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봄 축제만큼이나 볼만한 전시가 가득하다. 드로잉,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며 영감을 충전하고, 근처의 볼거리와 먹거리를 즐기며 한 템포 쉬어가면 어떨까? 걷기에도 좋은 계절이니까.

 

구슬모아당구장 <굿즈모아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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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메리, <너와 함께>,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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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절찬리 영업 중!

전시장 입구에는 마트에서나 보는 카트가, 전시장 안에는 노랗고 빨간 장바구니가 곳곳에 놓여 있다. 작가들의 그림으로 만들어진 각종 간판을 통과하면 마켓의 풍경이 펼쳐지는데, 과일과 생선 대신 작가들의 그림과 그들의 갖가지 굿즈가 진열되어 있다.
마트를 방불케하는 이곳은 <굿즈모아마트> 전시가 열리는 구슬모아당구장이다. 이번 전시는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 광고기획자, 타투이스트 등 여러 분야에서 폭넓게 활동하며 주목받고 있는 국내 작가 35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색과 형태, 몸, 감정, 태도 등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마트’라는 콘셉트를 통해 전한다. 마트에서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냄새 맡고 맛보며 오감을 자극하는 경험을 하듯, 이곳에서도 마찬가지다. 가령 ‘지하정육유통’ 코너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몸’에 주목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남녀의 여러 가지 관계와 모습을 솔직담백하게 그리는 민조킹, 통통하고 매끈한 몸매로 사랑의 감정을 그리는 서인지 등의 작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설치했다. 작가들의 그림이 담긴 굿즈도 500여 종 판매하고 있으니 손에 장바구니를 들고 마음에 드는 굿즈를 담아보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파라솔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작품을 감상하고 쇼핑하다 지치면, 전시장 중앙에 있는 ‘한남식품’ 코너를 이용해보길. 작가의 일러스트가 그려진 유리컵에 내는 특별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전시는 8월 25일까지 이어진다.
주소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85 문의 02-3785-0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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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지, <Good Luck>,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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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아, <City Girl>,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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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신, <애정의 방식>, 2018.

주변 즐길거리

프린트 베이커리 일상에서 빵 고르듯 쉽게 미술 작품을 접할 수 있게 꾸민 공간. 작품과 함께 다양한 리빙 소품을 구입할 수 있다. 주소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87
갤러리 조은 한남동 주민들이 산책 겸 즐겨 찾는다는 갤러리. 국내외 중견 작가들의 작품과 실력 있는 신진 작가의 작품을 발굴해 선보인다. 특색 있는 화풍으로 인기 있는 40대 작가 5명의 신작을 만나는 <불혹, 미혹하다> 전시가 5월 24일까지 열린다. 주소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길 28
컬렉트 한스 베그너, 핀 율 등 20세기 중반에 생산된 디자이너 가구를 취급하는 빈티지 숍. 바로 옆에 자리한 위클리캐비닛에서는 매달 다른 흥미로운 콘셉트의 전시가 열린다. 주소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10길 60 한강빌딩 101호
알프키친 오픈 시간부터 줄 서야 할 정도로 인기인 곳. 굴 소스로 볶은 슈림프 볶음밥에 버터밀크 오믈렛을 곁들인 ‘버터밀크 오믈렛 라이스’가 인기 메뉴다. 주소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34길 16
라도집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집밥을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는 백반집. 가정식 백반과 찌개류, 간단한 안주류까지 판다. 주소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20길 9

 


디뮤지엄 < 그리는 것 보다 멋진 건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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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한, <Cracked>,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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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한, <Glowing Bed>,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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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오, <March>, 2018.

