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은 사진가가 만든 브랜드다. 사진가의 관점에서 카메라 조명 앞에서도 선명하게 발색되는 색조 제품을 원했기 때문이다. 경험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로 색조 제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한 것이다. 첫 시작은 화장품 분야가 아니었지만, 기존의 경력을 십분 활용해 새로운 콘셉트의 브랜드를 만들어낸 사람들을 만났다. 그 시작이 전형적이지 않아 더욱 매력적인 브랜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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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NG 코렉터. 2.3g 2만5천원. 2 멀티 라이트풀 스틱 스테이 슈퍼. 6g 4만3천원. 3 립싱크 립스틱 백스테이지 패스. 4.5g 3만3천원. 제품은 모두 슈퍼페이스.

슈퍼페이스 | CF 감독 손정
SUPERFACE CF 감독으로 유명한 손정&래리슈 부부가 2014년 만든 화장품 브랜드. 아내인 손정은 한국인이고, 남편 래리슈는 국제 광고제를 휩쓴 아시아 출신 감독으로 유명한 홍콩인이다. 지금도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 광고를 담당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들은 현재 홍콩에 거주하며 광고제작업체인 슈팅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슈퍼페이스는 현재 신라아이파크몰 면세점을 비롯하여 가로수길 멀티숍인 오피셜 할리데이, W 호텔 디자인숍 등에 입점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CF 감독이다. 굳이 화장품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주로 유명한 톱 배우들과 촬영하는데, 보통 CF 촬영에 8시간 정도가 주어진다. 그런데 촬영 전 메이크업 제품을 세팅하는 데만 한 시간, 또 메이크업하는 데만 2~3시간을 소요하면서 촬영도 시작하기 전에 진을 빼는 것이 안타까웠다. 촬영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메이크업을 수정하는 데도 꽤나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을 줄여줄 수 있는 화장품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예를 들어 촬영장의 필수품인 컨투어링 키트를 보자면, 컨투어링 콤팩트나 다양한 컬러가 들어 있는 팔레트는 숙련된 메이크업 기술뿐 아니라 수많은 브러시를 요한다. 그래서 크레용 타입의 듀얼 컨투어링 펜슬인 프로 FX 컨튜어 스틱을 만들었다. 스틱 타입이라 양 조절도 쉬울 뿐 아니라 모서리 부분을 이용해 좁은 부분도 쉽게 바를 수 있어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고 보니 듀얼 립 펜슬, 스틱 블러셔, 듀얼 컨투어링 스틱 등 사용이 간편한 제품이 주를 이룬다. 메이크업 시간이나 과정을 줄여주는 화장품이라는 것이 주요 콘셉트인가?
촬영을 하다 보니 피부가 예뻐 보이는 조명에 대한 노하우가 늘었다. CF를 촬영할 때는 매직 아워가 존재한다. 해가 뜨는 오전 몇 시간과 해가 지기 전 오후 몇 시간으로 붉은 기가 살짝 도는 따뜻한 조명 아래 사람이나 사물이 가장 예뻐 보인다. 스튜디오 조명도 이런 톤으로 맞춘다. 반대로 매직 아워가 아닌 시간,  즉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해가 가장 뜨거운 시간대에는 되도록 촬영을 피한다.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나 피사체의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평상시 우리는 늘 매직 아워에 있지는 못한다. 이 시간대에도 피부가 예뻐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촬영하면서 쌓은 조명에 대한 노하우를 화장품에 반영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2~3시간 걸려 메이크업해주지 않아도, 잘 세팅된 조명 아래에 있지 않아도 예뻐 보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이라는 것이 슈퍼페이스의 콘셉트이다.

