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이자 배우, 성우인 하비 피어스타인의 두 작품이 올여름 연달아 무대에 오른다.

 

의 강홍석.

<킹키 부츠>의 강홍석.

<까사 발렌티나>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그의 다채로운 재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뮤지컬 <헤어 스프레이>에서는 출연 배우로, <킹키 부츠>에서는 극작가로 ‘토니 어워즈’를 거머쥐었고, 2007년에는 아메리칸 시어터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그에게 토니 어워즈 최고의 극본상을 안겨준 대표작 <킹키 부츠>를 비롯해 하비 피어스타인은 트랜스젠더와 드랙퀸 등 성별의 경계선에 놓여 있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다. 왜냐고? 그가 커밍아웃한 셀러브리티가 많지 않을 때조차 스스로의 성 정체성을 감추지 않았던 게이라는 사실이 대답이 될까? 지난 6월 21일 국내 초연한 <까사 발렌티나> 역시 ‘크로스 드레서’들의 이야기다. 이성의 복장을 즐겨 입는 일곱 명의 남자가 한자리에 모인 곳은 1960년대 뉴욕 근방에 위치한 리조트 ‘슈발리에 데옹’. 연극은 크로스 드레서 협회장과 각각의 목적과 성향이 다른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소동을 그린다. 2014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토니 어워즈를 비롯해 다양한 공연 시상식의 후보에 오른 <까사 발렌티나>의 국내 프로덕션은 지금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공연 집단 중 하나인 김수로 프로젝트에서 기획했다. 지난 6월 말 개막한 공연은 ‘재미와 감동 모두를 잡았다’는 평을 들으며 순항 중이다. <까사 발렌티나>의 무대는 9월 11일까지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2관에서 펼쳐진다.

<까사 발렌티나>의 막이 내려갈 무렵인 9월 2일에는 <킹키 부츠>의 두 번째 한국 공연이 시작된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까사 발렌티나>와 달리 <킹키 부츠>의 배경은 1980년대 영국 노스햄프턴의 구두 공장이다. 불황 속 구두 공장이 줄줄이 문을 닫는 가운데 살아남은 공장의 이야기를 담은 이 뮤지컬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킹키 부츠>의 주인공은 바로 드랙퀸들이다. 도산 위기에 몰린 구두 회사 사장 찰리는 아름다운 여장남자, 드랙퀸 롤라를 만나게 되고, 롤라와 엔젤들이 공연에서 신을 화려한 신발, 즉 킹키 부츠를 만들며 성공을 거둔다는 이야기다. 팝의 여왕 신디 로퍼가 작곡에 참여한 경쾌한 음악,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화려한 부츠, 감동적인 스토리로 2013년 4월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토니 어워즈 6관왕과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뮤지컬 앨범상까지 거머쥐었다. 지난 4월에는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 의상상과 함께 최우수 뮤지컬 작품상까지 3관왕을 달성했다는 소식! 2014년 12월 한국에서의 첫 공연 역시 10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성황리에 마친 바 있다. 두 번째 무대를 앞둔 한국판 <킹키 부츠>의 롤라 역에는 초연 당시 놀라운 연기력 으로 뮤지컬계에 확실한 존재감을 남긴 ‘홍롤라’ 강홍석에 이어 정성화가 캐스팅됐다. 찰리 역에는 이지훈과 김호영이 출연을 결정한 상태. 크로스 드레서든, 드랙퀸이든 상관없다. 하비 피어스타인이 그려낸 이 무지갯빛의 매력적인 이야기들에 망설이지 말고 탑승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