디지털 세상에서 ‘그리기’를 외치다

디지털 시대에도 그리기의 매력은 유효하다.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근사한 이미지를 뚝딱 만들어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하얀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며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모색한다. 디뮤지엄에서 열리는 <그리는 것보다 멋진 건 없어> 전시는 최근 독창적인 작업으로 세계 각지에서 주목받는 작가 16인의 작품을 소개한다. 일러스트레이션, 오브제, 애니매이션 등 350여 점을 통해 드로잉의 매력과 드로잉이라는 행위가 주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별한 점은 전시장 디자인과 조향, 사운드 부분까지 다양한 분야의 협업을 통해 오감을 열어주는 전시장을 완성했다는 거다. 16인의 작업 세계에 영감을 준 창문, 정원, 응접실, 박물관 등으로 공간을 구성했는데, 각 작가의 세계관을 담은 공간을 디자인하고, 거기에 어울리는 향과 음악을 흐르게 했다. 오래된 나무 냄새부터 달콤한 과일 향까지, 공간에 따라 달라지는 향 덕에 전시가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연필과 잉크 등을 사용한 아날로그 방식의 작품부터 스케치북에 그린 이미지를 GIF 파일로 변환한 디지털 방식의 작품까지, ‘그리는 것보다 멋진 건 없다’고 외치는 작가들의 그림을 다양하게 만나보자. 전시는 9월 1일까지.
주소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29길 5-6 Replace 한남 F동 문의 070-5097-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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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비네, <Solitude>,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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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킬드 워커, <Oxford Boy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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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유정, <Rain>, 2015.

주변 즐길거리

로얄맨션 한남동 피자 맛집. 얇고 쫀득한 도우에 시금치를 듬뿍 얹은 시금치 플랫 피자와 매콤한 단호박 주꾸미 떡볶음이 시그니처 메뉴다. 콜키지가 무료로 와인을 즐기기 좋다. 주소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길 11
두에꼬제 독서당로 파스타 맛집. 특히 오일 베이스의 할레피뇨 파스타가 인기다. 서서히 올라오는 매운맛이 중독성 있다. 주소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60
카페 모또 매일 아침 신선한 빵을 구워내는 홈메이드 베이커리 카페. 모또만의 미소 겨자 소스를 바른 다마고 샌드를 추천한다. 주소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20길 47
컨템포러리1 문 전체가 미술 작품으로 장식된 독특한 외관이 특징인 갤러리 카페. 가게 안에 진열한 집기들도 하나같이 예쁘다. 음료 메뉴로는 냉침한 밀크티가 맛있다. 주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4길 48
6호선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 집에 가는 길이 6호선 라인이라면 잠시 하차해 녹색의 기운을 얻어보길. 유리돔을 통해 지하 4층까지 자연광이 들어온다. 600여 개 식물이 자라는 정원에는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미술 작품을 배치했다.

 


서울시립미술관 <데이비드 호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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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 부부와 퍼시>, 19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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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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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지난 3월, 전시 오픈과 함께 한 달 사이 벌써 3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았다. ‘살아 있는 가장 비싼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전시 말이다. 서울시립미술관과 영국 테이트 미술관이 공동 주최한 이번 전시는 영국 테이트 미술관이 소장한 다수의 컬렉션과 8개 해외 기관으로부터 대여한 작품까지, 총 133점을 공개하는 아시아 최초 대규모 개인전이다. 대표작 중 하나인 <더 큰 첨벙>과 <클라크 부부와 퍼시> 같은 중요한 작품들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생존작가 경매 최고가인 1천억원에 낙찰되었던 <예술가의 초상 : 두 인물이 있는 수영장>은 아쉽게도 볼 수 없지만, <피카소 오마주 연작>을 만나볼 수 있다. 테이트 미술관에서도 아직 선보이지 않은 신작이니 기대해도 좋다. 이번 전시는 그의 60여 년에 걸친 작업 여정을 7개의 주제로 구분했다. 각 섹션을 통해 호크니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가볼 수 있다.
관객 참여 코너인 ‘아이패드 드로잉’에서는 앞에 놓인 사물을 그리거나 호크니의 작품을 따라 그려볼 수 있다. 에어드롭으로 저장도 할 수 있으니 재미있는 경험이 될 듯하다. 전시 관람 전, 유의 사항을 체크하고 방문하길. 사진 촬영은 전면 금지다. 대신 티켓 판매부스 옆에 그의 작품을 활용한 다양한 포토존이 준비되어 있다. 전시를 다 보면 아트숍에 들러 굿즈 쇼핑을 해보자. 단, 빠르게 매진될 수 있으니 서둘러야 한다.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8월 4일까지.
주소 서울 중구 덕수궁길 61 문의 02-2124-8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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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크랜드 캐니언>,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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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우물의 경관(Ⅲ)>, 19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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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첨벙>, 1967.