그렇다면 피부가 가장 예뻐 보이는 텍스처나 색깔이 따로 있나?
중간 정도의 매트 질감이 가장 지적인 인상을 주며, 상대방으로 하여금 신뢰감을 갖게 한다. 또 아시아인은 피부톤이 하얗지 않기 때문에 채도가 높은 선명한 색보다 살짝 어두운 색이 잘 어울린다. 때문에 슈퍼페이스의 메이크업 제품은 대부분 세미 매트 질감에, 톤 다운된 컬러가 많다.

슈퍼페이스의 첫 번째 제품이 궁금하다.
3D 듀얼 립 펜슬이다. CF 촬영 현장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2~3개의 립 컬러를 함께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좀 더 쉽게 색을 섞어 바르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개발했다. 딥 레드, 딥 핑크, 코랄, 누드 등 총 네 가지 컬러를 만들어서 2014년 홍콩에서 온라인으로만 판매했는데 그게 입소문을 탔다. 또 아이라인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다 지우고 새로 그리는 것을 보면서, 딱 수정할 부분만 지울 수 있는 컨실러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 NG 코렉터를 만들었다. 오일 스틱 형태라 원하는 부분만 수정하기 편한데, 이 NG 코렉터의 경우 <얼루어 코리아>에 먼저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제품 용기의 촉감이나 제품의 뚜껑 안쪽에 쓰여진 문구 등 디자인에도 공을 많이 들인 것 같다.
심각한 건 싫다. 화장할 때 여자는 무조건 즐거워야 한다. 립스틱을 집었을 때 패키지 질감이 주는 첫 느낌, 마스카라 뚜껑을 열 때의 딸깍 하는 소리, 블러셔 뚜껑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문구 등 화장을 하며 순간순간 사소한 재미를 느끼게 하고 싶다.

그러고 보니, 모든 제품에 촬영장 감독이나 배우가 앉는 의자가 그려져 있다.
디렉터의 의자에는 아무나 앉지 못한다. 광고주에게도 주어지지 않는, 감독이나 배우만의 특권이다. 이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이 자신이 여배우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노랑과 까망이 어우러진 패키지의 색감도 인상적이다.
촬영 때 주로 사용한 코닥 필름의 패키지 색깔이 노랑이었다. 지금은 없어진 코닥에 대한 나만의 오마주 같은 거다. 그런데 노란색이 상징하는 것을 찾아보니 창의성, 유쾌함, 즐거움, 희망 등이더라. 노란 리본처럼 기적을 의미하기도 하고. 여자에게 즐거움, 기적을 선물하는 화장품을 표현하는 데 있어 이보다 더 좋은 색깔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화장품은 CF 촬영과는 전혀 다른 분야이다 보니, 제품 개발 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경험한 적도 많았을 것 같다.
한국은 이미 화장품 개발에 한계가 없다. 원하는 색깔, 질감을 구현하는 데 큰 어려움을 느껴본 적은 없다. 예를 들어 옅은 컬러의 립스틱의 경우, 발색을 높이려다 보면 색소를 많이 넣게 되고 매트해져서 입술 주름에 끼기 일쑤였다. 이 질감 문제를 해결해보려 애썼는데 결국 가능하더라. 시간과 인내심만 있다면 기술적으로 못할 건 거의 없다. 문제는 용기였다. 화장품 사업의 구조상 용기 회사가 대기업에 속해 있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중국의 용기 업체로 눈을 돌렸다. 무게감 있고 보송한 고무 질감의 용기를 개발하는 데만 1년이 넘게 걸렸다. 디자인은 홍콩에서, 내용물 제작은 한국에서, 용기 제작은 중국에서 한다.

