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했던 봄 햇살이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빛으로 바뀌는 계절. 건강한 피부를 지켜내려면 자외선 차단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번 시즌 출시된 자외선 차단제의 면면부터 내 피부에 꼭 맞는 자외선 차단제 추천까지 준비했다.

1 2017년식 자외선 차단제의 조건
스킨케어와 베이스 메이크업의 경계에 서 있는 자외선 차단제는 스킨케어가 갖춰야 할 수분과 영양은 물론 베이스 메이크업 단계에 필요한 기능까지 두루 요구된다. 그런 만큼 해가 거듭할수록 남다른 기술력을 앞세운 자외선 차단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자외선 차단제는 유기농 브랜드건 그렇지 않건 결국 화학 성분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므로 늘 안전성에 대한 이슈가 꼬리표처럼 붙어다닌다. 피부에 자극이 적은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는 백탁현상이 단점으로 부각되었고,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에 침투된 자외선을 분해시키는 과정에서 피부에 자극이 가해진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곤 했다. 상반기 자외선 차단제 라인업을 재정비한 아넷사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 성분의 배합에 좀 더 집중했다.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할 때 차단 지수만큼 신경 쓰는 부분이 바로 발림성입니다. 스킨케어와 베이스 메이크업 기능을 모두 갖춰야 하기 때문이죠. 차단 지수가 아무리 높아도 백탁현상이나 뾰루지 등 피부 트러블의 기미라도 보이면 재구매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특히 산뜻하게 발리는 것을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에게서 이러한 성향이 뚜렷하죠. 그래서 파란 자차의 경우 무기와 유기 자외선 차단 필터를 섞고, 자외선 차단 성분을 친수성 화합물로 감싸 특유의 뻑뻑함을 없애서 수분 젤 에센스를 바르는 느낌이 들도록 발림성을 개선했어요.” 시세이도 교육팀 손혜미 차장의 설명이다. 국내 화장품 제조사의 한 연구원도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백탁현상과 끈적임, 유분기 완화는 자외선 차단제의 큰 숙제라고 할 수 있어요. 브랜드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말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선크림에 흔히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 성분을 배제하고 오일 성분만으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메커니즘을 개발하기도 하고, 물리적 선크림의 경우 백탁현상을 없애기 위해 무기 자외선 차단 필터를 좀 더 미세하게 쪼개는 분산 기법을 적용한 제품도 있습니다. 가장 많이 시도하는 부분은 자외선 차단 성분의 함유량을 최소화하거나 자외선 차단 성분과 보습, 영양 성분의 혼합률을 조금씩 달리하는 방법입니다.” 실제로 상반기 출시가 예정된 약 30종의 자외선 차단제를 테스트해본 결과 질감이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백탁현상의 유무만으로 물리적,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를 구별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두 카테고리 간의 차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촉촉한 건 기본이고 다음 단계의 BB나 CC크림, 파운데이션을 여러 번 덧발라도 피부가 답답하지 않았다.

신상 자외선 차단제에서 또 하나 공통적으로 발견된 건 평균 50에 이르는 높은 자외선 차단 지수였다. 실내에 머무는 경우 SPF30이면 충분하고, SPF50 혹은 그 이상은 야외 활동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차단 지수가 높을 필요가 있을까 싶은 의문이 들었다. “과거에 비해 미세먼지와 대기 온도 상승 등 피부를 위협하는 외부 요인이 많아진 현상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그리고 똑같은 SPF50이라도 워터프루프 여부나 제형에 배합된 스킨케어 성분의 함량에 따라 자외선 차단 지속 시간이 달라요. 그만큼 가장 기본이 되는 차단 지수만큼은 강력한 SPF50 정도를 선호하는 추세가 강합니다. SPF30 정도의 제품을 적정량(강낭콩 2개 분량) 발랐을 경우 약 7~8시간 정도 차단되지만 메이크업 위에 선크림을 덧바르는 수정 화장이 번거로울 수 있으므로 보다 편리한 선케어를 위해 지속시간이 12시간 정도 되는 SPF50의 자외선 차단제 출시가 많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단, 자외선 차단 지수가 50정도라도 피부에 유해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의 글로벌 마케팅팀 신양희 팀장의 설명이다. 또한 선번과 피부 홍반을 일으키는 UVB 차단 지수인 SPF와 함께 피부 진피층까지 침투해 세포 손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UVA의 차단 지수를 나타내는 PA 지표 역시 4등급까지 높아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지난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능성 화장품 심사 규정’ 개정에 따라 선크림 차단 지수 범위가 기존 3등급(+++)에서 4등급(++++)으로 확대된 영향으로 볼 수 있다.21 아벤느의 미네랄 플루이드 SPF50/PA++++ 민감성, 안 자극 테스트를 완료한 저자극 선블록. 100% 무기 필터만 적용해 임산부와 영유아도 사용할 수 있다. 40ml 3만2천원.

