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여름을 맞이하는 세 편의 뮤지컬을 먼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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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드라큘라> 2 <블러드 브라더스> 3 <프리실라>

계절만큼 뜨거운 뮤지컬들이 서울에 상륙했다. 가장 먼저 막을 올리는 작품은 오는 6월 27일 개막하는 <블러드 브라더스>다. 1983년 웨스트엔드에 등장한 이후 1만 회 이상 공연한 <블러드 브라더스>는 연극 <리타 길들이기>와 <셜리 발렌타인>으로 알려진 영국의 극작가 윌리 러셀의 작품이다.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은 두 작품과 달리 <블러드 브라더스>의 두 형제는 서로의 삶을 파국으로 몰아간다. 이란성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가난한 부모 밑에 남게 된 형 미키와, 부잣집으로 입양된 동생 에디가 성인이 되어 만나며 미묘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 것. 연극은 두 형제를 통해 극의 배경이 되는 1960년대 영국의 빈부 격차 문제를 제기한다. 어떤 훈훈한 배우들이 무대에 오를지 관심이 쏠리는 것도 당연한 일. 송창의와 함께 형 미키로 열연할 배우는 3년 만에 뮤지컬로 돌아온 조정석이다. ‘뮤지컬을 다시 하게 된다면 스토리텔링이 강한 작품을 하고 싶었다’는 게 그가 <블러드 브라더스>를 택한 이유. 쌍둥이 동생 에디는 오종혁과 장승조가 연기한다. 공연은 9월 14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7월 17일 개막하는 <드라큘라>도 꽤 서늘한 작품이다. 2004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한 이후 스웨덴, 영국, 오스트리아, 일본 등에서 공연된 <드라큘라>의 한국 공연에는 믿고 보는 <지킬 앤 하이드>의 콤비 프랭크 와일드혼과 데이비드 스완이 합류했다. 원작 소설 속 드라큘라 백작은 불사의 몸 때문에 사랑하는 연인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상처투성이의 인물이다. 세상을 떠난 연인에 대한 애착과 인간 피에 대한 끊임없는 갈증으로 고뇌하는 드라큘라 백작은 류정한과 전작 <엘리자베스>에서 어둡고 내밀한 연기를 깊이 있게 표현한 김준수가 맡는다. 이 슬픈 사랑은 9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의 무대에 오른다. <프리실라>는 여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경쾌한 작품이 될 거다. 마돈나의 ‘Material Girl’부터 신디 로퍼의 ‘Girls Just Wanna Have Fun’, 펫 샵 보이즈의 ‘Go West’ 등 제목만 들어도 어깨를 들썩이게 되는 넘버들이 극 전체에 흐를 테니까! 호주에서 날아온 이 뮤지컬은 브로드웨이의 토니상, 런던의 올리비에상 등 이미 모든 도시의 주요 어워드를 휩쓸었다. 시드니의 클럽에서 일하는 남자가 새로운 리조트 클럽의 무대에 오르기 위해 떠나는 내용으로, 새로운 공연 멤버들과 함께 오른 버스의 이름이 바로 ‘프리실라’다. 길이 10미터, 무게는 6톤에 달하는 데다가 수천 개의 LED 조명이 빛나는 ‘프리실라’는 전 세계에서 단 두 대뿐! 여기에 500벌도 넘는 의상과 200여 개의 머리 장식, 컬러풀하고 화려한 메이크업이 볼거리를 잔뜩 더할 예정이다. 국내 최고의 헤어 스타일리스트 김정한과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태윤이 배우 프로필 촬영에 참여하는 등 비주얼에 심혈을 기울인 것도 그 노력의 연장선인 것.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다. 뮤지컬에 첫 도전하는 배우 조성하와 김다현이 일행의 리더인 버나뎃을, 데뷔작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로 인정받은 조권이 끼 넘치는 아담을, 그리고 마이클 리가 주연인 틴을 맡아 이야기를 이끈다. 공연은 7월 8일부터 9월 28일까지 LG 아트센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