주변 즐길거리

정동극장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 공연장으로 전통예술의 명인 특별기획전부터 젊은 아티스트들을 위한 전시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주소 서울 중구 정동길 43
고종의 길 구한말 고종이 일본군에게 쫓겨 러시아공사관(현 미국대사관저)으로 피신할 때 이용했다는 길이다. 그동안 미국대사관 측과 소유권 시비로 일반에 개방되지 못하다가 최근 문화재청에 의해 복원돼 개방됐다. 덕수궁 돌담길 맞은편에 있다.
카페 르풀 정동극장 옆 운치 있는 카페. 건강하고 푸짐한 브런치 메뉴를 즐길 수 있다. 특히 파니니 샌드위치와 라자냐가 맛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테라스석에 앉아서 즐겨보길. 주소 서울 중구 정동길 33
림벅와플 벨기에 수제 와플 가게. 즉석에서 구워낸 쫀득한 와플에 블루베리 크림치즈, 벨지움 초코 등 토핑을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주소 서울 중구 덕수궁길 5
현대칼국수 메뉴는 단 3가지다. 칼국수, 만두가 추가된 섞어칼국수, 물만두. 칼국수는 멸치 육수 베이스다. 청양고추를 듬뿍 넣어 칼칼하게 먹어보자. 밥과 면사리가 무한리필이다. 주소 서울 중구 세종대로 76
광화문 몽로 다양한 술과 안주를 맛볼 수 있는 곳. 박찬일식 닭튀김과 가지구이를 추천한다. 점심 메뉴도 있어 낮에도 밤에도 들르기 좋다. 주소 서울 중구 태평로1가 61-21

 


플랫폼엘 < 테이크 미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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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쇼룸×임소담 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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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토리2의 전시 전경.

‘찜’하며 보는 전시

눈으로 보기만 하는 예술 말고, 집으로 가져가 만지고 쓰는 예술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 전시에 주목! <테이크 미 홈>에서는 전시와 판매를 겸하는 플랫폼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미술 작품 셀프 큐레이팅을 제안하는 ‘소쇼’, 판화가 최경주의 프린팅 레이블 ‘아티스트 프루프’, 자체 제작한 큐브에 미술 작품을 담아 전시하고 판매하는 ‘팩’, 다양한 퍼블릭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팩토리2’, 을지로 일대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카스코’ 5개 팀이 참가했다. 보다 많은 사람이 미술작품을 일상으로 데려가 즐길 수 있도록 저마다 고민한 결과물을 만나볼 수 있다.
작품 구입법은 간단하다. 전시장 입구에서 건네받은 스티커와 소책자를 들고 전시를 감상하며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빨간 스티커로 ‘찜’을 하면 된다. 작품을 집으로 들이는 것 말고 즐거운 경험이 또 하나 있다. 전시에 참가한 다섯 플랫폼을 다각적으로 조명하는 ‘위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플랫폼의 운영자 혹은 협업자, 아티스트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워크숍, 공연,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각 팀이 앞으로 선보일 활동도 미리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플랫폼엘에서 5월 26일까지.
주소 서울 강남구 언주로133길 11 문의 02-6929-4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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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프루프의 전시 전경.

