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같이 등장해 톱스타가 되고, 숱한 드라마와 광고의 여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다가 어느 날 잘생긴 데다 연기도 잘하는 톱스타와 결혼을 해서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 그녀는 출산 후에 화장품 모델로 돌아왔다. 이 동화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 고소영을 만났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고소영’을 입력하니 맨 위에 오른 기사는 다음과 같다. ‘고소영 친근한 옆구리살 포착’. 별 내용 없는 기사임에 분명하지만 이 헤드라인이 노린 것은 바로 완벽한 그녀에게서 찾아낸 허점이다. 대중은 완벽한 그녀의 좀 무너진 모습을 보고 싶어 안달을 하니까 말이다. 많은 여자가 닮고 싶어 하는 외모를 가졌고, 많은 여자가 결혼하고 싶은 남자와 결혼한 데다 동시에 그 남자의 아들을 낳고, 여배우라면 한번쯤 해보고 싶은 화장품 광고의 모델, 그것도 그녀보다 나이 어린 여배우가 오랫동안 ‘얼굴 마담’을 하고 있었던 화장품의 광고 모델이 된 그녀. 이 완벽한 그녀도 가지지 못한 것을 캐볼까 하는 마음에 아이오페 광고 촬영 현장을 급습했다.

아이오페의 베스트셀러인 수퍼 바이탈 크림 광고 촬영장은 여느 촬영장과는 달랐다. 큰 음악소리도, 웃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고소영은 조용히 사진가 류형원과 대화했고, 컷이 바뀔 때마다 사진을 꼼꼼히 체크했다. 촬영 내내 긴 드레스를 입은 고소영은 아주 편안해 보였다.

당신은 모든 것을 다 가진 여자예요. 멋진 남편, 아기, 그리고 아름다운 미모까지. 여자 고소영이 원하는 게 또 있나요?
보여지는 모습이 전부는 아니에요. 제가 모든 것을 다 가졌다고 생각하시지만 갖지 못한 것도 많죠. 사생활을 숨길 수 없다는 거 말이에요.

당신에게 향한 그런 관심은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되지 않았나요?
20년 정도 이렇게 지내니까 좀 익숙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쉽지는 않아요.

결혼 전과 후, 어떤 점이 가장 많이 달라졌나요?
역시 아이죠. 아이 위주로 생활하다 보니 개인적인 약속은 잘 못하죠. 아이와 함께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잠자는 시간도 많아졌어요.

엄마로서 고소영은 어떤지 궁금해요.
다른 엄마들과 다를 게 없어요. 아이 때문에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이 동시에 생겼어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좋은 습관과 자다가 중간 중간 깨는 나쁜 습관이오. 피곤하지만 이런 변화가 싫진 않아요.

그래도 여전히 미모를 유지하는 것을 보니 특별한 관리법이 있을 거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해서 다양한 스포츠를 즐겨요. 요즘은 골프를 자주 해요. 하지만 몸매 관리를 위해 다이어트를 하거나 따로 개인 트레이닝을 받지는 않아요. 음식도 뭐든 잘 먹는 편이라 몸매 관리를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건 상상할 수도 없어요.

고소영은 ‘누나’라고 부르는 남자 팬이 많을 것 같아요. 하지만 뷰티 브랜드의 모델이 된다는 건 여자들에게 ‘닮고 싶은 언니’ 혹은 ‘워너비’로서의 이미지를 줘야 하는데, 혹시 이를 위한 비장의 무기가 있나요? 피부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남에게 ‘보여지기 위한 준비된 모습’은 제 본래의 모습이 아니잖아요. 제 이름 앞에 어떤 수식어 하나 붙지 않고 그냥 ‘고소영’이었으면 해요.솔직히 피부는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어머니를 닮아 피부가 좋은 편이에요. 타고났다고 해서 관리를 안 하면 유지할 수 없죠. 하지만 특별한 비법은 없어요. 저도 다른 여배우들이 ‘특별히 관리하는 게 없다’는 인터뷰를 보면 좀 못 미더울 때도 있지만, 일주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피부 관리를 받는 건 쉽지 않아요. 대신 클렌징을 꼼꼼히 하고, 피부에 맞는 기초 제품을 사용해요. 토너부터 아이 크림, 에센스, 영양 크림 등 스킨케어 제품을 매일 아침저녁으로 바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고소영’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어요.
제 나이에 맞게, 제가 처한 상황에서도, 늘 한결같은 게 저예요. 누구누구의 아내, 누구누구의 엄마라고 불리기보다, 그냥 고소영이에요. 제가 여러분에게 이런저런 사람이라고 말하는 건 역부족이죠. 광고 속에서, 파파라치의 사진 속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모두 고소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