2 네이처리퍼블릭의 카렌듈라 아이스 퍼프 선 SPF50+/PA+++ 미니 퍼프가 내장된 쿠션 스프레이 타입으로 시원하게 발린다. 캐머마일 추출물이 뜨거운 열에 지친 피부를 진정시킨다. 100ml 1만9천9백원.

3 니슬의 에코 베리어 논 케미컬 선크림 SPF50+/PA+++ 100% 천연 유래 미네랄 필터가 피부에 보호막을 만들어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을 줄인다. 50ml 2만7천원.

4 RMK의 롱래스팅 UV SPF45/PA++++ 투명하게 발리는 자외선 차단제로 과다 분비되는 피지를 조절하는 파우더를 함유해 보송보송한 피부 표현이 가능하다. 30ml 4만1천원.

5 아웃런의 에어 선스틱 SPF50+/PA++++ 스틱 타입으로 여러 번 덧발라도 투명하게 발린다. 끈적임 없이 발려 산뜻한 편이다. 15g 2만원대.

6 문샷의 멀티 프로텍션 유브이 바운서 SPF50+/PA+++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 아쿠아 베이스의 촉촉한 포뮬러가 피부결을 매끈하게 정돈한다. 50ml 3만5천원.

7 셀퓨전씨의 레이저 썬스크린 100 SPF50+/PA+++ 무기계와 유기계 자외선 차단 성분이 최적의 비율로 배합되어 피부과 시술 후에도 자극 없이 사용할 수 있다. 50ml 4만2천원대.

 

2 1인 다역을 해내다
2017년 신 자외선 차단제의 두 번째 키워드는 복숭앗빛 피부결을 만드는 브라이트닝! 핑크빛 윤기가 흐르고 얼굴에 반사판을 댄 듯 건강해 보이는 피부 표현이 강세로 떠오르면서 자외선 차단제 하나만 발라도 피부톤 개선, 피부결까지 한 번에 관리해줄 똑똑한 제품이 앞다퉈 출시되고 있다. 시슬리는 화이트닝 라인인 휘또블랑 라인업에 자외선 차단제를 새롭게 추가하며 결점 없는 피부에 중점을 뒀다. 미네랄 선스크린 성분인 티타늄디옥사이드와 함께 안정화된 비타민 C 성분과 루바브 식물에서 추출한 브라이트닝 성분을 핵심으로 담았다. 살구빛 텍스처의 메이크업 포에버의 UV프라임은 자외선 차단은 기본, 투명한 안색을 찾아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나스의 래디언스 프라이머 SPF35는 강력한 자외선 차단력은 물론 피부에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배합된 인비저블 디펜스 테크놀로지를 적용해 깨끗한 베이스 메이크업을 돕는다. 이 밖에도 핑크 베이지 컬러의 닥터지와 더샘을 비롯해 쿠션 팩트 타입의 선블록을 선보인 아이오페나 프리메라는 피부톤과 피부결을 보정하는 메이크업 베이스 역할까지 해내는 1인 다역의 제품을 선보였다. 잡티나 여드름 흔적이 심하지 않다면 파운데이션을 덧바르기보다 컨실러로 잡티만 정돈하면 이번 시즌 피부 표현의 트렌드인 자연스럽고 맑은 피부를 연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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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닐라코의 프라임 프라이머 선 SPF50+/PA+++ 자외선 차단 성분에 보습 성분을 더해 피부를 더욱 촉촉하게 한다. 파우더 성분이 피지 분비를 조절해 오랜 시간 보송보송하다. 30ml 2만2천원.

