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할머니의 손맛부터 건강한 자연주의 요리, 먹기 아까울 만큼 예쁜 비주얼까지! 이건 달라진 한식 밥상을 위한 안내서다.

 

장똑똑이 덮밥 8천원

장똑똑이 덮밥 8천원

고풍스럽고 정겨운 자개장 원테이블.

고풍스럽고 정겨운 자개장 원테이블

장꼬마
장꼬마는 한국 전통의 된장과 고추장, 간장 등 장을 중심으로 요리하는 한식집이다. 상호명은 과거 궁중에서 장을 지키는 상궁인 ‘장꼬마마’에서 출발했다. 강원도 정선의 쥐눈이콩 된장으로 깊은 맛을 더하고, 셰프의 친할머니에게 배워 직접 담근 고추장만 사용한다. 1층은 혼자 밥 먹기 좋은 바로 이루어져 있으며 2층은 자개장으로 만든 독특한 원테이블이 차지하고 있다. 다 같이 둘러앉아 도란도란 밥을 먹는 잔칫집 분위기가 정겹다. 인기 메뉴는 고슬고슬한 밥 위에 짭조름한 장조림과 반숙 계란, 버터 한 조각을 얹은 장똑똑이 덮밥이다. 밥을 쓱쓱 비벼 크게 한입 먹으면 고소한 풍미가 입안을 채운다. 역시 한식은 장 맛이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소월로 40길 53 문의 070-4153-6517

 

양출정식 1만원.

양출정식 1만원.

양출쿠킹에서는 다양한 도자기를 만날 수 있다.

양출쿠킹에서는 다양한 도자기를 만날 수 있다.

양출쿠킹
좋을 양(良), 흘러나올 출(泏). 양출쿠킹은 제철의 ‘집밥’을 내놓는다. 갓 도정한 이천 토박이쌀 진상미가 촉촉한 밥맛을 이끌고, 황태머리와 건새우를 우려낸 육수가 감칠맛을 주도한다. 문을 연 지 일년 만에 2호점을 열면서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도 건강한 맛 덕분이었다. 2호점에는 매일 다른 양출정식을 판다. 영양소를 고려한 반찬이 정갈한 도자기 찬합에 담겨 나온다. 고소한 곡물차로 입가심하고 나면, 한 끼 참 잘 먹었구나 싶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25길 17 문의 02-547-4420

 

소고기 루콜라 덮밥 1만3천원.

소고기 루콜라 덮밥 1만3천원.

내부는 흑백의 색감을 조화롭게 살렸다.

내부는 흑백의 색감을 조화롭게 살렸다.

소반
취향 좋기로 소문난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컴퍼니 엘리펀트에서 덮밥집 소반을 열었다. 갑오징어 춘장 덮밥, 홍게 다리살 덮밥, 껍질 콩 덮밥 등 이름만 들어도 흥미로운 조합을 내세운다. 음식은 자체 제작한 식기에 담긴다. 품격 있는 다이닝 정찬을 대접받는 것처럼,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모양새다. 특히 꽃으로 장식된 소고기 루콜라 덮밥은 숟가락을 갖다 대기가 미안할 정도로 어여쁘다. 오랜 시간 우려낸 특제 발효 간장은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맛을 이끈다. 외국인 친구를 데려가면 박수 좀 받을 거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 46길 25 문의 02-796-5096

 

편안한 맛만큼 여유로운 실내 분위기다.

편안한 맛만큼 여유로운 실내 분위기다.

무기자밥 1만1천원.

무기자밥 1만1천원.

평화가 깃든 밥상
<평화가 깃든 밥상>의 저자이자, 자연요리 연구가인 문성희의 쿠킹 스튜디오가 연희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요리사 딸과 함께 만드는 매일 평밥은 주중 점심시간마다 딱 30인분만 준비된다. 모든 재료는 서로 얼굴을 아는 농부가 일군 유기농, 무농약 농작물이다. 녹미와 적미, 백미 등 7가지 쌀로 밥을 짓고, 손수 담근 발효 양념과 효소, 장인이 담근 장만 쓴다. 깐깐한 기준만큼 혀에서 톡톡 터지는 밥맛과 조화로운 풍미가 일품이다. 저녁에는 하루 한 팀에게만 한식 정찬이 펼쳐진다. 그러니 예약은 필수. 주말에는 요리 수업이 이어지니 피해야 한다. 이래저래 까다롭지만, 맛을 보고 나면 반하지 않을 수가 없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맛로 17-16 문의 02-325-9956

 

한옥의 디테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한옥의 디테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숨뼈국 1만원.

숨뼈국 1만원.

할머니의 레시피
할머니의 손맛은 어린 시절 추억을 상징한다. 수수하지만 푸짐한 양, 오랜 시간 들인 정성이 맛의 주인공이다. 8년간 해외에서 근무해 한식의 그리움을 절절하게 느꼈던 손자는 돌아와 할머니의 레시피를 차렸다. 할머니의 맛을 이어받은 어머니께 비법을 전수받아 건강한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한다. 요일별로 한 상 차림이 바뀌는데, 숨뼈국은 맛을 보기를 권한다. 생소한 이름의 숨뼈국은 갈비 끝 부위를 열두 시간 동안 푹 끓여 만든 진한 사골국을 일컫는데, 구수한 육수에 잘게 찢은 고기가 듬뿍 올라간다. 술을 들이켠 다음 날 간절하게 생각날 만큼 시원하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 6길 15-1 문의 02-467-5101

 

허현숙 작가의 그림 이 걸린 내부.

허현숙 작가의 그림 <식탐의 주방>이 걸린 내부.

생선백반 7천원.

생선백반 7천원.

식탐
이태원 우사단길 중턱, 호기심을 자극하는 노란 가게가 있다. 식탐의 차림표는 단출하다. 백반과 생선백반, 고기백반으로 나누어지고
바싹 돼지불고기와 오징어 숙회 초무침, 젓갈, 갈치 속젓, 달걀 프라이 등을 추가할 수 있다. 매일 달라지는 백반 메뉴는 SNS를 통해 공개하지만, 그 중심은 언제나 싱싱한 유기농 쌈 채소와 된장이 차지한다. 크게 쌈을 싸서 꼭꼭 씹으면 싱그럽기 그지없다. 백반은 오후 3시까지만 선보이고, 오후 6시부터 막걸리를 판매한다. 주인장이 엄선한 지역 특산 막걸리는 매달 새로운 종류로 준비된다. 조미료를 쓰지 않은 깔끔한 밥상과 어우러진 반주 한 잔. 단골의 발길에는 이유가 있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우사단로 10길 66 문의 02-749-3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