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핏 앤 플레어 실루엣, 쿠튀르와 스트리트가 만들어낸 신 펑크 룩, 체크 패턴과 화이트, 남자의 것을 입은 듯한 빅 사이즈 등 블록버스터 영화보다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2013년 가을/겨울 트렌드 개봉 박두!

6 Doll House

화려하게 부활한 베이비돌 원피스는 1960~70년대 패션 아이콘인 카트린 드뇌브를 닮았다. 사랑스럽지만 동시에 관능적인 분위기를 풍기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디테일은 커다란 칼라와 넓은 커프스, 레이스 트리밍, 소재는 실크, 레이스, 시스루! 같은 베이비 돌 원피스라도 패턴이나 소재에 따라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폴 스미스나 안나 수이에서 제안한 1960년대 모즈 룩을 재해석한 그래픽 원피스는 강렬하고, 생 로랑과 에밀리오 푸치, 모스키노에서 발견한 레이스나 시스루 소재의 원피스는 매혹적이다. 미디 스커트의 물결 속에서 돋보이고 싶다면 베이비 돌 원피스가 해답이 될 것이다.

7 Very White

코코 샤넬은 이렇게 말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가 되려면 늘 달라야 한다’라고. 지난 시즌에는 블랙과 조우해 그래픽적인 아름다움을 풍긴 화이트 룩이었지만, 이번 시즌에는 하얀 도화지를 펼쳐놓은 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얗게 빛나는 화이트 룩이 강세다. 헐렁한 스웨터와 미디 스커트로 세련됨의 정수를 보여준 스텔라 맥카트니, 스타킹과 가방마저 화이트를 매치한 로에베, 절제된 재단으로 화이트의 매력을 제대로 부각한 디올 등은 어두운 색으로 가득한 런웨이 곳곳에 밝은 빛을 드리웠다.

8 Punk it Up

디자이너들이 단체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펑크 : 카오스부터 쿠튀르까지(Punk : Chaos to Couture)>를 관람한 것일까. 정제되지 않은 펑크 무드 그리고 그런지 키워드가 음악계가 아닌 패션계를 물들였다. 스터드와 고무, 가죽, 레오퍼드 패턴 등 강한 소재를 부분적으로 때로는 전체적으로 활용해 펑크 무드를 이끌었다. 생 로랑 하우스의 우아한 파리지엔 스타일에서 180도 선회한 머리부터 발끝까지 반항적인 펑크 룩으로 런웨이를 채운 에디 슬리만의 생 로랑은 음악적 취향과 관계없이 펑크 무드에 빠지게 만든다. 베르사체, 마이클 코어스 심지어 샤넬 컬렉션까지 펑키한 요소가 가미되었으니, 아름다운 반항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9 Flower Temptation

패션계의 꽃은 시들지 않는다. 다만 변화할 뿐이다. 특히 많은 디자이너가 매료된 꽃은 유혹적인 붉은색 장미! 오스카 드 라 렌타, 지암바티스타 발리, 블루걸, 발렌티노에 활짝 피어난 장미는 고고한 자태를 한껏 뽐냈고, 검은색과 어우러져 마치 탱고를 추는 여인처럼 섹시했다. 보다 차분한 느낌을 원한다면 잔잔한 꽃무늬를 선보인 에르뎀, 멀버리의 런웨이를 참고할 것. 어떤 디자인을 선택하든 이번 시즌 꽃무늬는 검은색과 함께 매치할 때 그 매력이 배가된다는 사실 또한 기억하자.

10 Military March

때로 우회적인 것이 와 닿을 때가 있다. 이번 시즌 밀리터리가 바로 그런 경우다. 펑크&그런지에 강한 이미지의 바통을 넘긴 밀리터리가 선택한 선로는 가죽, 알파카 등으로 부드럽지만 도회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것이다. 간결한 실루엣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만을 활용한 캘빈 클라인, 우아하게 변형된 카무플라주 패턴과 복싱에서 영감 받은 요소들로 기존 밀리터리 룩에 한방을 날린 알렉산더 왕, 스포티브 무드와 슬림한 실루엣을 적절히 교집합시킨 마이클 코어스가 보여준 밀리터리 룩은 강추위와 맞서면서 스타일리시해 보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