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산을 찾아 오르는 10명의 남자를 만났다. 건강한 몸과 정신을 장착한 등산하는 남자들과의 인터뷰.

점퍼는 노스페이스

점퍼는 노스페이스

 

박성용 | 29세, 홍보대행사 미디컴 AE

기억에 남는 산 고2 때 학교에서 단체로 설악산에 올랐다. 당시 짝사랑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다른 반인 그 친구가 산 정상에서 날 보고 웃으며 손을 흔들어줬다. 그 순간만큼은 내가 대단히 특별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자주 가는 산 북한산. 등산 코스가 훌륭하고 교통편도 잘되어 있어 주말에 부담 없이 찾기 좋다. 등산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 좋다. 등산객이 많은 가을산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산을 오르다 힘들 때 사람들을 마주하면서 힘을 얻는 편이다. 등산을 하게 된 계기 어렸을 때 잘못을 하면 아버지는 항상 산에 데리고 가셨다. 아무 말 없이 산에 오르고는 정상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훌훌 털어버리고 마음을 비워라. 그리고 다시 시작해라.” 그런 이유 때문인지 산에 오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진다. 꼭 오르고 싶은 산 에베레스트 산에 가보고 싶다. 에베레스트를 정복하겠다는 게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이 얼마나 사소한 것인지를 느껴보고 싶어서다. 산 위의 먹거리 컵라면과 몽쉘통통, 그리고 초콜릿. 몽쉘통통은 군대 시절 정상에서 먹었을 때의 맛을 잊을 수 없어서 꼭 챙겨 간다. 산 정상은 바람이 많이 불고 춥기 때문에 뜨거운 라면 국물로 몸을 녹인다. 산을 즐기는 방법 산을 오르다 힘들 때면 바로 쉰다. 그래야 산을 즐길 수 있다. 초보 등산가에게 여자친구에게 산에 가자고 함부로 말하지 말 것. 길도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자친구까지 챙기려면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부담이 된다. 등산복 스타일 양말은 조금 컬러풀한 것으로 고른다. 무엇보다 땀 흡수와 배출이 잘되는 등산용 양말을 신는 것이 중요하다. 발에 땀이 차는 순간 피로가 함께 찾아오니까. 투자하는 등산 용품 등산 점퍼와 등산화. 투박하지 않으면서 기능성을 갖춘 제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 나에게 산은 나만의 장소와 추억을 발견하는 곳.

점퍼는 빈폴 아웃도어(Bean Pole Outdoor)

점퍼는 빈폴 아웃도어(Bean Pole Outdoor)

 

정태문 | 32세, 서울대학교 병원 핵의학과 박사과정

기억에 남는 산 2001년 겨울, 초보 등산가로 친구들과 함께 올랐던 설악산. 이정표를 못 보고 길을 잘못 들어서 산속에서 12시간을 헤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자주 가는 산 학교 근처의 북한산을 자주 간다. 바다와 산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설악산의 금강굴도 자주 찾는다. 등산하기 좋은 계절 눈 덮인 새벽의 겨울산을 좋아한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좋고 새 하얀 세상 속에서 눈을 밟는 그 느낌이 좋다. 땀을 흘리며 걷다가 잠시 쉬면서 맞는 시원한 바람도 빠뜨릴 수 없다. 등산을 하게 된 계기 길을 잃어 산속을 헤매다 오르게 된 정상, 그곳에서의 짜릿한 기분에 매료되어 산을 좋아하게 되었다. 꼭 오르고 싶은 산 기회가 되면 백두산을 오르고 싶다. 민족의 정기를 느끼고 싶다고 하면 거창하게 들리겠지만 진심이다. 산 위의 먹거리 귤과 오이를 가져간다. 뭐니 뭐니 해도 겨울 산행의 묘미 중 하나는 중간에 쉬면서 먹는 컵라면이다. 산을 내려와서 파전에 닭도리탕, 거기에 막걸리 한잔까지 더하면 세상 부럽지 않다. 산에 오를 때의 습관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땅에 발을 딛는 소리 등 산에서 나는 소리를 유심히 듣는다. 초보 등산가에게 큰 산을 오를 때에는 이정표를 놓치지 말고 본인이 가고자 하는 길을 반드시 확인하면서 가야 한다. 더운 여름 산행에는 계곡물에 발을 담가보는 여유도 필요하다. 가방 속 물건들 물, 간식, 지도, 그리고 수건. 수건은 여름 산행에 필수 아이템이다. 산행을 하다가 차가운 계곡 물에 발을 담글 때의 짜릿함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쾌적한 산행을 이어가기 위해 발을 닦는 수건이 꼭 필요하다. 나에게 산은 나를 자유롭게 해주고 나를 키워주는 곳. 산 정상에서 바람을 맞으면 내 영혼이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부족한 나지만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를 얻게 된다.