주변 즐길거리

파사드 인 파사드 브런치와 파스타, 커피를 판매한다. 다양한 샌드위치와 과일을 듬뿍 올린 버터밀크 팬케이크와 루콜라 슈림프 오일 파스타를 추천한다. 분위기 좋은 우드 인테리어의 너른 공간은 사진 찍기에도 그만이다. 주소 서울 강남구 언주로133길
비스트로노미 로랑생 프랑스의 대표 여성화가 마리 로랑생으로부터 영감받은 프렌치 레스토랑. 시간대별로 브런치와 디너, 다양한 주류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주소 서울 강남구 언주로 133길 27 더메이빌딩 1층
윤세영 선술 리얼 새우가 유명한 아지트 같은 공간. 한남동의 윤세영 식당이 차린 술집이다. 대표 메뉴인 시리얼 새우는 칠리크랩과 함께 싱가포르에 가면 꼭 맛봐야 할 메뉴로 꼽힌다.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34길 38
티티엠 서울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중정에 자리한 조용한 카페. 스콘과 커피의 조합이 맛있다. 목~토요일에는 밤 10시 30분까지 운영해 와인과 맥주를 한잔하기도 좋다. 주소 서울 강남구 언주로133길 11

 


아라리오 뮤지엄 <끽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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끽태점의 가게 문패와 뒤로 진열된 피규어들.

피규어로 읽은 현대사회

여기는 전시장인가 피규어 상점인가. ‘끽태점’이라고 적힌 가게 문패를 지나면 피규어로 가득한 진열장이 등장한다. 마치 피규어 전문숍 같은 이곳은 청년 작가 돈선필의 개인전이 열리는 아라리오 뮤지엄의 지하 공간이다. ‘끽태점’은 형태를 음미할 수 있는 상점이라는 뜻.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미소녀, ‘가면 라이더’ 시리즈, ‘에반게리온’ 등 작가가 고등학생 때부터 수집한 피규어를 펼쳐놓았다. 물론 소장품전은 아니다. 진열된 피규어들 사이에 섞여 있는 작가의 작품을 발견할 수 있다. 회색이나 적갈색의 피규어가 작가의 것으로, 조각과 설치 등 총 10점을 찾아볼 수 있다.
피규어를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은 건 무엇일까? 피규어는 정밀한 조형 기술이 필요하고 고액의 자본이 투입되어 만들어진다. 하지만 분명한 쓰임새나 목적성이 결여된 독특한 사물이기도 하다. 작가는 피규어의 이런 모순적 특징에서 동시대의 문화, 욕망을 발견했다. 장난감 자체보다는 피규어를 둘러싼 산업환경과 현대사회의 단면을 읽어낼 수 있는 전시다.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에서 6월 13일까지.
주소 서울 종로구 율곡로 83 문의 02-73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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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만든 적갈색 창작 피규어와 그 옆의 장난감 피규어.

주변 즐길거리

화양연화 영화 <화양연화>를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의 태국음식점으로 북촌맛집으로 통한다. 팟타이, 똠얌꿍, 뿌팟뽕커리가 인기 메뉴. 주소 서울 종로구 계동길 73-1
깡통만두 1988년에 오픈한 만두 맛집. 여럿이서 간다면 찐만두, 칼만두, 반반(수육+전) 메뉴를 맛보길 추천한다. 만두전골도 있다. 주소 서울 종로구 북촌로2길 5-6
어니언 안국 성수동 어니언이 안국에 낸 2호점. 어니언 안국의 시그니처 빵은 명란 아보카도 바게트, 서리태 스콘, 인절미 빵이다. 주소 서울 종로구 계동길 5
TXT Coffee 브라운과 딥그린 컬러 배색이 예쁜 공간. 마시고 싶은 커피 메뉴와 추출 방식, 원두 등을 체크해 종이 주문서를 건네는 아날로그 주문 방식이다. 주소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121
젠틀몬스터 북촌 플래그십 스토어 오래된 목욕탕이었던 곳을 리모델링해서 쇼룸으로 만들었다. 층마다 설치작품이 있어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주소 서울 종로구 계동길 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