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삭’ 망했던 영화가 인기 뮤지컬로 거듭날 수도 있을까?

 

의 진짜 주인공, 뉴스 보이들.

<뉴시즈>의 진짜 주인공, 뉴스 보이들.

1992년 디즈니가 선보인 뮤지컬 영화 <뉴시즈>는 당시 열여덟 살이었던 크리스찬 베일의 열연에도 흥행에 실패하고 비디오 대여점으로 직행한 ‘그저 그런’ 영화 중 하나였다. <뉴시즈>를 살린 건 이 영화를 비디오와 DVD로 빌려본 컬트 팬들이었다. 이들은 디즈니에 <뉴시즈>의 뮤지컬 제작을 꾸준히 요구했고,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던 뮤지컬 <타잔>과 <인어공주>의 연이은 흥행 참패를 겪은 디즈니도 이 요청에 관심을 보인다. 1899년에 실재했던 뉴스 보이들의 파업을 다룬 <뉴시즈>는 화려한 세트나 특수연출 없이, 상대적으로 저예산으로 제작 가능했기 때문. 그렇게 20여 년 전 작품을 심폐소생할 스태프들이 꾸려졌다. <알라딘>, <인어공주> 등으로 아카데미상을 여덟 번이나 수상한 작곡가 앨런 매켄, 그리고 작사가 잭 펠드먼이 일곱 개의 새 넘버를 추가했고, <헤어스프레이>의 배우 겸 작가인 하비 파이어스타인이 각색을 맡으며 원작 영화에는 없었던 주인공 잭 캘리와 신문기자 캐서린의 사랑 이야기가 더해졌다. 안무가 크리스토퍼 카텔리는 신문 배달 소년들에게 역동적인 군무를 선물했다. 이 모든 준비에도 불구하고 2011년,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 <뉴시즈>의 첫 무대를 선보인 곳은 브로드웨이가 아닌 뉴저지였다. 공연은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을 끌어냈고 브로드웨이에 진입한다. 결과는? 처음에는 12주였던 공연기간이 2년 반으로 늘어나더니, 현재는 오픈 런 공연 중이다. <뉴시즈>의 열혈 팬을 일컫는 ‘팬시즈’라는 말까지 등장했을 정도. 대체 <뉴시즈>의 어떤 면이 뮤지컬 팬들의 마음을 그토록 사로잡은 걸까? “그들은 신문을 배달했다, 스스로 헤드라인이 되기 전까지(They Delivered the Papers, Until They Made the Headlines).” 브로드웨이의 <뉴시즈> 포스터에 적힌 문구다. 한국판 포스터는 “세상을 멈추게 할 그들이 온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까지, 거리에서 신문 배달을 한 뉴스보이, 뉴시즈는 빈민층의 자녀이거나, 소년 가장이 대부분이었다. ‘옐로 저널리즘’이라는 말이 등장했을 정도로 두 언론 재벌의 경쟁이 격렬하던 1890년대, 뉴스보이 집단은 이들에게 일터이자, 학교이며, 가족 그 이상의 우정을 쌓을 수 있는 곳이었다. 언론사가 판매 손실을 뉴시즈에게 전달하는 배급수수료를 올리는 것으로 만회하려고 하자 집안의 생계를 담당하고 있던 소년들은 파업이라는 싸움을 시작한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던 거리의 소년들이 시작한 싸움, 그리고 거두어낸 뜨거운 승리는 지금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소재다. 여기에 노래와 뉴시즈의 군무가 볼거리까지 제공한다. 실제로 이번 한국판 뉴시즈에도 한국의 1대 빌리 엘리어트인 박준형을 비롯해 발레, 스트리트 댄서 등 다양한 춤꾼이 모였다.

파업을 이끄는 주인공 잭 캘리 역에는 배우 온주완, 서경수, 그리고 이재균이 등장한다. 온주완은 “부담스럽지만 깨나가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뮤지컬 데뷔 소감을 밝혔다. <넥스트 투 노멀>의 서경수, <쓰릴미>의 이재균 역시 두툼한 팬층을 확보한 배우다. 뉴스 보이들은 한국에서도 ‘그 뒤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행복한 결말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공연은 7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