CF 감독으로서의 경험이 화장품 개발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CF 촬영과 화장품은 언뜻 이질적으로 보이겠지만 원하는 바가 정확하게 일치한다. 바로 예쁘게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촬영장에서 배우를 아름답게 촬영하기 위해 연구한 조명, 각도, 질감 등이 화장품을 개발할 때도 좋은 영감이 되었다. 차이점은 광고를 촬영할 때는 광고주를 만족시키는 것이 중요했지만, 화장품 사업은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와 소통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단기간에 밀도 있게 집중해야 하는 CF 촬영과 달리, 화장품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트렌드, 소비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 매일 촉각을 세워야 해서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제품은 무엇인가?
슈퍼페이스의 정체성을 집약한 것은 3D 듀얼 립 펜슬이다. 첫 번째 제품이라 더 애착이 간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용하는 것은 블러셔 스틱인 멀티 라이트풀 스틱 스테이 슈퍼. 나라마다 석양빛이 미묘하게 다른데 이건 광활한 뉴질랜드의 오후 다섯 시경 석양을 닮았다. 동양인의 어둡고 노란 피부를 예쁘게 교정해준다.

남자 라인이 있는 것이 조금 의외다.
여자 배우만 촬영하는 건 아니니까. 남자 배우들이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자, 남자들이 파우치에서 꺼냈을 때 부끄럽지 않을 제품을 구상했다. 심플한 스틱 형태의 미스터 슈퍼 CC 스틱이 그 예다. 남자들이 비비 크림 등을 바를 때 양 조절을 잘 못해서 화장이 뜨는 걸 보고, 양 조절이 쉬운 스틱 형태로 만들었다.

화장품 사업 역시 남편인 래리슈 감독과 함께 하고 있다. 각자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나?
디자인이나 화장품의 내용물 구성은 내가 담당하고 남편은 색상에 대한 조언을 주로 해준다. 집에 물감을 가득 늘어놓고 이것저것 섞어보며 새로운 컬러를 만들어본다. 또한 숙련된 우리 촬영 스태프들과 함께 얘기하다 보면 어떤 색을 추가해야 할지, 어떤 텍스처가 더 좋을지 생각이 좁혀진다.

앞으로 브랜드의 목표는?
출시하고 싶은 제품이 너무 많다. CF 촬영을 하면 보통 후반 작업에만 2~3주가 걸리는데, 이건 예쁘지 않게 찍힌 부분을 예쁘게 만드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줄일 수 있도록 프라이머 등 피부톤을 잘 잡아주는 제품을 개발하고 싶다. 색의 상상력을 무한히 펼칠 수 있는 섀도 카테고리도 넓히고 싶다. 패션과 라이프스타일까지 전반적으로 영역을 확장해가고 싶은 욕심도 있다. 다른 분야의 디자이너들과 협업 작업도 꼭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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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직 스노우 크림. 70ml 3만원. 2 매직스톤. 100g 2만원. 3 매직 스노우 쿠션 화이트. 15g 3만3천원. 4 매직 스노우 쿠션. 15g 3만3천원. 제품은 모두 에이프릴스킨.

에이프릴스킨 | 대학생 김병훈, 이주광
APRIL SKIN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이주광과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김병훈이 함께 창립했다. 20대인 이 두 CEO는 아직 대학생들이다. 에이프릴 스킨은 론칭한 지 겨우 1년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자연주의 브랜드로, 매직스톤, 매직 스노우 크림, 매직 스노우 쿠션 등이 히트 아이템이다. 현재 올리브영에 입점해 있으며 곧 명동과 대구 동성로에 단독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둘 다 아직 20대다. 대학생 신분으로 에이프릴스킨을 만든 것인가?
이주광 대학을 다닐 때 학교에 중국인 유학생이 많았는데, 세 명 중 한 명 꼴로 한국 화장품을 중국에 가져다 판매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더라. 시장은 분명 존재하는데 합법적이지 않아 사업이 커지지 못하는 걸 보면서 빈틈을 노리면 되겠다 싶었다. 2014년 말 한국의 화장품을 중국에 수출하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하루 주문액이 2억이 넘어갔다. 이렇게 수출을 하다 보니, 저절로 어떤 제품이 중국 시장에 어필하는지 알게 되었다.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마유크림, 달팽이크림 등 중국에서 특히 인기 있는 제품들이 있는데 , 우리는 반대로 일단 한국에서 이슈화시켜 중국에서 먼저 찾아오게 하자는 전략을 세웠다. 또 자본이 없으니 마케팅은 무조건 SNS에 집중했다. 앱 제작 등 I T 관련 사업을 하던 김병훈 대표의 노하우를 많이 활용했다.