셔츠와 운동화는 노스페이스

셔츠와 운동화는 노스페이스

 

황도현 | 28세, 퍼스널트레이너

기억에 남는 산 레슬링 선수 시절 훈련을 위해서 동료들과 산에 올랐다가 길을 잃었다. 처음 오르는 산이어서 길을 잘 몰랐던 거다. 앞만 보고 2시간 정도 걸으니 출발지점과 정반대지점에 와 있었다. 반팔 티셔츠에 타이츠를 입고 있었는데 도착지점이 놀이동산 쪽이라 매우 부끄러웠던 기억이 난다. 꼭 오르고 싶은 산 너무나도 멋진 백두산. 자주 가는 산 태백산의 천제단. 선수 시절 운동 겸 해서 올랐는데, 오르는 길이 정말 아름답다. 정상에서 보는 풍경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 등산하기 좋은 계절 단풍으로 붉게 물든 가을 산이 최고다. 등산을 하게 된 계기 레슬링 선수를 은퇴하고 방황하던 시절에 친한 선배를 따라 산을 올랐다. 천천히 산을 오르면서 주위 풍경을 보는데 지난 13년 동안 수없이 산을 오르내리면서 보지 못했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때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산을 찾는다. 등산 친구 친구와 선배들, 그리고 아버지. 산 위의 먹거리 물이나 이온 음료를 꼭 챙기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주먹밥을 만들어 간다. 내려와서는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과 부침개를 먹어줘야 한다. 초보 등산가에게 등산화와 등산 스틱을 준비해야 한다. 험한 길이 많은 산에서 일반 운동화를 신을 경우 발이나 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등산스틱은 몸의 균형을 잡고 하체로 향하는 힘을 분산시켜주는 유용한 아이템이다. 나에게 산은 답답한 마음과 생각들을 두고 오는 곳.

점퍼는 노스페이스, 스틱은 코오롱 스포츠

점퍼는 노스페이스, 스틱은 코오롱 스포츠

 

김흥수 | 33세, 스키점프 국가대표 코치

기억에 남는 산 ‘구월애’라는 등산 모임 멤버들과 함께 올랐던 북한산. 엄홍길 대장님이 고문이고 윤인구 아나운서, 함영훈 화가, 임대환 기자 등이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등산하면서 엄 대장님에게 북한산 구석구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고 북한산의 매력에 더 빠지게 되었다. 자주 가는 산 북한산은 처음 등반할 때부터 느낌이 좋았던 산이다. 집 가까이에 위치해 찾아가기 부담스럽지 않고 난이도가 높지 않아 계곡의 물소리와 바람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즐기면서 오를 수 있다. 등산하기 좋은 계절 단연 봄이다. 직업상 겨울에는 스키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봄이 되어야 본격적으로 산을 오를 수 있다. 등산을 하게 된 계기 2010년 봄, 등산모임에 들어가면서 시작하게 됐다. 그 전의 등산은 훈련이 목적이어서 늘 힘들고 지루하게 느꼈던 것 같다. 함께 등산하는 멤버들이 좋아서 더 열심히 산을 찾게 되었다. 산 위의 먹거리 멤버들이 도시락을 많이 싸오기 때문에 함께 나눠 먹는다. 내려와서는 치킨과 맥주를 즐긴다. 산을 즐기는 방법 여유를 가져야 한다. 사람들과 풍경을 바라보면서 오르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엄청난 공간이 눈앞에 펼쳐질 거다. 초보 등산가에게 등산화와 같은 기본적인 장비는 갖추고 올라야 안전하게 등산을 즐길 수 있다. 나에게 산은 안 좋은 일이 생기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더 자주 찾게 된다. 등산하면서 만나는 사람과 자연에서 위안을 얻는다.

