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환상, 번뜩이는 아이디어 그리고 지속가능한 이슈로 채워진 2024 F/W 패션위크. 그 열정적 현장에서.

THIS IS UK 

버버리는 우중충한 영국 날씨를 테마로 낙점했다. 이 때문일까, 베뉴에도 특유의 서늘함이 서려 있었다. 빅토리아 파크 한편에 설치한 다크 브라운 컬러의 대형 텐트가 바로 그것.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극대화한 텐트는 영국 날씨의 쌀쌀함을 잘 표현했다. 한편 던힐은 4년 만의 피지컬 쇼이자,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이먼 홀로웨이의 데뷔 쇼이기도 했는데, 이 기념비적 순간을 위해 영국 헤리티지로의 회귀를 택했다. 클래식한 테일러링을 필두로 가장 영국적인 요소만으로 컬렉션을 꾸려 안정적인 신고식을 마쳤다.

 

WELCOME BACK LONDON!

팬데믹이 시작되자 본거지인 포르투갈로 돌아가 디지털 런웨이 형식으로 그간의 컬렉션을 선보인 마르케스 알메이다가 드디어 런던으로 돌아왔다!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과 의류 폐기물을 수거해 재활용하고 재생 가능한 생분해성 원단만 사용하는, 뼛속부터 친환경 패션 DNA가 각인된 브랜드로서 런던 패션위크가40주년을 기념해 모피 사용을 금지하는 등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판을 제대로 펼친 시점에 시의적절한 컴백 쇼를 마쳤다. 마르케스와 알메이다 부부의 두 딸이 새로 론칭한 키즈 라인을 입고 선보인 귀여운 생애 ‘첫’ 캣워크도 관전 포인트!

 

BURBERRY HOT LINE

런던에 방문해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한국 스타 군단! 버버리 쇼에 전지현과 손흥민, 정유미와 페기 구가 참석했다.

ANYWAY, UPCYCLING

청나라 시대에서 온 드레스가 21세기 런웨이 위에 올랐다. 코너 아이브스의 200년이 넘은 비단으로 만든 뷔스티에 겉면에는 하도 오래되어 염료 자국과 얼룩이 남아 있었다는 후문. 한편 시스루 드레스에 폐이어폰을 조각내 붙이는가 하면 시네드 고레이는 이를 이어링으로 재탄생시켰고, 딜라라 핀디코글루는 열쇠를 잔뜩 이어 붙여 만든 헤드 기어를 선보였다. 디자이너의 대담한 재료 선택과 창의성이 빛을 발한 시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