둘 다 취업이 아닌 창업을 생각한 계기가 있나?
김병훈 나는 생계형 벤처다. 취업을 하면 돈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이주광 아버지가 사업을 하셔서, 애초에 취업을 고려해본 적이 없다. 스물두 살 때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벌써 사업 9년 차다. 커피숍, 광고 대행사, 수출 등 다양한 일을 해봤다.

둘의 역할이 나뉘어 있을 것 같다.
이주광 아마 경력이나 장단점이 비슷했다면 함께 하지 않았을 거다. 김병훈 대표는 TI 경험이 있고 마케팅에 강하다. 뉴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잘 안다. 나는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지금은 마케팅, 상품 기획 등 웬만한 일은 함께 한다. 누구 한 명이 자리를 비워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에이프릴스킨의 시초가 된 제품은 바로 비누다. 굳이 비누를 먼저 내놓은 이유가 있나?
이주광 화장품업은 허가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그런데 천연 비누는 흔히 화장품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 공산품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아직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국내 비누 시장은 거의 비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리가 공략하기에 제격 같았다. 마케팅으로 승부 보는 대량 생산 비누와 달리, 천연 수제 비누는 품질이 좋아서 비싼 가격만큼 이나 만족도가 높지만, 대량화가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경도가 낮아서 쉽게 물러진다. 천연이라는 느낌과 낮은 경도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돌을 떠올렸다. 실제 돌가루를 넣어 비누를 만들었다. 그게 매직스톤이다. 당시 수제 비누를 만들던 지인과 함께 8평 남짓한 공간에서 6개월간 함께 연구하고 개발했는데, 이제 200평 넘는 공장으로 확장했다. 아무리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해도, 잘 모르는 브랜드의 생소한 제품에는 손이 잘 가지 않는다. 매직스톤을 어떻게 마케팅했나?
김병훈 우리는 각각 250만원씩 모아서 에이프릴스킨을 시작했다. 마케팅에 큰돈을 쓸 여력이 없었다. 적은 돈으로 입소문을 모을 수 있는 곳은 SNS밖에 없지 않나. SNS를 엄청나게 공부했다.

SNS를 공부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이주광 예를 들어 톱스타 A가 광고 모델이라면, 그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 중 몇 명은 그를 정말 사랑하는 팬일 거고 또 몇 명은 그냥 인지만 하는 경우일 거다. 그 톱스타를 모델로 사용하는 광고주 입장에서 그 두 집단은 같을까, 다를까? 대부분은 다르다고 생각할 테지만 내 생각에는 같다. 연예인이 방송에 출연하는 것은 새로운 팬들에게 자신을 알리고 싶은 목적이 더 클 것이다. 결국 스타 마케팅은 숫자에 관한 문제일 뿐, 그것을 보는 사람이 그 인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별 상관없다는 의미다. 페이스북의 구독자 수, 팔로워 수가 10만 명 이상인 사람들을 리스트업해서 일일이 전화를 했다. 그들이 먼저 매직스톤을 써보게 하고, 영상을 찍어 올리게 했다. 김병훈 수제 비누에 만족하지만 물러서 잘 사용하지 않던 사람들의 심리를 잘 파악한 것 같다. 또 그 부분을 영상으로 보여주다 보니, 사람들이 제품에 대해 신뢰하기 시작했다. 2014년에만 해도 SNS를 적극 활용한 마케팅이 거의 없어서 더욱 효과적이었다.

