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스모키 메이크업을 걷어낸 말간 얼굴을 장밋빛으로 물들였다. 청초한 소녀와 고혹적인 여인 사이를 오간 스물다섯 살 현아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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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E 퍼펙트 아이즈 멀티 팔레트 무드메이커의 샴페인 골드 컬러 이븐샤인을 아이홀 중앙과 언더라인 중앙에 발라 화사함을 더하고 카푸치노 컬러를 눈두덩 전체에 가볍게 펴 바른다. 브론즈 컬러와 브라운 컬러를 섞어 쌍꺼풀 라인에 발라 음영을 넣는다. LIP 버건디 컬러의 퍼펙트립스 커빙 립스틱 딥 커션으로 입술선을 자연스럽게 살려 바른다. 제품은 모두 토니모리. 새틴 소재 드레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포미닛 해체 후 첫 솔로앨범 <어섬(A’wesome)> 발매를 열흘 앞두고 현아를 만났다. 올해로 데뷔 10년 차, ‘걸크러쉬 종결자’, ‘패왕색’, ‘섹시 현아’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그녀지만, 데뷔 후 오랫동안 고수해온 짙은 스모키 메이크업과 컬러렌즈, 레드 립스틱에 가려졌던 색다른 매력을 끌어내고 싶었다. 말간 얼굴에, 입술을 장밋빛으로 물들인 현아가 수십 송이의 장미에 얼굴을 묻었다. 우아한 줄만 알았던 장밋빛이 현아를 만나자 고혹적인 색깔을 입었다. 분홍 장미처럼 은은한 분홍빛 입술도, 붉은 장미처럼 강렬한 붉은빛 입술도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한 현아. 소녀처럼 말간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선 모습도 참 예뻤다. 스물다섯 살의 현아는 만개한 꽃처럼 아름다웠다.

짙은 스모키 메이크업에 레드 립스틱을 바른 모습만 보다 말간 얼굴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을 보니 낯설기도 하고 신선했어요.
이렇게 많은 꽃에 둘러싸여 촬영해본 건 처음이에요. 장미가 가득 피어 있는 정원에서 촬영하는 기분이었죠. 촬영을 하면서 이렇게 꽃과 함께 촬영할 기회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레드 컬러만 어울릴 줄 알았는데 로즈 컬러도 잘 어울려요.
요즘은 로즈나 코럴, 누드 컬러의 립스틱이나 립글로스에도 눈길이 가요. 최근에는 예전보다 여리여리한 분위기로 메이크업을 하고 시상식이나 행사장에 가곤 했어요. 누드톤 립스틱에 골드 펄이 섞인 투명한 립글로스를 얹어도 매력적이죠.

다양한 스타일에 도전하는 것에도 두려움이 없는 편이죠? 요즘 가장 ‘꽂힌’ 건 뭐예요?
좀 엉뚱한 답변일 수는 있지만 파인애플이에요. 2년 전부터 파인애플이 그려진 물건에 푹 빠져 있어요. 조명이나 인테리어 소품부터 티셔츠나 속옷, 양말 같은 패션 소품까지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어요.

새 앨범이 나오면 뮤직 비디오에서 입고 나온 의상이나 메이크업, 헤어 스타일이 음악만큼이나 화제가 되죠. 이번에는 어떨 것 같아요?
이전 앨범보다는 힘을 뺐지만 그래서 여자분들은 더 좋아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조금 더 따라 해볼 수 있는 여지가 많아졌으니까요.

앨범 전체 분위기부터 퍼포먼스, 무대 위에서의 헤어, 메이크업과 의상까지 직접 의견을 내고 이끌어간다고 들었어요.
앨범을 전체적으로 끌고 나가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언젠가부터 억지로 꾸미거나 만들어내는 게 싫어지기도 했고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과 취향을 팬들과 공유하면서 희열을 느껴요. 모든 분이 제 음악과 스타일을 지지할 수는 없으니까요.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을 듣다가 다음 앨범에 어떻게 녹여낼까 고민해요.

새 앨범의 색깔이나 퍼포먼스, 의상 같은 걸 정할 때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요?
유르겐 텔러와 테리 리처드슨의 사진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빈티지풍의 소품이나 의상을 좋아하는데, 옛날 잡지나 영화 속 소품이나 의상을 보다가 영감을 얻기도 하죠. 쉴 때는 혼자 집에서 영화를 봐요. 최고의 힐링 시간이에요.

최근 영화 <곡성>에 캐스팅될 뻔했던 게 이슈가 되기도 했죠. 연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없나요?
최근에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전혀 없어요. 무대 위에서 쏟아야하는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싶지 않아요. 아직 가수로서 보여줘야 할 게 너무나 많고, 사실 겁도 많은 편이에요. 제가 잘하는 걸 하고 싶어요. 요즘 들어 더욱더 한길만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올해로 데뷔 10년 차인데, 그동안 보여준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를 주고 싶지는 않나요?
지금이 좋아요. 10년 가까이 무대 안팎에서 최선을 다해 저만의 분명한 색깔을 갖게 됐는데 이제 와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꾸고 싶지는 않아요. 솔직히 청순하거나 우아한 이미지는 제 옷이 아닌 것 같아요. 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걸 찾아내고, 더 발전시키고 싶어요. 평소에는 밝고 유쾌한 스물다섯 살 여자지만 무대 위에서는 노련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니까요.