점퍼는 개인 소장품, 장갑은 노스페이스

점퍼는 개인 소장품, 장갑은 노스페이스

 

백상준 | 31세, 컬리나리아 오너 셰프

기억에 남는 산 절경이 끝내주는 부산의 황명산. 부산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자주 가는 산 북한산 백운대에 오를 때면 너무 힘들어서 오늘은 중턱까지만 올라야지 하면서도 자꾸 위로 오르게 된다. 백운대는 날 이끄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산 정상에 서서 ‘서울을 놀라게 할 레스토랑을 만들어야지’ 하고 다짐하곤 했었다. 지금도 힘든 일이 있을 때면 백운대에 오른다. 등산하기 좋은 계절 단연 봄이다. 나무와 꽃, 벌레, 새가 겨우내 감춰두었던 생명의 기운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등산을 하게 된 계기 엄홍길 대장님과 함께하는 ‘구월애’ 모임에 참여하면서부터. 첫 산행이 북한산 백운대였는데 초보자에게 힘든 코스이기는 했지만 숨이 넘어갈 듯 힘들어하는 나 자신을 보며 깊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더 늦기 전에 체력 관리를 해야 할 것 같아 열심히 산을 타기 시작했다. 오르고 싶은 산 히말라야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라도 올라보는 것. 초보 등산가에게 더운 여름이라도 바람막이 점퍼는 꼭 챙겨야 한다. 혹시라도 조난을 당했을 때는 밤에도 체온을 유지해줄 무언가가 필요하니까. 나에게 산은 나 자신에 대한 도전이자 휴식.

셔츠는 빈폴 아웃도어, 가방은 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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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찬 | 30세, TV조선 기자

기억에 남는 산 2007년 여름, ‘국민타자’ 이승엽이 일본 열도를 호령하던 무렵. 그가 타지에서 고생하며 국위 선양하는 데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혼자 무작정 후지산을 찾았다. 외롭고 춥고 어지러웠지만 포기하면 왠지 이승엽의 활약에 누를 끼칠 것 같아 거의 기다시피하며 정상까지 올라갔다. 정상에서 본 일출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나도 해냈구나!’ 하는 벅찬 감동을 받았다. 좋아하는 산 청계산. 가까이에 있고 흙산이라 걸어 오르기 부담이 없다. 등산하기 좋은 계절 산마다 다르고 계절마다 매력이 있다. 청계산은 그늘이 많아서 여름에 가도 좋다. 봄 등산의 묘미 내려오면 기다리고 있는 새싹비빔밥이 아닐까. 초심을 잃지 않고 ‘제대로 살아보자’라며 주먹을 꽉 쥐게 되는 게 바로 봄 등산이다. 등산을 하게 된 계기 등산을 하며 ‘와~ 좋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기 시작한 건 대학생 때부터였다. 산에 가면 그냥 가만히 앉아서 숨만 쉬어도 좋다. 등산 친구 직장 동료와도 가고 친구와도 간다. 전자는 단체 모임 성격이 강하고, 후자는 ‘우리도 낮에 건강하게 놀아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산 위의 먹거리 막걸리와 오이. 울릉도 성인봉에서 먹었던 호박 막걸리는 정말 최고였다. 산을 즐기는 방법 꼭 정상에 서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산속에서 숨 쉬고 느끼고 돌아오는 게 중요하니까. 오르다가 멈추면 아니 간만 못한 게 아니라 간 것만큼 느끼는 거다. 투자하는 등산 용품 기능성 점퍼. 등산 용품은 고가라서 한 번에 구입하려면 부담스럽다. 한 번에 하나씩, 갖고 있는 것에 맞춰서 사는 편이 좋다. 나에게 산은 ‘고해성사’다. 산에 가면 죄를 고백하고 용서받는 기분이 든다. 문제는 다시 죄를 짓는다는 데 있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