처음 화장품 제조에 도전하면서 시행착오를 꽤 많이 겪었을 것 같다.
김병훈 사업 초기, 대량 발주가 들어왔는데 급하게 제작하느라 비누가 제대로 건조가 안 된 상태로 출시된 적이 있었다. 결국 매직스톤 20만 개를 리콜했다.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고, 실제로 벤더도 많이 잃었다. 물론 금전적 손해도 컸다. 덕분에 화장품 사업에서 품질과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이주광 에이프릴스킨을 론칭한 지 이제 1년 반 정도 되었는데, 그동안 사기를 수없이 당했다. 덕분에 단단해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이제부터가 본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비누로 시작해서 시장에 자리는 잡았어도, 다음 제품으로 연결하기가 쉽지 않을 거다.
김병훈 중국 시장에서 미백 제품이 인기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중에서도 톤업 크림은 사용 전과 후를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 SNS 마케팅으로 어필하기 쉬울 것 같았다. 국내에도, 중국에도 어필하기 좋은 제품이라는 감이 왔다. 그래서 매직 스노우 크림과 쿠션을 내놓았다.

중국 시장의 흐름에 영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 내 트렌드는 어떻게 읽나?
이주광 중국에 화장품을 유통하는 벤더들에게 어떤 물건을 판매하는지를 물어본다. 중국 수출업을 할 때 쌓아둔 인맥이다. 그들이 어떤 물건을 취급하느냐에 따라 그것이 유행이 되더라. SNS 마케팅을 주로 하다 보면 주 소비층은 10~20대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주광 그들은 브랜드 이름보다는 주변인들과 공유하는 정보에 더 영향을 받는다. 제품력만 밑받침된다면 신규 브랜드도 쉽게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말이다. 덕분에 우리 같은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 거다.
김병훈 반면 휘발성은 강하다. 따라서 인기가 확 올라갈 때는 잘 활용하고, 너무 갑자기 사그라지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허위 과장 광고를 하면 오히려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노이즈 마케팅을 할 때도 우리 브랜드, 제품이 인지될 수 있는 정도 내에서만 움직여야 한다. 이주광 우리끼리는 이걸 ‘약속을 지킨다’라고 표현한다. 과거에는 노이즈를 일으키면 브랜드를 알릴 수는 있었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서로 활발하게 정보를 공유한다. 과장 광고 후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그대로 그 브랜드는 외면받게 된다.

선을 지키며 노이즈 마케팅을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이주광 예를 들어 보습이 강점인 제품이라면 만능 화장품이라고 말하기보다는 보습에만 초점을 맞춰 광고한다. 소비자들이 다른 건 몰라도 보습 하나는 확실하다고 공감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이렇게 지킬 수 있는 선에서만 광고하는 거다.

매직스노우 크림 이후에 또 기획하고 있는 제품이 있다면?
이주광 사실, 해외 시장을 공략할 때 가장 효과적인 것은 마스크팩이다. 그런데 우리가 아직 마스크팩을 내놓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다. 이윤이 많이 남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험상 사업 초기에 브랜드 이름을 알리는 데 집착하게 되면 이윤을 남기기 쉽지 않고, 이는 결국 사업이 망하는 길이다. 여태껏 이윤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알릴 때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마스크팩을 출시할 예정이다.

둘 다 여러 분야에서 사업을 해왔다. 화장품 사업을 계속할 예정인가?
김병훈 물론이다. 로레알 그룹 내 많은 브랜드가 존재하듯, 우리도 에이프릴스킨을 큰 화장품 그룹으로 만들고 싶다. 국내 화장품 시장이 거품이라고, 중국 내 한류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아직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믿는다. 에이프릴스킨의 경우에도 북미 국가에서도 연락이 오고, 얼마 전에는 베트남에서도 엄청난 관심을 보여왔다. 이주광 올해 안에 월 매출 100억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아직 절반도 채 이루지 못했지만, 가능할 거라 자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