2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UV 마스터 프라이머 SPF40/PA+++ 프라이머처럼 피부결을 매끈하게 하는 자외선 차단제로 포뮬러 속의 보랏빛 펄이 어둡고 노란 기가 도는 칙칙한 피부를 한 톤 밝힌다. 30ml 7만4천원대.

3 어딕션의 스킨 프로텍터 SPF50/PA+++ 무색의 투명한 제형으로 피부 표면을 균일하게 정돈하고 다음 단계 메이크업의 지속력을 높인다. 30g 4만6천원.

4 메이크업 포에버의 UV 프라임 SPF30/PA+++ 복숭앗빛 제형으로 높은 자외선 차단력은 물론 메이크업 베이스 기능까지 추가돼 피부톤을 화사하게 밝힌다. 30ml 5만4천원대.

5 아이오페 UV 쉴드 선 쿠션 수분 파우더를 함유해 속은 촉촉, 겉은 보송하게 마무리되는 자외선 차단 쿠션. 13g 2만8천원대.

6 나스의 래디언스 프라이머 SPF35/PA+++ 캡슐로 보호된 자외선 차단 필터가 자외선과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진주빛 펄을 함유해 피부를 톤업시킨다. 30ml 5만원.

 

3 항산화가 필요해
제아무리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도 피부에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자외선을 100% 차단할 수는 없다. 이때 미처 차단되지 못하고 피부에 투과된 자외선은 그 양이 적더라도 피부 안에서 산화반응을 일으키고 피부 장벽과 지질막을 손상시킨다. 좋은 스킨케어 제품으로 애프터 케어를 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항산화 기능을 담은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면 피부 속 활성산소를 중화시킬 수 있다. 최근 전 세계를 위협하는 환경적인 요인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대기오염이 심한 서울은 계절을 불문하고 365일 미세먼지의 공격을 받고 있다. 물을 많이 마시거나 비타민을 섭취하고 황사 마스크를 사용하는 건 일차적인 대안에 불과하다. 피부는 특히 대기오염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므로 좀 더 확실한 대처가 필요하다. 모공보다 작은 크기의 미세먼지는 피부에 들러붙어 염증뿐만 아니라 다크스팟, 미세 주름을 유발하는데 요즘의 자외선 차단제는 이러한 환경적 요인으로부터 강력한 보호막이 되어준다. 이에 대형 뷰티 브랜드들은 환경에 대응하는 새로운 유형의 자외선 차단제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샤넬과 엘리자베스 아덴, 랑콤은 아예 제품 패키지에 UV 폴루션이라는 부제까지 달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스킨케어 제품에 버금가는 항산화 성분을 함유해 광노화와 열노화에 철저히 대비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의 끈적거리는 제형은 공기 중의 먼지가 피부에 쉽게 들러붙을 수 있다는 점을 간파해 바르는 즉시 차단막이 생기는 투명한 제형을 개발하거나 미세먼지 흡착 효과가 있는 특수 필름 성분을 담아 외부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자외선 차단제를 선보이기도 한다. 이 밖에도 스마트폰과 텔레비전, 게임기 등에서 강하게 노출되는 블루 라이트나 인공 광선까지 빈틈없이 막아주는 것도 요즘의 자외선 차단제가 갖춘 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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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샤넬의 UV 에쌍씨엘 젤-크림 UV-폴루션 SPF50 햇빛과 대기오염 물질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티아르꽃 추출물을 함유했다. 젤 타입의 가벼움과 크림 제형의 편안함을 동시에 갖춘 새로운 질감을 지녔다. 30ml 7만2천원.

2 엘리자베스 아덴의 항산화 브로드 스펙트럼 SPF50/PA++++ 대기오염을 비롯한 환경적 산화 요인을 차단하는 안티-폴루션 자외선 차단제. 그린티와 페룰산 등 강력한 항산화 성분을 담아 광노화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40ml 8만9천원.

3 라비다의 선 솔루션 프레쉬 선 에센스 IRF 20 SPF50+/PA++++ 자외선에 의한 광노화뿐만 아니라 태양열에 의한 열노화까지 차단하는 자외선 차단제. 미네랄이 풍부한 대나무 수액 성분이 달아오른 피부를 시원하게 진정시킨다. 70ml 3만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