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데이 시즌을 따뜻하고 달콤하게 채우는 아홉 개의 디저트.

MINI GATEAU | HONEYBEE SEOUL

셀러브레이션을 위한 커다란 홀케이크가 부담스럽다면 한 입으로 즐기는 미니 갸또를 추천한다. 눈 내린 산을 표현한 허니비 서울의 몽블랑 ‘설산’은 럼 바바를 베이스로 한다. 레몬 럼 시럽에 촉촉하게 적신 바바 도우 위에 밤 겔을 올리고 전체를 하얀 마스카포네 크림으로 감쌌다. 겉면은 묵직한 밤 크림과 붉은빛의 상큼한 카시스 콩포트로 마무리했다. 코끝에 퍼지는 은은한 레몬 럼의 향기는 카시스와 만나 더 짙어지다가 이내 달달한 크림과 섞여 입안에서 사라진다.

 

CAKE | MISOBAKECAKE

연말 모임에서 테이블 위에 화려한 케이크 하나만 올려놓으면 금세 주인공이 된다. 고객의 주문에 따라 즉흥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미소바케카케의 홀리데이 케이크는 독특한 조형미를 뽐낸다. 언뜻 보면 크리스마스트리 같기도, 고깔모자 같기도 한 뿔 모양 디저트는 꽃, 식용 구슬, 설탕 과자 등 다양한 오브제로 장식했다. 크리스마스 엘프 요정이 숨어 있는 건 아닐까 싶었던 핑크빛 조형물 안에는 파란색의 얇은 시트와 하얀 치즈 크림이 켜켜이 쌓여 있다. 

 

STOLLEN | GRAND HYATT SEOUL

크리스마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면 달력에 동그라미를 치기보다는 스톨렌을 한 조각씩 잘라 먹는 편이 낫다. 독일에서는 12월 초부터 스톨렌을 만들어 매주 일요일마다 잘라 먹는 전통이 있을 정도. 길쭉한 빵 위로 하얀 슈가파우더를 뿌린 모습은 예수 그리스도의 요람에서 유래했다. 럼에 절인 과일을 첨가한 이스트 반죽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아몬드 마지팬은 달달함을 더한다. 풍부한 재료로 꽉 찬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스톨렌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얇게 썰어 먹을 것. 

 

PANDORO | ONION

겉과 속이 황금빛을 띠는 팡도르는 ‘금으로 만든 빵’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판 데 오로(Pan de Oro)’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꼭짓점 8개의 독특한 별 모양을 한 이 디저트는 이탈리아 베네토주 베로나 지역의 전통 빵으로, 파네토네와 함께 이탈리아의 대표적 크리스마스 별미로 손꼽힌다. 설탕과 버터, 달걀이 주재료이며, 카스텔라처럼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한 맛을 낸다. 슈가파우더가 소복이 내려 앉은 어니언의 팡도르는 크게 잘라 먹어야 진한 버터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CAKE | CONRAD SEOUL

예쁘기로 소문난 콘래드 서울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예약이 치열하다. 그중 리스 장식에서 영감 받은 ‘크리스마스 리스’ 케이크는 그 질감이 벨벳처럼 고급스럽다. 강렬하면서도 보드라운 빨간색 케이크를 반으로 쩍 가르면 그 속에 산뜻한 프랑스산 라즈베리가 숨어 있다. 라즈베리 콩포트와 함께 무화과 수플레가 블렌딩되어 있어 다채로운 향이 올라온다. 겉은 무화과 무스로 두툼하게 감싸 한참을 내려가야 톡 쏘는 맛의 콩포트와 만난다.

 

GINGER COOKIE | L’ESCAPE

미소를 짓기도, 놀라기도 하는 표정 부자 진저 쿠키는 과도한 귀여움 탓에 디저트보다는 트리 장식품으로 더 익숙하다. 포장을 뜯자마자 퍼지는 생강 향에서도 알 수 있듯, 생강을 필두로 정향, 육두구, 계피 등으로 향미를 내고 꿀, 설탕 등으로 단맛을 더했다. 서양에서 겨울철 감기 예방을 위해 빵에 생강을 넣어 먹던 것이 시작이다. 레스케이프의 홀리데이 구움 과자 세트 ‘윈터 딜라이트’ 속 진저 쿠키는 마카다미아를 품어 한층 귀여워졌다. 오도독 씹히는 식감은 덤. 

 

CAKE | WONHYEONGDEUL

본래의 순수한 형태와 일상 속 사소한 영감을 모아 독특한 형상으로 재탄생시키는 디저트 바 원형들. 초록색 크림으로 뒤덮인 크리스마스 케이크 위에는 빨갛게 익어 탐스러운 사과를 얹어놓았다. 그 주변을 채우는 연녹색 소국과 하늘색 설탕 과자는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파릇파릇한 사과 농장을 떠올리게 한다. 빨간 부사가 주렁주렁 열린 겨울의 사과나무 케이크 속에는 흙처럼 까만 시트가 꽉 차 있다. 화려한 오너먼트 장식 없이도 트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PAVLOVA | ONTHEWHOLE

파블로바는 겉바속촉의 전형이다. 저온에서 3시간 이상 큼지막하게 구워 겉은 바삭하고 안은 쫀득한 머랭 위로 입자가 고운 생크림과 과일을 올려 먹는다. 입안에 넣으면 생크림의 수분과 만나 사르르 녹는 것이 특징.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크리스마스에 즐겨 먹는 파블로바를 재해석해 선보이는 온더홀은 제철인 무화과와 적당한 산미의 베리 콩포트로 단맛을 잡고 마스카포네 크림을 흘러내리듯 연출했다. 그 위로 브라운 치즈와 초콜릿 파우더, 위스키 시럽을 뿌렸다.

 

PANETTONE | GRAND HYATT SEOUL

1600년경 이탈리아 밀라노 지방의 한 제빵사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만든 파네토네는 대표적 크리스마스 빵이다. 형태는 단순하고 색감은 밋밋하지만 맛은 겉모습과 달리 풍성하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파네토네는 2개월간 럼에 절인 건과일을 넣어 발효한 밀가루 반죽으로 구웠다. 바삭한 겉면을 가르면 적당히 수분을 머금은 촉촉한 속살이 드러난다. 군데군데 박힌 건과일의 단맛과 은은하게 스민 럼의 향은 에스프레소와 위스키, 와인과 두루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