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3분의 1을 무대에서 보내던 데이식스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데이식스의 영케이, 원필, 도운이 잠시 시간을 멈추고
그들의 오늘을 들려주었다.

 

도운이 입은 쇼트 재킷과 팬츠, 셔츠는 모두 누크. 슈즈는 컨버스. 영케이가 입은 재킷과 셔츠는 누크. 팬츠는 맨온더분(Man on the Boon). 슈즈는 컨버스.

데이식스에게 ‘예뻤어’는 어떤 곡인가요? 데이식스는 잘 몰라도 이 노래는 다들 알잖아요. 
원필 아, 어렵다…(웃음)
도운 많은 대중들에게 어필해준 곡이죠.
원필 그런 노래를 다시는 못 만들 것 같아요. ‘예뻤어’ 같은 곡을 만들어보려고 해도 절대 못 만들 것 같아요. 사실 그러고 싶지도 않아요. ‘예뻤어’가 잘됐으니까 비슷한 걸 만들자고 하고 싶지는 않아요. 사실 그 곡이 잘될지도 전혀 몰랐어요. 하지만 그 곡의 가이드를 만들어 다 같이 들었을 때 제형이 형이 울었거든요. 그러면 진짜 좋은 곡인 것 같아요.
영케이 저희도 다들 ‘예뻤어’를 처음부터 좋아했어요. 하지만 어떤 게 잘될지는 아직도 전혀 모르겠어요.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주시는데, 저희도 이유가 궁금해요.

촬영을 앞두고 ‘예뻤어’를 유튜브에 검색했더니 ‘예뻤어를 좋아하세요’라는, 데이식스 노래로만 만든 플레이 리스트가 나오더라고요. 한동안 들었어요. 요즘 말로 ‘영업’이라고 하잖아요? 저도 당했네요, 영업을. 
원필 우리 팬들이 그런 걸 진짜 잘해요. 뿌듯하다!

제목을 짓는 센스도 남다르던데, 주로 누가 짓나요? 
원필 영케이 형이 많이 지어요.
영케이 제가 가사를 많이 쓰긴 하는데 제목이 제일 어려워요. 가사 써놓고 ‘가사는 너무 좋은데 임팩트가 없다’ 하면서 상의해요. 우리끼리 투표도 해요. 제목, 도입부, 후렴구 순서로 중요한 것 같아요. 뭐가 좋았어요?

‘반드시 웃는다’가 기억에 남네요. 
영케이 원래 그 곡도 제가 ‘I Smile’이라는 제목을 가져갔는데 밋밋한 거예요. 가사에서 찾아보자 해서 발전시키다가 그걸로 정해졌어요. 특히 제목은 논의를 많이 해요.

서로의 작업에 영감을 주기도 하나요? 
영케이 영감보다는 필터. 원필이가 굉장히 직관적이에요. 저는 원필이의 감을 믿어요. 뭘 해도 꼭 가장 좋은 걸 뽑아요. 진짜 소름이에요. 원필이가 괜찮다고 하면 그냥 다 날리는 거고, 진짜 좋다고 하면 잘한 거예요. 또 원필이가 가사에 대해 ‘이게 무슨 말이야?’ 하면 수정해요. 이렇게 주의 깊게 봐줬는데도 한번에 와 닿지 않는다면 보통 분들에게 전달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요.

영케이가 입은 셔츠와 팬츠는 모두 코스. 플립플랍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제목을 생각하면 ‘좀비’는 좀 이질적이었죠. 하지만 들어보니 데이식스 노래더라고요. 이 노래로는 어떤 변화를 추구하고 싶었어요? 
영케이 결과만 놓고 보면 ‘좀비’가 역대 최고 성적이에요. 4위를 했는데요, 음원 사이트 1위 경쟁에 저희 이름이 올라갔어요. 상상도 못한 일이었어요. ‘좀비’는 어떤 곡을 써보자고 정해두고 원필이랑 저랑 둘 다 가사를 써온 곡이었어요.
원필 원래는 후렴구 가사가 ‘내가 좀비가 된 것 같아~’ 였어요.(웃음)
영케이 첫 라인이 그거였는데, 좀비라는 단어가 제일 기억에 남는 거예요. 거기서 조금씩 바꿨어요.

