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콘서트를 마친 후 월드 투어를 다시 시작하기까지 겨우 사흘. 그때 만난 뱀뱀은 생기와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유독 많이 웃던 그가 말했다. “저는 그냥 뱀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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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재킷은 영오(00000). 셔츠는 캘빈 클라인 진(Calvin Klein Jeans). 데님 팬츠는 노나곤(Nonagon). 부츠는 오디너리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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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케 셔츠는 노앙(Nohant). 그린 와이드 팬츠는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화이트 스트랩 샌들은 렉켄(Rekken). 재킷은 에트로(Etro).

생 로랑의 블랙 재킷을 멋지게 차려입고 스튜디오에 들어선 뱀뱀은 콘서트를 잘 봤다는 인사에 활짝 웃었다. “어땠나요?” “즐거웠어요?” “언제 왔는데요?”, “저희 잘 보였나요?” 등등 먼저 질문을 쏟아내는 그에게 기분 좋은 생기가 느껴졌다. 뱀뱀은 올해가 자신의 최고의 해가 될 것 같다고, 모든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지만, 그 최고의 해를 만든 주역은 아마도 자기 자신일 것이다.

고양이를 데려왔네요?
예방 접종하러 동물병원에 갔다가 곧장 왔어요. 오늘 처음 공개하는 거예요. 이름은 푸딩이에요. 다른 애는 라테, 컵케이크예요. 컵케이크는 여자예요.

모두 디저트 이름이에요. 디저트를 좋아해서요?
모르겠어요. 그냥 생각나는 대로 붙이다 보니. 컵케이크는 아직 공개 안 했어요. 집에 가면 얘들이 ’야옹, 야옹’하며 달려오는데 그게 큰 힐링이에요.

고양이는 좀 무심하잖아요. 데면데면한 집도 많다는데요?
아기 고양이 때부터 키워서 그런지 애교가 진짜 많아요. 우리 고양이는 사람을 좋아해요. 쉬는 날엔 고양이 세 마리와 영화를 보면서 같이 자요. 친구들도 집에서 만나고요. 고기를 구워 먹기도 해요. 97년생 친구들이 집이 모인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제가 똠얌꿍을 만들었어요.

그저께 <Eyes on You> 서울 콘서트가 끝났어요. 좀 쉬었어요?
어제 하루 쉬었는데, 정말 푹 쉬어서 하나도 피곤하지 않아요. 어젯밤에는 태국 콘서트할 때 태국 노래 다 같이 부를 예정이라 그걸 녹음했어요.

뱀뱀이 ‘스포의 요정’이라면서요? 어쩌다 생긴 별명이죠?
스포 안 하려고 하다가 실수로 한 적이 되게 많어요.(웃음) 다른 멤버에 비해서는 가끔 대놓고 말할 때가 많아요.

이번 콘서트는 갓세븐에게 어떤 의미였나요?
처음 콘서트할 때는 마냥 떨렸어요. 무대 경험도 많이 부족할 때였거든요. 이번에는 저희가 “완전 잘한다”까지는 아니라도 첫 콘서트보다는 좀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요. 실력도 팀워크도 모든 것이 더 탄탄해졌어요.

진영과 유닛 무대가 있었잖아요? 반응이 뜨거웠어요.
저희 유닛 무대에 쓴 의자 보셨어요? 연출팀에 그 의자 쓰게 해달라고 엄청 많이 부탁했어요. 백퍼센트 팬들의 반응이 좋을 거라고 제가 막 졸랐어요. 처음에는 어렵다고 했는데 결국은 됐어요. ‘퀄리티’ 위해서요. 전에 제가 진영이 형처럼 메이크업 없이 학생처럼 옷 입고 방송한 적 있었고, 진영이 형도 ‘뱀뱀’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메이크업 세게 하고, 옷 화려한 것 입고요. 이번에는 중간을 찾은 것 같아요. 저와 진영이 형의 중간 지점이요.

모두 세 개의 유닛이 있었는데, 어떻게 만들어졌어요?
저와 진영이 형이 가장 먼저 정해졌어요. 콘서트에서 새로운 그림을 보여주고 싶은데, 저와 JB 형이 하면 센 두 명이라 원래 그림이 나오고, 저와 유겸이 하면 막내 그림이 뻔하고. 저랑 잭슨 형이랑 하면 랩 팀이 되죠. 그래서 진영이 형이랑 하는 게 좋았어요. 멤버들도 어떤 느낌일지 상상이 안 간다고 했어요. 진영 형도 저한테 “너한테 맡길게. 네가 생각해보고 작업하고 와”라고 했는데, 이 곡이 나왔어요. 처음에는 형이 되게 당황스러워했는데 제가 계속 설득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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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종은 에트로. 베스트는 에피그램(Epigram). 팬츠는 오디너리 피플. 브라운 뮬은 벨루티(Berluti). 가방은 세르주 포에틱(Serge Poe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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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화이트 셔츠, 블랙 팬츠 모두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부츠는 뱀뱀의 것.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선물이죠. 다음에는 어떤 유닛을 해보고 싶어요?
저랑 영재 형. 이것도 또 상상이 가지 않잖아요? 영재 형은 랩도 안 하고 발라드만 불렀던 사람인데, 진영이 형에게 변화를 준 것처럼 변화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영재 형은 저랑 하면 발라드를 하면 안 되고 다른 것 해야 해요. 이번에 ‘킹(King)’ 했으니까 다음에는 ‘갓(God)?’