데뷔 이후 365일 다이어트 중이라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어요. 운동 광이라는 얘기도 들었고요.
다이어트는 늘 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다섯 번 피트니스센터를 찾아 웨이트와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요. 시간이 없으면 연습실에서라도 하고요. 사실 활동적인 것보다 가만있는 걸 좋아해요. 운동도 좋아서 하기보다 해야 하니까 하는 거죠. 다이어트를 오래 하다 보니 몸의 균형이 깨져서 요즘은 몸에 좋은 것도 열심히 챙겨 먹어요. 얼마 전에 혈액검사를 했는데 부족한 영양소가 많다는 결과가 나와서 영양제도 먹고, 물도 많이 마시기 시작했어요. 시간 날 때마다 많이 걸으려고 노력해요.

얼마 전에 지인들과 베를린에 다녀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여행은 어땠나요?
데뷔하고 거의 10년 만에 떠난 첫 휴가였어요. 발목이 아플 정도로 걷고 또 걸었는데 그게 너무 좋았어요. 베를린은 굉장히 자유로운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사람들도 서로 무심하게 보였는데, 그게 매력이더라고요. 음식도 맛있고요. 특히 케밥이 맛있었어요.

데뷔 후 한 번도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웠던 적이 없을 것 같아요.
사람들의 시선을 별로 개의치는 않는데, 같이 있는 사람들이 불편해할까봐 그게 걱정돼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차를 마시는 시간이 너무 소중하니까요.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건 이 일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각오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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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아에게서 레드 컬러를 지우면 어떤 모습일지 문득 궁금해졌고, 컬러로 찍은 사진을 흑백으로 돌렸다. 그러자 스물다섯 살 현아의 소녀처럼 말간 얼굴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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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E & CHEEK 퍼펙트 아이즈 멀티 팔레트 무드메이커의 코럴 컬러 챠밍코랄을 눈두덩 전체에 연하게 펴 바르고, 카푸치노 컬러와 코럴 컬러를 섞어 눈꼬리와 눈앞머리에 자연스럽게 음영을 넣는다. 챠밍코랄 컬러를 브러시에 묻혀 양 볼에 둥글리듯이 바른다. LIP 코럴 컬러의 퍼펙트립스 커빙 립스틱 마이코랄을 입술 안쪽에 바르고 손으로 펴 발라 물들인 듯이 연출한다. 제품은 모두 토니모리. 레이스 소재 드레스는 이로(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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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E 퍼펙트 아이즈 멀티 팔레트 쿨앤시크의 글리터가 섞인 연한 그레이 컬러의 오피스시크와 섬세한 펄이 섞인 샌드캐스트 컬러를 아이홀 중앙과 언더라인에 차례로 바르고 브라운과 그레이 브라운 컬러를 섞어 눈두덩과 언더라인에 음영을 넣는다. 퍼펙트 아이즈 실키 터치 브로우 애쉬브라운을 이용해 눈썹결을 따라 빗어 눈썹을 연한 갈색으로 물들인다. LIP 장밋빛의 퍼펙트립스 플랫 바 샤이로즈를 이용해 입술을 꽉 채워 바른다. 제품은 모두 토니모리. 아코디언 주름 장식의 드레스는 로맨시크(Romanchic).

올해 스물다섯이죠. 열여섯이라는 이른 나이에 데뷔했으니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데뷔 후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으니까요. 
지금 제 나이가 좋아요. 이제 좀 뭔가 알기 시작하는 나이랄까? 나에게 어떤 게 어울리는지, 어떤 게 중요한지, 어떤 게 정말 필요한지 알기 시작하는 나이인 것 같아요.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이때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오롯이 느끼고 싶어요. 그래서 여행도 떠났던 거고요. 일상 같은 여행을 하면서 소소하게 느낄 수 있는 행복과 즐거움을 찾고 싶었어요.

스물다섯 살 현아가 생각하는 인생의 성공이란 어떤 건가요?
시기에 따라 성공의 기준이 다르잖아요. 데뷔하기 전에는 데뷔만 하면 성공한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요즘 제가 생각하는 성공한 삶은 소소한 것에 행복과 감사한 마음을 느끼는 거예요. 어제 새벽에 연습을 끝내고 집에 왔는데 문득 제가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변에 저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이해해주는 사람들도 많고, 바쁜 와중에도 잠시 멈춰서 돌아볼 줄 아는 여유도 조금은 생겼고요. 좀 더 나이가 들었을 때 그리는 성공한 삶의 모델은 엄마 아빠예요. 엄마 아빠처럼 멋지게 나이 들고 싶어요. 제가 나중에 엄마가 됐을 때 제 아이가 이런 말을 해준다면 그것만큼 큰 칭찬이 없을 것 같아요.

새 앨범 활동으로 곧 정신없이 바빠지겠네요. 앨범 활동이 끝나면 뭘 할 건가요?
9월 4일 대만을 시작으로 아시아 투어 팬미팅을 계획하고 있어요. 팬미팅과 공연을 통해 팬들과 직접 만날 기회가 많아질 것 같아요. 무대 위에서 팬들을 만날 때 엄청난 에너지를 받아요. 왜 쉬지 않고 열심히 달리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죠.

 

(위부터) 퍼펙트 아이즈 실키 터치 브로우 애쉬브라 운, 퍼펙트 아이즈 멀티 팔레트 쿨앤시크, 퍼펙트립스 플랫 바 샤이로즈. 제품은 모두 토니모리.

(위부터) 퍼펙트 아이즈 실키 터치 브로우 애쉬브라 운, 퍼펙트 아이즈 멀티 팔레트 쿨앤시크, 퍼펙트 립스 플랫바 샤이로즈. 제품은 모두 토니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