영케이는 ‘좀비’의 도입부를 맡았죠? 각자 자신의 파트를 어떤 느낌으로 소화하려고 했어요? 
영케이 저희는 보통 가이드버전이 그대로 앨범에 나와요. 도입을 맡은 건 제가 저음인 이유도 있을 거예요. 저희는 항상 가사를 쓸 때 주장이 있거나 강렬한 요구가 있거나, 원하는 바가 확실히 있는 가사를 써왔어요. 하지만 ‘좀비’는 ‘그래 난 이렇게 돼가고 있어’ 정도의 느낌이라 힘없음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도운 ‘좀비’의 드럼은 악센트를 확실히 줘야 할 때 주자는 생각으로 했어요. 흐르듯이 가다가 중간에 터지는 데도 있죠. 드럼으로서 최대한 포인트를 주고 싶었어요. 이번에 악기녹음을 하면서 저희 사운드가 확실히 풍부해진 것 같긴 해요.
영케이 덕분에 이전과 이후의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원필 ‘좀비’는 타이틀로 생각하고 쓴 곡이 아니라 그냥 저희가 하고 싶은 거 하자 해서 쓴 곡이었어요. 타이틀은 따로 있었고요. 그래서 가사도, 곡 분위기도 한번도 안 해본 걸 했는데, 진영이 형이 너무 좋다고 해서 타이틀로 바뀌었어요. 힙합적인 것도 섞여 있어서 멤버들도 다 좋아했고요. 저는 이번 앨범이 전부 좋았어요.

제일 맘에 드는 앨범인가요? 
영케이 저는 제일 맘에 들어요. 사실 매번 업데이트돼요. 가장 좋아하는 저희 노래가 뭐냐고 물으면 항상 저희 가장 최근 앨범의 타이틀곡이라고 답해요. 그게 지금의 우리를 가장 잘 대표하는 곡 같아서요.

아이유가 불러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도운 저의 반응은 “와 대박… ”이었어요.
영케이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그 다음 주인가? 저희가 아이유님 노래를 라디오에서 불렀죠.(웃음)

서정적인 노래로 사랑받지만 밝은 노래도 많잖아요. 각자의 취향은 어느 쪽인가요? 
도운 좋아하는 노래가 많은데 때에 따라 슬프고 싶을 땐 ‘원하니까’ 많이 듣고, 기분이 처질 땐 ‘그렇다고요’ 듣고, 여행갈 때는 ‘한 페이지’를 듣고 있고요. 저는 개인적으로도 저희 노래를 좋아해요.
영케이 도운이가 실제로 그 누구보다 데이식스 노래를 많이 들어요. 샤워할 때도 듣고요, 데모도 엄청 많이 들어요. 너무 고맙죠. 곡 들고 나왔는데 멤버가 안 좋아해주면 자신감이 떨어지거든요.(웃음)

도운이 입은 재킷과 티셔츠는 모두 산드로 옴므. 원필이 입은 재킷과 티셔츠는 모두 푸시버튼(Pushbutton).

그나저나 그렇게 유명한 데이식스 공연을 한 번도 못 보았네요. 공연을 한 번도 못 본 사람들에게 유혹의 멘트를 던진다면요? 
원필 진짜 오기만 하면 되는데…!
영케이 한 번만 오는 사람은 진짜 없는데…!
도운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모임이 있습니다. 마이데이라고….
원필 진짜 진짜 재미있을 거예요!

지금은 뭘 준비하고 있어요? 
원필 많아요. 너무 들려주고 싶은 곡이 있어요.
도운 항상 준비하고 있어요. 다섯 명이 무사히 건강하게 음악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어요.
영케이 조만간 재미있어질 것 같아요!

요즘 다들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해요. 힘이 되는 말이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말을 듣고 싶어요? 
원필 고마워.
영케이 응원한다는 말이요.
도운 술 한잔하자! 제가 술친구가 없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