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사람들이 소통하는 인터넷 세상에서는 새로운 말들이 쉽게 생겨나고 또 소멸하기 마련이다. 인터넷에서 시작된 신조어들 중에 최근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도 심심찮게 감지되는, 요즘 한창 떠도는 말들을 채집했다.

SNS 용어

탐라 타임라인의 줄임말. 타임라인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나와 친구들이 새로 올린 글을 모아서 보여주는 화면을 지칭하는 말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겠지?
트통령 트위터 대통령. 유명인은 아니지만 팔로워 수가 많고 멘션이 자주 리트윗되는 등 트위터리안 사이에서 영향력이 큰 이들을 부르는 말이다. 현실과 트위터에서의 영향력이 차이가 크게 나거나, 트위터를 너무 열심히 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로 사용하기도 한다.
특정인물이나 상황을 지칭한 가상의 트위터 계정. ‘구남친 봇’, ‘연상녀 봇’부터 ‘홍상수 봇’ 등 수많은 ‘봇’이 존재하며 실제 운영자는 누구인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애 용어

심남이 본디 ‘썸씽 있는 남자’에서 비롯한 ‘썸남’이 대세였으나 ‘관심남’을 표현한 ‘심남이’가 최근 더 많이 쓰인다. 한마디로 요즘 ‘썸씽’이 오가고 있는 남자라는 뜻. ‘썸 탄다’고 말하기도 한다.
부농 부농(富農). 남친이 있음에도 남자가 꼬이거나, 사귀는 사람은 없지만 어장에 거느린 이들이 많은 등 애정관계에서 ‘부자’인 사람. 반대말은 당연히 빈농이다.
부농부농 사랑에 빠지면 흔히 세상이 분홍빛이 된다고 한다. ‘분홍분홍’에서 기원한 ‘부농부농’은 한창 닭살스럽게 연애를 하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
깨빡나다 ‘깨졌다’, ‘망했다’는 뜻. ‘심남이’와 더 이상 진전이 없거나 연애의 문턱에서 엎어지는 등의 가벼운 연애 상황에서 주로 쓰인다.
농약 같다 <드림하이>에서 김수현이 수지를 ‘농약 같은 가시나’라고 말한 후 ‘나쁘지만 매력 있는 것’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자리 잡았다.
낮져밤이 ‘낮에는 져주고 밤에는 이기는 남자’의 줄임말로 최근 ‘여성시대’ 등의 여성커뮤니티에서 이상형의 남자로 꼽는다.
예랑이 예비신랑의 줄임말. 과년한 처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사이트에서 많이 쓰인다.

인터넷 게시판 용어

웃프다 ‘웃기지만 슬프다’는 뜻. 상황 자체는 심각하거나 슬픈데 웃길 때 사용한다. 이모티콘으로 표현하자면 ‘ㅋㅋ큐ㅠㅠ’, ‘큐큐’쯤 되겠다.
잉재 유튜브나 인터넷 게시판을 보면 ‘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공과 시간이 많이 들었을 것 같은’ 기발한 작품을 종종 만난다. 이것들이 바로 잉재의 작품. 잉여와 천재를 합친 말이다.
고퀄 고 퀄리티의 줄임말. ‘잉재’의 작품은 쓸데없이 고퀄인 경우가 많다.
고대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재미있는 이미지를 ‘짤방’이라고 부른다. 고대짤은 차인표의 ‘분노의 칫솔질’처럼 이제는 다소 식상한 짤방을 폄하하는 말이다.
망캐 망한 캐릭터란 뜻. 모임이나 집단에서 매력이 없거나 비호감으로 찍힌 사람을 가리킨다. 친구들 사이에서 서로를 놀릴 때 쓰기도 한다.
광탈 ‘광속탈락’의 줄임말. 빛의 속도처럼 빠르게 탈락했다는 뜻으로 동사로도 사용한다. ‘취준생’에게 가장 슬픈 네 글자는 ‘서류광탈’.
멘탈갑 정신력이 튼튼한 사람. 쉽게 감정에 휘둘리지 않아 ‘멘붕’을 덜 겪는 이를 우리는 경외심을 담아 ‘멘탈갑’이라 부른다. 반대어는 ‘유리멘탈’.
굿베이 웹툰 <목욕의 신>에서 시작된 말. 주인공 허세가 ‘Good Bye’를 ‘Good Bey’로 쓴 것에서 유래한 이래, 카톡 이모티콘으로 등장하며 지금은 새로운 인사말로 자리 잡았다. 친구가 ‘굿베이’라고 한다면 지적질하지 말고 찰떡같이 알아듣도록.
등골브레이커 ‘부모 등골 빼먹는다’의 요즘식 표현. 중고생들 사이에서 인기만점인 특정 브랜드의 윈드브레이커가 높은 가격 때문에 ‘부모 등골을 빼먹는다’고 하여 ‘등골브레이커’라는 별칭을 얻은 데서 기원했다. 최근에는 부모에게 금전적으로 손을 벌릴 때 자조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고나리 ‘관리’의 오타에서 비롯된 말로 인터넷상에서 지나치게 참견하거나 가르치려고 드는 경우에 관리질, 즉 ‘고나리질’한다고 한다. 특히 팬덤에서 자주 사용한다.
~크리 ‘Crisis’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문자 그대로 ‘위기’에 닥쳤다는 의미로 가볍게 사용한다. 술 마시고 늦게 들어왔는데 엄마가 안 자고 있다면 ‘엄마크리’. 개강이 얼마 안 남았다면 ‘개강크리’.
~부심 ‘자부심’에서 ‘부심’만 떼어낸 말로 자부심의 대상이 되는 명사 뒤에 붙여 쓰인다. 필요 이상으로 무언가를 자랑스러워할 때 ‘부심 쩐다’고 말한다. 플레이오프를 앞둔 지금은 ‘야구부심’이 필요할 때!

기타

케바케 ‘Case by Case’의 줄임말. 본래 의미 그대로 ‘경우에 따라 다르다’라는 의미다. 연애는 케바케!
스웩(Swag) 본래 ‘훔친 물건’이란 뜻이지만 ‘멋지다’, ‘쿨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용어. 지 드래곤의 노래 ‘Crayon’ 가사에 등장하는 ‘Swag Check’는 ‘오늘 내 간지를 점검한다’는 정도의 뜻 되겠다.
엄마적금 특정 금융상품 대신 엄마에게 일정 금액을 납부하는 것. ‘엄마가 알아서’ 적금을 들어주는 엄마적금은 편할 뿐 아니라 말만 잘하면 이자율이 높아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원금 손실의 걱정이 없다.
저렴이 저가 화장품 브랜드, 혹은 그 브랜드의 제품을 친근하게 부르는 말로 화장품 커뮤니티에서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