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파워는 중동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쿠웨이트에서는 아로마티카 클렌저와 댕기머리 샴푸로 아침을 시작하고, 헉슬리 에센스와 메디힐 마스크로 저녁을 마무리하는 K–뷰티 마니아의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 신드롬의 중심엔 한국에 푹 빠진 인플루언서 아시아(Ascia)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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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의 패션 블로거이자 디자이너 겸 모델, <포브스>가 선정한 중동에서 영향력 있는 여성 13위, 패션 매거진 중동판의 커버를 장식하기까지! 중동은 물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슈퍼 파워 인플루언서를 만났다. 이름은 아시아 알 파라지(Ascia Al Faraj). 2019년 10월 기준 그녀의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ascia) 팔로워는 270만 명을 넘는다. 새로운 포스팅이 올라가자마자 곧바로 수십만 개의 ‘좋아요’를 얻는 아시아의 원 톱 셀럽인 아시아. 그녀가 가진 많은 이력의 하이라이트는 다름아닌 K-뷰티 큐레이팅 숍, 서울 쿨(Seoul Kool)이 아닐까? 친구 앤지(Angie)와 공동 창립한 서울 쿨은 ‘차세대 K-뷰티 제품과 트렌드를 소개한다’는 모토로 다양한 한국 화장품을 쿠웨이트를 비롯한 중동 전역에 전파하고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플랫폼이다.

<얼루어>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해요.
쿠웨이트를 베이스로 패션 & 라이프스타일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어요. 패션계에서 일을 시작했고, 2012년에 결혼해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하죠. 요즘 가장 주력하는 일은 서울 쿨을 통해 중동에 K-뷰티를 소개하는 거예요.

K-뷰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오래전부터 K-뷰티 마니아였던 친구 앤지를 통해 2~3년 전쯤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 후로 제 삶이 바뀌었죠. 극도로 민감한 피부라 여드름 등 피부 문제가 많았는데, K-뷰티 화장품을 사용하고 피부가 빠르게 개선되었거든요. 이 특별한 경험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K-뷰티의 정체성은 뭐라고 생각해요?
K-뷰티 제품은 다른 나라 제품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피부 건강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가격대도 적당하고, 제품 설명이 상세해 사용자가 마치 전문가가 된 것처럼 피부를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죠.

중동에서의 K-뷰티의 입지는 어떤가요?
매우 긍정적이에요. 자신의 피부 타입에 어떤 제품을 사용해야 할지 잘 몰랐던 중동 소비자들이 K-뷰티에서 답을 찾았다고들 하거든요. 또, K-뷰티의 섬세한 단계별 스킨케어 방법에 흠뻑 매료되어 있죠. 아직 중동에서는 한국에서 예전에 유행했던 센텔라 아시아티카, 달팽이 점액, 꿀벌 유래 성분 등이 인기예요. 하지만 점점 트렌드를 흡수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국과의 트렌트 시차가 줄고 있어요.

반대로 한국에 소개하고 싶은 중동 뷰티가 있나요?
중동 여성들은 색조 메이크업에 대한 관심이 대단해요. 다양한 컬러, 과감하고 예술적인 표현을 거침없이 시도하거든요. 평범한 여성들도 메이크업 실력만큼은 수준급이에요. 자연스럽게 중동의 색조 메이크업 제품 퀄리티도 높은 편이죠. 또한, 스킨케어는 전통적으로 중동에서 널리 사용되어온 로즈 워터, 올리브오일 성분을 함유한 좋은 제품이 많답니다.

한국에 자주 오나요? 오면 주로 하는 일이 궁금하네요.
3개월에 한 번 정도 한국에 와요.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캐치하기 위해서죠. 한국에 오면 서울 쿨 웹사이트용 콘텐츠 제작과 비즈니스 미팅 등 쉴 틈 없이 일해요. 컬래버레이션을 목적으로 한국 인플루언서들을 만나기도 하죠.

당신의 소셜미디어와 서울 쿨에서 가장 인기인 K-뷰티 브랜드는 무엇인가요?
네오젠, 코스 RX, 벤튼, 헤이미쉬, 평강율 등을 꼽을 수 있어요. 평강율의 에센스 토너는 민감 피부인 제가 가장 좋아하는 K-뷰티 아이템이기도 하죠.

K-뷰티도 장점만 있을 순 없겠죠. 아쉬운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경쟁을 위한 빠른 변화가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요. 소비자가 어떤 제품이나 사용법에 적응하자마자 새로운 아이템과 사용법이 등장하니 혼란스러울 수도 있죠.

이번 방한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트렌드가 있다면?
창립자의 독립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탄생한 인디 브랜드들이요. 대기업 사이에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멋진 브랜드가 많아졌더라고요.

최근 히잡을 벗고 멋진 헤어스타일을 드러냈어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들었는데,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19년 동안 히잡을 착용했는데, 서른 살이 되면서 정말 필요한 일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히잡은 이슬람적 가치에 근거하는 무슬림 여성의 정체성을 드러내죠. 하지만 그간 제 라이프스타일과 의식이 많이 변했더라고요. 그래서 벗기로 결심했어요. 히잡의 가치를 표현하는 건 저 말고 다른 많은 무슬림 여성들이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계획을 알려주세요.
무엇보다 중동에서 서울 쿨의 입지를 확장하는 데 주력할 거예요. 이를 위해 윤리적이고 투명한 경영, 친환경 시스템 등 시간이 걸리겠지만 중요한 일들을 먼저 추진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인플루언서로서 소셜 미디어 스타일을 재정립해야겠다는 숙제가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