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둘 늘어가는 점이 고민인 데다, 번번이 화장으로 가리기 지쳤다면 결국 피부과로 향하게 된다. 그 전에 알아두면 좋은 점 빼기에 관한 리포트.

어느 날 문득 거울을 보다 점을 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코 옆에 난 점 하나가 눈에 들어오더니 입가, 귀 밑, 턱으로 시선이 옮겨가면서 숨은 점이 하나둘 드러났다. 예전에는 없던 점이 쥐도 새도 모르게 생긴 이유는 색소침착 때문이다. 점은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내는 멜라닌 세포가 증식해서 생긴 양성종양, 즉 혹의 일종인데, 멜라닌 세포가 검은색을 띠기 때문에 점 역시 짙은 갈색이나 검은색을 띠게 된다. 주근깨처럼 선천적으로 타고나기도 하지만 많은 양의 자외선이 피부 속에 침투해 후천적으로 생기기도 한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모공 속 노폐물과 각질이 그대로 쌓여 색소침착이 일어나거나 여드름 흉터가 짙어지면 점이 되기 쉽다. 사실 얼굴에 점이 있더라도 크기가 커지고 진해지거나 갑자기 점이 많아지는 등의 이상 증세가 없다면 그대로 두어도 상관없다. 오히려 요즘은 코 끝에 점이 있으면 매력적이라고 해서 일부러 점을 찍는 미인점 시술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피부가 환해 작은 점도 눈에 잘 띄거나 점이 많은 이들에게는 점의 존재 자체가 스트레스일 수도 있다. 만약 후자의 경우라면 점을 빼는 시술을 받아보길 권한다. 보통 피부과에서 점을 제거할 때는 ‘CO2 레이저’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점이 있는 부위만 정확하게 조준해 태워 없애기 때문에 점 주변 피부조직에 손상을 적게 준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출혈이 없어 회복도 빠르고 시술과정도 간단하다. 마취크림을 바르고 마취가 충분히 될 때까지 20~30분 정도 지난 후에 시술을 하기 때문에 통증도 거의 없다. 시술한 부위에 세균감염을 막고 재생을 돕는 테이프를 붙이는 것으로 시술이 끝난다. 점을 제거한 후 이틀 정도는 세안을 피하고 병원에서 처방해준 이노덤이나 후시딘 같은 재생연고를 바른다. 아벤느의 시칼파트 크림이나 에스트라의 리제덤RX 듀얼 이펙트 크림, 라로슈포제의 시카플라스트 밤 B5처럼 피부재생을 돕는 재생크림을 바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딱지를 억지로 떼어내면 흉터가 생길 수 있으므로 새살이 차올라 딱지가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기다린다. 점을 뺀 부위는 색소침착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외출 시 자외선 차단지수가 높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시술비용은 점의 크기와 깊이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점 하나당 1회 시술에 1만원에서 2만원 선이다. 피부과나 성형외과에서 점 빼는 시술은 박피나 레이저 등 다른 시술을 유도하기 위한 일종의 ‘미끼상품’으로 취급하므로 시술비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점 빼는 시술 자체는 생각보다 간단하지만 한 번에 끝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눈으로 보기에는 점이 완전히 없어진 것처럼 보여도 진피에 숨어 있던 점 세포가 표피로 올라와 점을 뺀 자리에 다시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어릴 때부터 있던 점처럼 점 세포가 깊숙이 자리한 경우는 여러 차례에 걸쳐서 반복적으로 시술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 번에 뿌리까지 제거하면 되지 않을까? 초기 노화가 시작되는 20대 후반부터는 지나치게 깊게 파낼 경우 시술 후에 파인 흉터가 남을 수 있어 여러 번 나눠서 시술을 받는 편이 안전하다. 시술 횟수는 점의 깊이와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데, 첫 시술 후 시술부위의 피부가 충분히 재생될 때까지 한 달 이상 지난 뒤에 의사와 상담 후 추가 시술시기를 결정하면 된다.

한 번에 제거되지 않은 점은 다시 시술하면 그만이지만 문제는 시술 후 파인 흉터가 남았을 때다. 점의 뿌리가 깊고 크기가 큰 경우 흉터가 남을 가능성이 높은데 시술한 의사의 숙련도나 켈로이드 체질처럼 피부 타입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점을 제거한 자리에 수두를 앓은 흉터처럼 깊게 파인 자국이 남을 경우 오히려 점이 있을 때보다도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시술 전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시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점을 제거하고 6개월 이상이 지났는데도 흉터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으면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파인 흉터는 치료를 해도 100% 회복이 어렵고 여러 차례 시술해야 효과가 나타난다. 흉터의 모양과 깊이, 크기 등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는데 미세 박피 레이저 시술이 주로 사용된다. 효과를 높이기 위해 흉터에 화학약물을 발라 새살이 빨리 올라오게 하는 화학적인 박피를 병행하기도 한다. 이처럼 점을 없애는 시술은 비교적 간단한 편이지만 점을 뺀 자리에 새로운 점이 올라오거나 흉터가 남기도 하므로 선천적인 점은 어쩔 수 없더라도 후천적인 점을 최대한 예방하는 것이 현명하다. 후천적인 점의 주된 원인은 자외선과 여드름으로 인한 색소침착이므로, 평소 자외선 차단제를 꾸준히 바르고 세안과 각질 제거를 꼼꼼히 해 모공 속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트러블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