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에서 제프 쿤스까지>와 <가방을 든 남자> 전시를 다녀오다.

<피카소에서 제프 쿤스까지 : The Artist as Jeweler>
몬드리안이나 고흐의 그림을 그대로 패턴으로 활용한 옷 스타일이 선보이는 등 최근 패션계에서는 아트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 이런 열풍에 맞춰 지금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는 아주 흥미로운 전시가 열리고 있다. 바로 <피카소에서 제프 쿤스까지> 전시다. 파블로 피카소와 제프 쿤스, 살바도르 달리 등 우리에게 익숙한 예술가들이 직접 만든 약 200여 점의 주얼리를 감상할 수 있다. 일반 주얼리 전시와 무엇이 다르냐고? 단순히 화려하고, 독특한 주얼리를 볼 수 있는 것에서 벗어나 찬찬히 살펴보고 있으면 팝 아트와 키네틱 아트, 아방가르드 등 어렵게 느껴졌던 미술 사조까지 술술 읽힌다. 특히 눈에 띈 건 숟가락 머리 부분을 시계로, 다리를 빗으로 표현한 살바도르 달리의 브로치다. 마치 그의 그림에서 볼 수 있던 초현실주의를 그대로 주얼리로 옮겨 놓은 것 같다. 작은 구멍들 사이로 독특한 광경을 선사한다는 만 레이의 황금 가면인 옵틱-토픽은 그가 빛의 조형에 관심을 기울였던 사진작가이자 영화감독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좋아하는 예술가의 색다른 면을 엿보거나 더 깊게 이해하기에 딱 좋은 흥미로운 전시다. 장소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2월23일까지. 문의 02-580-1300

<가방을 든 남자: Bag is History>
지금 가로수길에서 열리고 있는 재미있는 전시 를 보러 가면 어떨까. 이 전시를 기획한 건 가방과 남자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남자이자 의 편집장 이충걸이다. 그는 사진작가 이신구, 영상작가 275C, 설치미술가 Plaplax와 함께 가방과 남자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전시 제목 그대로 ‘History’가 아닌 가방에 얽힌 그의 이야기 ‘His Story’를 들려 준 것. 전시장의 첫 번째 방에는 이충걸이 그동안 소장하거나 선물 받은 가방들의 사진이 에세이와 함께 세 벽면 위에 가득 걸려있다. 그의 세련된 취향이 그대로 반영된 루이 비통, 생 로랑, 멀버리의 백 사진은 물론, 그의 절친이자 배우 배용준에게 선물 받은 가방, 시몬느의 박은관 회장이 만들어준 가방 등 다양한 에피소드들까지 함께 소개하고 있어 마치 연예계와 패션계의 비화를 듣는 것처럼 흥미롭다. 두 번째 방은 트위터를 통해 관람객들이 생각하는 가방에 대한 생각들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시에 대한 감상과 생각을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장으로 만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방은 마틴 루터 킹과 비틀즈, 안철수 등 역사적인 인물과 그들의 가방에 담긴 다양한 의미를 소개하는 팝 아트적인 275c의 영상과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걸어가는 트렁크를 통해 아버지가 가진 가장으로써의 짐을 표현한 Plaplax의 설치작품으로 남자와 가방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보여줬다. 이 전시를 통해 가방이라는 똑 같은 사물이지만 남녀의 시각이 얼마나 다른지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장소 백스테이지 건물 지하 1층 갤러리0914에서 3월30일까지. 문의 02-54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