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밤은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이다. 집 안 구석구석에서 읽고 싶은 네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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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방 <샐러드 기념일>(타와라 마치)
상쾌한 아삭거림과 눈부신 초록빛이 필요한 겨울, 식탁을 싱그럽게 만들어줄 책이다. 20대 서툰 진심을 사랑스럽게 담아낸 시집을 읽으며, 싱싱한 채소에 오일 몇 방울을 곁들인다. 이제는 알고 있지 않은가. 약간의 센스로 본연의 맛에 풍부한 향을 더할 수 있다는 것을. 새해 첫날, 당신만의 레시피로 샐러드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담백하고, 우아하게.

2 침대 <A가 X에게>(존 버거)
깊어가는 겨울밤, 침대에서 펼치기 좋은 책이다. 이중종신형 선고를 받고 수감된 연인에게 편지를 보내는 여주인공, 답장을 보내는 대신 편지 뒷면에 메모를 해가는 남자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상상과 공상으로 긴 밤을 지새우고, 나만의 잔상을 남길 수 있다. 게다가 존 버거의 소설이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3 소파 <자기만의 방>(버지니아 울프)
여성이 부딪혔던 벽 앞에서, 예술가로 나아가야 할 길을 그려낸 버지니아 울프. 그녀는 여성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방법으로 ‘고정적인 소득과 자기만의 방’을 말한다. 방이 아닌 자기만의 방,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말라’고 하는 글에서 그 누가 아닌 나로서 살아가며 성장하는 방법을 탐구해본다. 작지만 내가 앉기 충분한 의자에서.

4 거실 <아무튼, 서재>(김윤관)
한 해를 보내며 거실 한켠에 앉는다. 올 한 해 이 공간에 새로 들인 것과 떠나보낸 것들을 생각한다. <아무튼, 서재>는 목수가 들려주는 책장, 책상 그리고 책에 관한 이야기다. 단단하고 곧은 나뭇결과 깊숙이 풍기는 내음을 상상하며 책장을 넘긴다. 내 인생의 서가에 들어와 오래도록 머무를 존재를 위해, 단단한 사람이 되어가자고 되뇌인다.
-김윤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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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전시

새해를 위해 고요하게 마음을 정화하고 싶다면, 시간을 내어 전시장에 들를 것. <케니 샤프, 슈퍼팝 유니버스>는 ‘팝아트의 황제’라 불리는 케니 샤프의 작품 100여 점을 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다. 미국 대중문화를 기반으로 공상과학만화 캐릭터와 사회적 메시지를 결합시킨 예술 회화, 조각, 드로잉 등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롯데월드 타워 7층과 잠실점 에비뉴엘 6층에서 만날 수 있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카럴 마르턴스도 국내 관람객과 처음 만난다. 그래픽 디자인계의 거장답게, 인쇄 기반의 그래픽 디자인부터 디지털 미디어 작업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카럴 마르턴스: 스틸 무빙>은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1월20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