 이 문을 통과하면 멋진 한옥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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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프레스 방식을 이용한 커피. 여름에는 얼음과 함께 내놓는다.

베어 카페
행복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휴먼 매거진 <베어>와 한국판 <킨포크>를 발행하는 디자인 이음에서 한옥 카페를 열었다. 알찬 공간 활용과 하얀색의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소상공인의 물건을 소개하고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염두에 두고 만든 카페로 지갑, 그릇 등을 포함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제품과 <베어>와 <킨포크> 매거진을 비롯한 디자인 이음의 책을 구입할 수 있다. 친구와 도란도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작은 테이블은 물론이고 혼자 온 사람들이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큰 테이블도 놓여 있으니 각자만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기 좋다. 바깥의 문을 열고 앞마당으로 들어서는 순간 공기의 흐름이 달라진다. 이곳에서는 시간을 느리게 쓰길! 영업시간 정오부터 7시까지. 주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24길 24 문의 070-7775-6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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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끝 스테이크와 리코타 샐러드, 그리고 대동강 페일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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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띠끄 경성의 입구, 작은 다육 식물이 옹기종기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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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띠끄 경성의 내부. 깔끔하고 아늑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부띠끄 경성
삼청동 하면 떠오르는 큰길에서 조금 걸어 들어가면 나오는 이 집은 1940년대에 지은 한옥을 개조한 공간이다. 당시 서울을 경성이라고 부른 것에서 착안해 ‘작은 가게’를 뜻하는 부띠끄를 그 앞에 붙여 가게 이름을 지었다. 깔끔하고 단정한 인테리어와 그 시절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직접 사 모은 빈티지 소품이 눈에 들어온다. 고기 요리를 판매하는 소규모 고기 상점을 콘셉트로 안심, 등심, 채끝 등 다양한 부위를 이용한 스테이크와 칼국수 면으로 만든 카르보나라인 칼보나라 등을 판매한다. 칼로리가 높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들를 만한 곳이다. 영업시간 정오부터 10시까지.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5-5 문의 02-723-4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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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테이블은 모두 옛날 집의 문짝을 이용해 직접 만들었다. 나뭇결이 그대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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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전경. 천장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채광이 좋다.

숑디 인 오하라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숑디 인 오하라’라는 이름은 카페의 정체성을 온전히 담고 있다. 숑디는 중국어로 ‘형제’라는 뜻으로 빵을 굽는 형과 커피를 내리는 동생이 함께 운영하기에 붙여졌다. 그 후, 건축을 공부한 동생이 한옥 주택을 개조해 일본 교토에 위치한 이끼 정원, ‘오하라’를 모티브로 한 이곳을 열었다. 큰길 옆으로 좁고 길게 난 입구에는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바뀔 때 핑크빛으로 물드는 식물을 배치하고, 내부 정원에는 다양한 식물을 심었다. 키가 작은 나무들이 자라면 풍경도 서서히 바뀔 것이다. 그 변화까지 오래오래 지켜보고 싶은 공간이다.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주소 서울시 성북구 보문로 30길 80 문의 010-9108-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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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크래프트 루의 내부.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 신경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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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넘 페일 에일과 흑맥주인 화수브로이 스타우트.

크래프트 루
건축 디자이너이자 맥주 소믈리에인 사장님이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들을 다 쏟아부은 맥주 펍은 익선동에 위치하고 있다. 우연히 발걸음한 익선동을 터전으로 삼은 건 골목이 워낙 좁아 사람과 사람이 서로 스치듯 마주칠 수 있는 정겨운 곳이라는 생각에서다. 펍의 이름에 들어가는 ‘루’는 지붕 또는 누각을 뜻하는 우리말로, 백 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다락이 이곳의 상징적 존재다. 크래프트 루에서 맛볼 수 있는 수제 맥주는 대부분 한국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한옥 인테리어와 더불어 우리나라 술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주인의 마음이 녹아 있다. 그 마음을 알았는지 외국인도 많이 찾는다. 맛있는 맥주는 역시 만국 공통의 언어다. 영업시간 평일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주말은 정오부터. 주소 서울시 종로구 수표로 28길 17-7 문의 010-2989-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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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과 가까이 위치한 다락은 리모델링할 때 없애지 않고 옛 가옥 느낌 그대로 살려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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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 매달린 드라이플라워는 빈티지한 내부의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KNOCK KNOCK
문을 연 지 두 달 만에 동네 주민들의 아지트로 자리매김한 이곳은 우연한 계기로 한옥 인테리어를 입은 카페가 되었다. 카페를 열기 위해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천장을 트니 예상치 못한 서까래가 등장한 것. 우연을 운명 삼아 서까래를 살려 감각적인 한옥 카페로 탈바꿈했고, 더불어 원래 있던 다락 역시 아늑한 아지트로 다시 태어났다. 카페 구석의 천장에서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미러볼에서는 느릿한 노래가 쉴 새 없이 재생되어 메마른 감성을 자극한다. 오후 1시 30분부터는 유기농 재료로 만든 프랑스식 빵을 파는 성북동의 오보록에서 빵을 받아 와서 판매한다. 덩치는 크지만 순한 개 두 마리, 남산이와 단이가 이곳의 마스코트다. 애견 동반도 가능하다. 영업시간 평일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주소 서울시 성북구 보문로 29다길 20 문의 070-8816-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