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피부에 꼭 맞는 파운데이션을 테스트하고, 최신 화이트닝 제품을 체험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롤러코스터보다 더 흥미진진한 백화점 1층 뷰티 카운터의 요즘 모습.

불황에 관련된 뉴스는 뷰티 브랜드를 피해가는 듯하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서도 뷰티 브랜드의 성장률은 플러스를 향하고 있다. 브랜드마다 가리키는 수치는 다르지만, 소비자들은 화장품 쇼핑에는 지갑을 열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발맞추어 국내외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의 주요 유통채널인 백화점은 뷰티 카운터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해 문을 연 현대 백화점의 뷰티 파크는 1층의 뷰티 멀티숍 외에 피부·비만 클리닉, 네일숍, 스파, 헤어 살롱 등이 들어선 뷰티 전문 복합센터이다. 롯데 백화점 역시 잠실점의 뷰티 카운터를 새단장했다. “국내최대 면적으로 최다 매장이 입점해 있죠.” 롯데 백화점 본사 화장품 담당 허재훈 MD의 말이다. 모든 백화점 1층에는 화장품 브랜드들이 위치하고 있는데, 이는 1층 화장품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백화점 전체 매출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파레토의 법칙(상위 고객20%가 매출의 80%를 차지한다)에 적용하면 백화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전형적인 상위 20% 고객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들을 미루어볼 때 결국 화장품이 백화점의 매출 신장률을 높여줄 뿐 아니라, 고정 고객 수를 늘리고, 평균 구매 금액도 키운다고 할 수있다. 그렇다면 백화점 1층을 자주 찾는 고객들을 위한 백화점 서비스는 어떠할까? “얼마 전 갤러리아 웨스트관에 고정 고객을 위한 스킨케어 룸을 오픈했어요. 특정한 브랜드가 아닌, 여러 스킨케어 브랜드를 번갈아가며 하루에 3~4번 정도 스킨케어 서비스를 제공하죠.” 갤러리아 백화점 관계자의 말이다. 스킨케어 룸은 갤러리아 백화점의 주 고객층인 20~40대 여성들을 위한 특화된 서비스라 할 수 있다. 롯데 백화점은 DM 서비스에 좀 더 열중한다. 백화점 회원들에게 정기적으로 발송되는 DM에는 세일이나 사은품에 관한 정보들이 주로 실린다. “화장품을 구입하는 고객들은 DM의 활용도가 높은 편이죠. 브랜드 역시 제품이 DM에 소개되면 확실한 매출로 이어지니 좋아할 수밖에 없죠.” 롯데 백화점 허재훈 MD는 보다 현명한 쇼핑을 하고 싶다면 DM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한다.

백화점 쇼핑 노하우
백화점 쇼핑에서 누릴 수 있는 재미는 의외로 많다. “신세계 강남점은 1층과 2층으로 뷰티 카운터가 나뉘어 있어요. 1층은 색조 메이크업 위주의 대중적인 브랜드가 많아요. 그곳에서는 수정 메이크업 서비스도 받을 수 있고, 고정 고객이 예약을 하면 풀 메이크업 서비스도 제공하죠.” 신세계 강남점 안미홍 대리의 말이다. 최근에는 메이크업 브랜드뿐 아니라 스킨케어 브랜드도 제품 테스팅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용 스킨케어 룸을 마련하기도 한다. 신세계 강남점 2층에 자리 잡은 디올의 스킨케어 룸이 그 예이다. “로드 비 라인과 프레스티지 라인을 이용한 마사지가 인기인데 무료는 아니지만, 평소 구매하기 힘들었던 고가의 라인을 사용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디올 홍보 담당 박준혜 과장의 말이다. 하지만 샘플 무료 제공은 점차 줄어들 듯하다. 샘플을 선착순으로 제공하다보니 혜택을 받지 못한 고객들의 불만을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구매 고객 모두에게 샘플을 제공하거나, 패션이나 액세서리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한 샘플링 서비스를 진행하기도 한다.

색다른 뷰티 카운터
기존의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기본이고, 색다른 분위기와 제품구성으로 차별화하는 전략도 돋보인다. 현대 백화점 뷰티 파크는 기존의 백화점 1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소수의 매장만이 들어선 뷰티 파크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향초와 향수 그리고 로디알과 메딕8과 같은 고가의 스킨케어 제품을 만날 수 있다. 또 뷰티 파크 1층에는 h’ 450이라는 레스토랑이 연결되어 있어 여심을 사로잡는다. 신규 브랜드들은 특정 백화점과의 독점 계약으로 승부하기도 한다. 작년에 론칭한 블리스는 신세계 강남점에서만 만날 수 있고, 노에사 역시 갤러리아 이스트관에서만 찾을 수 있다. 노에사는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직접 수입하며 브랜드의 콘셉트에 맞는 판매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제품 테스팅을 하고 상담을 받는 데만 40분이 넘게 걸려요. 무료 샘플 제공이 없는 고가 브랜드의 철학을 자세히 설명해야겠다는 생각에 편안한 의자도 마련했죠.” 갤러리아 백화점 글로벌 마케팅 장보영 차장의 말이다. 또 오픈 기념으로 노에사 제품을 하나라도 구매한 고객에게는 전 라인 제품을 이용해 스킨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2월까지 예약이 꽉 찬 상태라고 한다. “백화점 역시 고객에게 새로운 브랜드를 알리고 싶어 해요. 블리스의 론칭도 신세계 강남점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가능했죠. 외국에서 유행하고 있고, 그 유행을 선도하는 브랜드에 대한 백화점의 러브콜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 같아요.” 블리스 마케팅 담당 서혜연 차장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