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월, 연하의 남자친구 케빈 오와 결혼하는 배우 공효진. 1999년 영화 ‘여고괴담 2’로 연기자로 데뷔해 잡지 모델, 영화, 드라마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활동을 했다. 20년이 넘는 시간 공백기 없이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온 그녀, 대중들은 어떤 작품을 기억할까?

강렬했던 첫인상을 남긴 데뷔작 영화 ‘여고괴담’. 지금은 거장이 된 김태용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한 이 영화에서 공효진은 김규리, 박예진, 이영진 사이에서 유니크한 페이스와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후 영화 ‘화산고’, ‘품행제로’와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상두야 학교 가자’ 등 2000년대 초반까지 다작을 하며 공효진이라는 캐릭터 자체를 각인시켰다. 세련된 패션 센스까지 갖춰 지금은 ‘제니 병’이 있다면 당시에는 ‘공효진 병’이 있을 정도로 유행을 선도하기도!

다소 반항적인 캐릭터를 많이 맡았던 그녀가 이름도, 얼굴도 촌스러움 가득한 양미숙을 연기한 영화 ‘미쓰 홍당무’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개성 있는 얼굴, 길쭉한 기럭지, 통통 튀는 성격과 패셔니스타라는 수식어로 대표되던 그녀가 얼굴 홍조증이 심한 미숙을 연기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 새로운 도전 덕분인지 2009년 제7회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했다.

진짜 전성기를 가져다준 것은 2010년 드라마 ‘파스타’의 역할이 컸다. 호통 연기로 완전한 캐릭터를 구축한 셰프 역의 이선균과 “예, 솊!”을 외치는 허당 주방 스태프 공효진의 케미가 빛났던 작품. 레스토랑 ‘라스페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드라마 덕에 아직도 ‘파스타 앓이’를 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이때부터 ‘최고의 사랑’, ‘주군의 태양’, ‘프로듀사’, ‘질투의 화신’까지 1~2년에 한 번꼴로 찍었던 작품이 줄줄이 성공하며 완전한 로코퀸으로 자리 잡았다.

영화, 드라마를 병행하며 그녀의 연기 스펙트럼을 더욱 넓어졌다. 180도 다른 캐릭터를 연달아 연기했는데 2014년에는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조인성과 절절한 멜로를 선보였고, 2016년에는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에서 아이를 데리고 사라지는 미스터리한 사연을 가진 조선족 보모 한매 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배우 강하늘과 호흡을 맞춘 ‘동백꽃 필 무렵’으로 가슴 아픈 사연을 가졌지만 점점 치유되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동백이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올 10월 결혼과 동시에 신민아와 함께 출연한 영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가 재개봉을 앞두고   있으니 겹경사가 아닐 수 없다. 음향과 화질 등이 개선된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개봉되는 이 영화에서 13년 전 풋풋한 그녀들의 모습을 확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