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기의 노하우를 전하는 네 권의 책.

혼자 살기의 노하우를 전하는 네 권의 책.

 

‘혼자 살기’도 책으로 배울 수 있다. 일본의 1인 가구 문화는 이미 에도시대부터 시작해 400년이 넘었다고 한다. 일본 ‘단신세대’의 책은 비슷한 과정을 밟고 있는 한국에서도 유용한 점이 많다. <나 홀로 첫 생활>의 저자 야나기사와 노고미는 일본의 살림 전문가다. 100페이지 남짓의 이 책은 혼자 사는 데 필요한 79가지 노하우를 항목별로 설명한다. 당연한 이야기도 있지만, 무릎을 탁 치게 하는 기발한 노하우도 있다. 79가지 중 자신에게 필요한 열 가지만 찾아도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일본의 만화가 다카기 나오코는 마스다 미리의 실전편이라고 할 수 있다.

혼자 떠나는 여행, 혼자 먹기, 혼자 놀기 등 ‘혼자’를 주제로 선보인다. 그중 <혼자 살기 5년 차>는 작가가 직접 경험한 실제의 노하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플 때에는 침대 주변에 약과 물, 바나나 등 생존 필수품을 손 닿는 곳에 놓고 가족이나 친구에게 자신이 아프다는 것을 꼭 알리는 등 피부로 깨달은 노하우를 담담하게 그렸다.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만한 상황들이 만화를 입고 공감을 자극한다.

<처음 시작하는 미니멀 라이프>는 요즘 우후죽순으로 나오는 미니멀리즘 책 중에서도 현실적인 노하우를 제공한다. 우리가 원하는 건 ‘짐을 줄인 가벼운 삶’이지 ‘극단적 무소유’는 아닐 테니 말이다.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저자는 먼저 정리하고 싶은 공간의 사진을 찍은 뒤, 필요 없는 아이템을 하나씩 표시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그러다 보면 쓸데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물건이 다수 나온다는 것. 특히 예쁘다고 늘어놓은 소품부터 정리할 것을 권한다. 저자는 그렇게 해서 거실에서만 60개의 물건을 치웠다고. 공간별 수납방법, 침실 정리 등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다수 실렸다. 대청소를 앞두고 있다면 미리 읽어서 전의를 불태울 것.

‘루나파크’로 유명한 웹툰 작가 홍인혜는 30세를 기점으로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할 것을 결심한다. “딱 1년이라는 독립적인 삶을 살아본 인간이 공동생활도 성숙하게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말로 결국 독립허가서를 받게 된다. 바로 그때부터 <혼자일 것 행복할 것>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서울에서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거치지 않을 수 없는 부동산 계약,셀프 인테리어라는 노동, 여자 혼자 사는 집이라는 불안감 등이 차례차례 그녀를 지나쳐간다. 이 책은 ‘서울에서 혼자 산다는 것’이라는 보편성을 이야기한다. 독립을 계획하는 사람에게는 미리보기를, 이미 혼자 살고 있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그렇다는 공감을 전한다. 독립 생활 5년째에 접어든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전했다. ‘집주인과의 트러블은 쌉쌀하지만 자유의 맛은 달디달았다(중략) 인생은 결국 일인용이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