영재가 안 한다고 하면요?
안 한다 할 수 없어요. 이번처럼 진영 형한테 한 것처럼 하면 돼요.(웃음) 진영 형도 처음에만 어색해했지, 마지막 날 콘서트에서 “제 길을 찾은 것 같아요”라고 했어요. 영재 형도 이런 콘셉트이고, 무대는 어떻게 할 거라고 설명하면 안 할 수가 없을 거예요. 자신 있어요.

첫 콘서트에서는 마냥 밝았던 뱀뱀이 마지막 콘서트에서는 눈물을 보였다면서요? 제이비도요. 뱀뱀이 팬들에게 한 말도 화제가 되었고요.
JB 형 자주 울어요. 한 다섯 번은 울었을걸요? 계속 울어서 뭐라고 하는지 잘 못 알아들었는데, 힘들게 음악 했는데 들어줄 사람이 있어서 좋다고 말한 것 같아요. 저희도 그렇지만 JB 형은 진짜 음악이 좋아서 음악을 만든 사람이니까 리스너가 생긴 행복감이 클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데뷔하고 그날 콘서트에서 처음 울었어요. 모르겠어요, 어떤 감정인지. 표현이 안 돼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좋아서 운 거지 싫어서 운 건 아니었어요. 팬들에게 우리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저는 반응을 못 봤어요. 반응을 보려면 제 모습을 봐야 하는데, 창피해서 못 보겠더라고요.

이번 콘서트에 멤버들이 의견을 많이 냈나요?
많이 냈어요. 오프닝 인트로 노래도 저희 의견이었어요. 그리고 저 샤워하는 거, 유닛 무대, 앙코르 무대 때 입은 티셔츠도 저희가 디자인에 참여했고요. ‘아가봉(아이갓세븐의 응원봉)’에 블루투스 기능을 추가해서 리뉴얼하자는 것도 저희 의견이었는데, 무대에서 정말 잘 보였어요.

콘서트가 끝난 후에는 무엇을 했어요?
아무 생각 안 하고 그냥 잤어요. 사흘을 너무 달려서 피곤했어요. 원래는 방 정리도 좀 하고 맥주도 한잔하고 싶었는데, 고양이 밥만 주고 씻고 잤어요.

그래도 씻고 잤네요! 콘서트 강도를 보면 그냥 옷 입은 채로 자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아요.
저는 안 씻으면 못 자요. 아침에도 안 씻고 나가면 엄청 찝찝하고요. 어릴 적부터 해온 습관이에요. 또 젓가락, 숟가락, 빨대를 같이 못 써요. 예전에 태국에서 감기가 심하게 유행한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엄마가 만들어준 습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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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는 에피그램. 팬츠는 버버리(Burberry). 슬라이드 슈즈는 발리(Bally).

얼마 전 군대 추첨을 위해 고향인 태국에 갔잖아요? 그날 저도 유튜브 중계로 틈틈이 현장을 지켜봤어요. 갓세븐 팬클럽뿐만 아니라 아주 많은 사람이 응원했잖아요? 어떤 기분이었나요?
군대 공 뽑는 걸 누가 궁금해할까 싶었는데요.(웃음) 저를 걱정해주고 관심 가져준 자체가 너무 감사하죠. 하루 종일 검색어가 1위였는데 저도 정말 깜짝 놀랐어요.

태국 팬들은 뱀뱀을 뭐라고 부르나요? 특별히 부르는 애칭이 있어요?
몇 개 있어요. 태국 이름(칸피묵 푸와쿤) 있고, 하나 더 있어요. ‘따노’라는 단어가 있는데 ‘내 아이’라는 뜻이에요. 태국의 보물이라는 별명도 있는데 마음에 들어요. 한국 이름도 있어요. 배문배. 언제부터 내 성이 배가 됐지? 하하!

뱀뱀에게는 “나는 뱀뱀이란 친구가 눈에 들어오네”라는 명대사가 있었죠? 이제는 좋은 추억이 되었네요?
그 명대사가 제가 데뷔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 저는 원래 그 배틀 멤버도 아니었어요. 연습생 방학하고 태국에 갔는데, 도착하자마자 회사에서 다시 와야 할 것 같다는 거예요. 그래서 바로 돌아가서 딱 4일 춤을 배우고, 준비하고, 방송했어요. 운이 좋았어요. 제게는 상상도 못한 기회였죠.

