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은 공항을 유목민의 정신을 이어가는 곳이라 했다. 그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멋진 옷차림은 무엇일까? 옷 잘 입는다는 서른 명의 사람에게서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공항 룩을 엿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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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강소영
occupation : 모델
나의 공항 룩은 ‘실전형 레이어드 스타일’. 컬렉션과 촬영으로 해외에서 장기간 체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짐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법이 스타일에도 영향을 주었다. 일을 막 시작했을 무렵, 무조건 내 몸에 많이 걸쳐야 한다는 강박이 레이어드 실력을 향상시켰다. 온도차가 큰 공항에서 레이어드 룩은 진가를 발휘한다. 얇은 티셔츠를 입고 캐주얼한 셔츠, 집업 점퍼, 오버사이즈 재킷을 매치하는 것. 데님 팬츠를 입었을 때에는 레깅스를 꼭 챙기고 집업 점퍼를 허리에 묶은 뒤 지퍼를 채워 스커트처럼 활용한다. 늘 비행 스케줄이 빡빡해서 밤새워 짐을 쌀 때가 많아 가까운 곳에 갈 때도 잠을 자지 않고 비행기를 타는 습관이 생겼다.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는 숙면을 취하고 돌아올 때는 여행지에서 구입한 엽서에 편지를 쓰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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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정재인
occupation : 제인 마치 웨딩 디렉터
평소에도 베이식한 룩에 컬러로 포인트를 주는데 여행을 할 때에도 그 설렘과 즐거움을 화사한 컬러로 드러낸다. 가장 많이 입는 건 로브. 실크 소재 로브는 티셔츠와 데님 팬츠의 조합도 순식간에 드레시하게 바꾸고, 리넨 소재 로브는 우아한 선을 만들어준다. 휴양지에서는 비키니 위에 여미어 입으면 훌륭한 선 드레스로 변신하는 일석삼조의 아이템이라 여행 갈 때면 어디든 챙겨간다. 그동안의 여행은 짐을 줄이는 것이 얼마나 현명한 일인지를 가르쳐주었다. 그래서 비행기를 탈 땐 미니백이나 에코백 안에 여권, 기초 화장품, 지갑 등 최소한의 것만 가볍게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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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이수진
occupation : 사진가
평소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편안하게 입는 것이 최고 아닐까? 베이식에 스포츠 요소를 더하는 룩을 좋아해 신축성이 있는 팬츠와 티셔츠의 조합을 즐긴다. 비행기 안은 온도가 낮아 실키한 소재의 스카잔을 입는다. 무채색 룩에 약간의 여성성을 더할 수 있어 좋다. 장시간 비행으로 눌리거나 헝클어진 머리를 감추기 위해 캡을 챙긴다. 기내에서 잠들지 못하는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다. 그래서 아베다의 블루 오일 밸런싱 컨센트레이트로 귀 뒤쪽과 관자놀이에 쓱쓱 문지르듯이 마사지하며 피로를 풀어준 뒤 안대를 쓰고 숙면을 취한다. 올여름에는 열정이 가득한 스페인으로 떠나고 싶다. 미식가들의 입을 매료시키는 지중해의 풍미를 담은 요리, 시원한 맥주와 하몽을 맛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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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임지윤
occupation : HCP 홍보&캐스팅 디렉터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멋이야말로 진정한 멋이라 생각하여 평소에도 몸을 편안하게 해주는 옷을 즐긴다.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좁은 비행기 안에서는 청바지조차 불편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롱 원피스나 조거 팬츠에 오버사이즈 아우터를 입는데, 셔츠에 슬립 원피스를 레이어드하면 더욱 세련된 공항 룩이 완성된다. 발이 많이 붓는 편이라 뒤축이 없는 슬리퍼를 신지만 너무 늘어진 느낌을 주지 않도록 플랫폼을 선택한다. 기내에서는 불이 꺼지면 마스크팩을 붙이고 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양말을 신은 후 잠을 잔다. 비행기에서 내려 헝클어진 머리는 헤어밴드로 정리하여 말끔한 인상을 유지한다. 그동안 인연이 없었던 하와이로 드디어 휴가를 떠난다. 이 기사가 소개될 때쯤엔 마우이에서 서핑을 하고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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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지영희
occupation : YNK 엔터테인먼트 비주얼 디렉터
LA를 가장 많이 오고 가는데, 비행기를 탈 때면 면 소재 오버사이즈 트렌치 코트와 보이프렌드 핏의 데님 팬츠를 즐겨 입는다. 기온 차에 대비해 티셔츠, 셔츠, 카디건 등 얇은 옷을 여러 겹 레이어드하는 스타일을 즐기는 편. 슬립온은 기내에서는 물론 여행지에서도 단정하면서 더해 실용적으로 신을 수 있어 좋다. 기내에서는 주로 미드를 보거나 잠을 자기 때문에 목 베개, 안대, 노트북과 외장하드가 필수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핸드 캐리어를 꼭 들고 탄다. 좌석 아래에 두면 다리를 뻗어 발을 올려둘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꿈꾸는 여행은? 프랑스 남부 지역을 혼자 여행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