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끄러운 면발, 뜨끈한 국물과 정신이 번쩍 드는 알싸한 베트남의 향기까지. 여름에 먹기 딱 좋은 베트남 쌀국수, 포를 찾아 떠났다.

1 고수를 잔뜩 넣어 현지의 맛을 느껴보길. 2 대나무를 사용해 베트남의 정취를 더했다

1 르 사이공 | 소고기 쌀국수
세계 각국의 맛의 격전지인 이태원에서 가장 맛있는 베트남 쌀국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을 고르라면, 단연 르 사이공이다. 테이블 몇 개만 놓인 경리단길의 1호점이 가볍게 쌀국수 한 그릇을 들이켜고 일어서기 좋은 곳이라면, 대나무로 엮은 의자와 식탁, 천, 조명, 선풍기 등 베트남과 중국에서 가져온 소품으로 꾸민 2호점은 동남아시아의 리조트를 찾은 것처럼 이국적이다. 이태원점에서는 소고기 쌀국수 딱 한 종류만 선보이는데, 매일 아침 부지런히 끓이는 육수 맛의 비결은 좋은 재료에 있다. 육수를 만들 때도 좋은 부위의 고기를 사용하고, 설탕 대신 팜슈가를 사용하는 등 재료에도 심혈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찾기 어려운 베트남 샌드위치인 ‘반미’를 맛볼 수도 있으니 꼭 한번 먹어볼 것. 올가을, 새 단장 후 문을 열 예정인 코엑스몰에 세 번째 르 사이공이 등장한다는 소식이다.
가격 1만원(큰 사이즈 기준), 반미세트 1만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74-33 문의 02-792-0336

1 얼큰하고 톡 쏘는 국물이 일품인 라 사 톰 2 야외 테라스가 마련된 널찍한 실내

2 하노이의 아침 | 라 사 톰
새벽마다 최고급 양지와 16가지 재료를 넣어 끓여내는 깊고 진한 육수 맛으로 이름난 하노이의 아침에서 가장 많은 단골을 보유한 메뉴는 다름 아닌 라 사 톰이다. 대표적인 태국 음식인 똠얌꿍을 닮은 붉고 진한 국물 빛깔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레몬그라스와 라임, 코코넛 소스 등 똠얌꿍의 주요 식재료가 들어가지만 100% 베트남식 쌀국수라는 사실! 국물은 똠얌꿍보다 얼큰하고, 숙주와 양파채를 넣어 먹으면 한결 산뜻하다. 잘게 찢어 올린 소고기를 소스에 찍어먹다 보면 두 그릇이라도 비울 수 있을 것만 같다. 주말 점심에는 느긋하게 아침 식사를 즐기려는 연희동 주민들로 붐비니 예약을 하고 찾을 것.
가격 1만3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188-16 문의 02-323-5320

1 통째로 사용한 닭다리와 팔각이 입맛을 돋운다 2 빈티지한 소품과 컬러가 이국적이다

3 미스 사이공 | 닭고기 쌀국수
미스 사이공의 이희돈 대표는 미국과 호주에서 시간을 보내며 베트남 요리의 세계에 눈떴다. 베트남 사람들이 운영하는 현지의 베트남 음식이 그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 빈티지한 인테리어가 매력인 미스 사이공은 현지의 맛을 한국에 가져온 곳이다. 인기 메뉴인 닭고기 쌀국수에 올린 커다란 닭다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인심도 후하다. 조미료를 넣지 않고 오래도록 끓인 닭육수에 팔각을 비롯해 온갖 약재를 넣은 국물은 진하고, 약재의 향기는 언뜻 삼계탕을 닮았다. 최근 미스 사이공은 한남동 뒷골목에 ‘타마린드 바이 미스 사이공’의 문을 열며 두 번째 도전을 알렸다. 유서 깊고 아름다운 고급 베트남 요리의 정수를 맛보고 싶다면 이곳으로 향할 것.
가격 1만3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주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73-15 문의 02-514-8789

1 숙주와 왕새우, 홍합 등 온갖 해산물이 푸짐하게 올라간 해물 쌀국수 2 테이블마다 인덕션이 있어 뜨끈하게 요리를 즐길 수 있다

4 빈 하롱 | 해물 쌀국수
베트남 북부의 바다 하롱베이에서 이름을 가져온 빈 하롱은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종로 한복판을 지켜온 곳이다. 국내 베트남 요리의 명인에게 직접 전수받은 노하우로 쌀국수를 끓여내던 가족이 성북동에 두 번째 빈 하롱의 문을 열었다. 향신료를 사용하지 않고 11종류의 약재를 넣어 풍미를 더한 빈 하롱의 쌀국수는 동남아 음식 특유의 알싸한 향신료 향을 기대했다간 살짝 실망할 수 있다. 이곳의 쌀국수는 베트남 북부의 조리법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수가 3분의 1정도 남았을 때 새로운 재료를 넣어 거의 매일 고아내듯 끓이는 국물은 더운 여름, 몸보신용으로도 훌륭하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바다가 삼면을 둘러싸고 있는 베트남이기에, 베트남식 해물 쌀국수도 권한다. 새우, 오징어, 홍합 등 각종 해산물을 듬뿍 올렸지만 고기 육수를 사용한 특유의 국물은 그대로다.
가격 1만1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소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133-43 문의 02-742-2512

1 큼지막한 양지와 맑은 국물이 조화롭다 2 바에 앉아 요리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5 리틀파파포 | 양지쌀국수
리틀파파포를 찾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베트남 호찌민 시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베트남식 자전거인 낡은 은색 시클로 옆으로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는 곳이 바로 리틀파파포일 테니까. 문을 연 지 오래되지 않은 이 작은 쌀국수 전문점이 인기를 끈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베트남 본토에서 온 주방장과 스태프들이 주방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힘입어 얼마 전에는 2호점도 문을 열었다. 한국 사람들 입맛에는 호불호가 갈리는 고수는 물론, 따로 요청할 경우 민트까지 얹어주니 진짜 현지 쌀국수 맛을 보고 싶다면 도전해보길. 또 다른 대표 메뉴인 호찌민식 군만두는 베트남 맥주인 사이공 맥주나 하노이 맥주와 곁들여 먹으면 최고다.
가격 7천5백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주소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413-5 문의 02-326-2788

1 차돌박이와 양지, 힘줄을 넣은 쌀국수 2 높은 천장이 시원하다

6 한스 포 | 차돌박이, 양지, 힘줄 쌀국수
유명한 베트남 쌀국수 체인점에서 오래도록 근무한 한문성 대표는 자신만의 가게를 내는 것이 꿈이었다. 한의 쌀국수라는 뜻을 가진 ‘한스 포(Han’s Pho)’의 쌀국수는 우리에게 친숙한 쌀국수 맛과 가장 가깝다. 뜨끈한 육수는 개운하며, 향신료 향기가 코를 휘감는 그 맛 말이다. 양지 부위만 사용하는 대부분의 쌀국수와 달리 손이 많이 가는 힘줄과 차돌박이까지 넣는 이유는 다양한 식감을 선사하기 위한 것. 특히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힘줄은 언뜻 푹 끓인 도가니 맛을 떠오르게 한다. 중독성 강한 국물을 계속 들이켜다 보면 그릇 바닥이 순식간에 드러날지도 모르니 이왕이면 큰 사이즈로 즐길 것. 에그롤과 닭봉, 덮밥과 베트남식 비빔국수인 버미셀리 국수 등 다양한 베트남 요리가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가격 9천5백원(큰 사이즈 기준)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주소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518-10 문의 02-575-77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