그처럼 어릴 때 만난 갓세븐 멤버들이 이제 멋진 남자가 됐잖아요. 뱀뱀의 시각에서 보면 어때요?
다 늙었어요.(웃음) 이제 체력이 안 따라줘요. 잠을 잘못 자도 허리가 아파요.(웃음) 그래서 저도 몸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요즘 멤버들을 보면 ‘언제 이렇게 됐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유겸이를 봐도 그래요. 유겸이가 데뷔할 때 18살이었는데… 요새 보면 남자가 됐어요. 내 친구 언제 이렇게 됐지? 유겸이도 아마 저를 보면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예요.

멤버들과 같이 성장했잖아요.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을 것 같아요.
서로 배운 것 같아요. 저흰 연습생 때부터 지금까지 똑같아요. 일단 저는 멤버들과 지내면서 한국어가 엄청 많이 늘었어요. 옛날엔 저도 ‘애기’였고, 외국인이니까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잘 전달되는지 몰랐어요. 영어도 마크 형, 잭슨 형이랑 놀면서 배웠어요. 서로를 통해 사람을 대하는 행동도 많이 배웠어요. 노력하고 열심히 하는 건 다 똑같았어요. 그래서 갓세븐으로 데뷔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밴드마다 외국인 멤버가 한두 명은 꼭 있죠. 먼저 경험한 뱀뱀이 조언해주고 싶은 게 있나요?
저는 향수병은 별로 없는 편이었어요. 갓세븐의 외국인 멤버들이(뱀뱀, 잭슨, 마크) 한국어를 진짜 잘한다고 생각해요. 틀리든 말든 자신감 있게 이야기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사실 어떻게 배웠는지 모르겠어요, 하하!

가사를 쓸 때 어떤 언어가 편한가요?
한국어, 영어, 태국어 순이요. 한국 가사는 작업도 많이 하고 랩도 하고, 작곡, 작사를 많이 했는데 어떤 단어를 써야 랩할 때 멋있을지 모르겠어요. 요즘은 문자 메시지를 입력할 때에도 태국어보다 한국어가 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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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는 산드로(Sandro).

데뷔 초기와 비교하면 지금 갓세븐의 음악이 많이 달라졌어요. 직접 설명해줄 수 있나요?
점점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있어요. 저희가 수록곡까지 다 작사, 작곡 하니까요.처음과 달리 지금은 회사에서도 인정을 많이 해주세요. 회사 분들도, 팬 분들도, 다른 가수들도 ‘너네 노래 좋다’고 많이 말해줘요. 작사, 작곡은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아티스트들도 많이 하죠. 노래를 만들 수 있어야 저희의 길이 더욱 넓어지고 길어질 것 같아요.

특히 욕심이 나는 분야는요?
작사만 하다가 작곡을 하니까 재미있어요. 작곡을 하니까 비트나 스네어, BPM도 알게 되고 노래 부를 때에도 곡을 좀 더 잘 이해하게 되었어요. ‘King’도 이틀만에 만들었어요. <블랙 팬서>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영화를 보신 분은 알 거예요.

안무가 너무 좋아서 빨리 무대에 오르고 싶었던 곡이 있나요?
전 ‘Look’ 안무가 정말 하고 싶었어요. 뻔하지 않잖아요? 앞만 보고 하는 것 아니고 돌면서 하니까. 요즘 트렌디한 춤 동작도 많이 들어가서 얼른 하고 싶었어요. 지금도 아무리 춰도 안 질려요. ‘Look’ 안무만의 재미가 있어요. 또 ‘하드캐리’랑 ‘니가 하면’을 좋아해요. 옛날이나 지금이나 안무는 ‘빡세요.’(웃음) 이건 안 변해요. 춤 동작만 변하지 안 변해요. 체력 소모가 커요.

퍼포먼스에 강한 멤버잖아요? 춤을 출 때 어디에 신경 쓰나요?
제가 그런가요? 진짜? 그렇게 생각해주면 너무 감사하죠, 동작을 깔끔하게 하려고 노력해요. 이 동작, 다음 동작이 구분되게요. 최대한 거슬리는 동작 없이 표현하려고 해요. 하지만 갓세븐의 춤은 유겸이죠.

뱀뱀은 뭐예요 그럼?
전 그냥 뱀뱀.(웃음)

좋은 가수가 되겠다고 늘 다짐하는데, 어떤 가수가 좋은 가수인가요?
라이프스타일, 취미나 성격, 사람을 대하는 행동을 다 합쳐서 생각해요. 성격이 진짜 못됐는데 음악을 잘하면 좋은 가수일지 모르지만, 최고의 가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람 자체가 좋고 음악까지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제 이틀 후면 다시 월드투어가 시작돼요. 떨려요?
너무 좋아요. 올해 2018년도가 좀 다르게 느껴져요. 월드 투어도 하고, 하지 못한 것들도 하고. 제 인생 중에 최고의 해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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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은 오디너리 피플. 티셔츠는 닐 바렛(Neil Barrett). 블랙 레더 팬츠는 코치1941(Coach1941). 블랙 앵클 부츠는 영오. 벨트는 뱀뱀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