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들어서면 파리의 오래된 약국이 눈앞에 고스란히 펼쳐진다. 수백 개의 향수와 오일들이 뒤섞여 만들어낸 향기가 공간을 묵직하게 채운다. 불리 1803이 드디어 서울 청담동에 문을 활짝 열었다. CEO이자 크리 에이티브 디렉터인 람단 투아미와 빅토르 드 타일라 부부를 만났다.

 

파리의 불리 1803 매장을 그대로 재현한 청담 매장.

파리의 불리 1803 매장을 그대로 재현한 청담 매장.

CEO인 빅토르 드 타일라와 람단 투아미 부부.

CEO인 빅토르 드 타일라와 람단 투아미 부부.

불리 1803의 오 트리쁠 향수. 75ml 19만8천원대.

불리 1803의 오 트리쁠 향수. 75ml 19만8천원대.

람단은 씨흐트루동의 CEO이기도 하고, 빅토르는 화장품부티크인 파퓨메르 제네랄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불리1803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영국인 친구가 처음 소개해줬는데, 우리 욕실에 놓고 싶을 만큼 마음에 들었다. 그게 첫 만남이었다. 사용해보니 순한 사용감도, 파리 약국에서 200년 전 시작되었다는 역사도 다 매력적이었다.

불리 1803의 새로운 디렉터로서, 꼭 지키고 싶은 유산이 있다면?
2년 전 파리에 불리 1803 매장을 다시 열었을 때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들이 창립자인 장 뱅상 불리의 식초 화장수를 사러 매장에 왔었다. 책임감이 들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천연 재료를 고르고, 그 흔한 플라스틱 용기나 캡조차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구매 손님에게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일일이 다 손수 포장해주고 정성스레 손글씨를 써주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불리 1803을 프렌치 쿠튀르 뷰티라 정의한다.

향수가 특이하다. 바르면 우유처럼 하얗게 변한다.
워터 베이스이기 때문이다. 알코올 베이스는 알코올이 증발한 후 고유의 향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뿐 아니라 피부에 자극적인 용매이기도 하다. 불리 1803의 향수는 워터 베이스라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고, 옷에 착색되지 않는다.

불리 1803은 핸드 크림과 치약으로 유명하다. 그 외 추천해주고 싶은 제품이 있다면?
포마드 비지날 수분 크림과 오 수페핀 수딩 로션. 진정 효과와 보습력이 탁월하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제품들이기도 하다.

한국의 소비자들이 불리 1803 하면 어떤 이미지를 떠올렸으면 하나?
불리 1803에는 마케팅 부서가 따로 없다. 우리가 제품 개발부터 매장 인테리어까지 다 직접 한다. 파리의 불리 1803 매장에 들어서면 근사한 향기가 나는데, 어떤 향이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그건 특정 제품의 향기가 아니라 매장 안의 모든 제품, 집기가 함께 만들어내는 공기이다. 불리 1803은 단순한 뷰티 브랜드가 아니라, 문화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