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클리닉과 뷰티 센터, 건강 스무디를 맛보는 카페까지. 나만을 위한 웰니스 체험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생명 연장을 위한 꿈.’ 오래된 광고 카피지만, 요즘 ‘롱제비티(Longevity)’는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40대와 지금의 40대가 다르고, 과거 60대와 지금의 60대가 다른 것처럼, 우리는 더 길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새로운 숙제를 안게 됐다. 해외에서는 이미 ‘롱제비티’를 주제로 의료와 웰니스가 결합한 복합 공간이 헬스케어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치료와 예방·관리를 동시에 아우르는 형태다. 스페인의 SHA 웰니스 클리닉(SHA Wellness Clinic)이 대표적 사례다. 최신 의학과 각종 자연 요법을 결합한 프로그램으로 ‘웰니스 트렌드’ 및 ‘웰니스 트래블 트렌드’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다. 유전자 검사 등을 비롯한 각종 검사는 물론 침술과 명상, 노화를 늦추는 테라피와 개인에 맞춘 ‘마크로비오틱(Macrobiotic)’ 식단까지 제공한다.
더 웰 뉴욕(THE WELL New York)은 대도시형 복합 센터로 주목받는다. 15번가에 위치한 이곳은 마음, 몸, 정신을 아우르는 맞춤형 케어를 제공하는 원스톱 공간이다. 내과와 기능의학 진료부터 요가, 명상, 스파, 유기농 레스토랑까지 한 건물에 있으며, 멤버십에 따라 무제한으로 명상과 피트니스 클래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다만 해외에서 각광받는 ‘웰니스 센터’를 들여다보면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프로그램이 많다. ‘사우나’나 ‘콜드 플런지’는 어떤가. 동네 목욕탕이나 신축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에만 가도 이용할 수 있고, 원한다면 언제든 한의학의 침 치료나 한약 처방을 받아온 우리가 아닌가. 그래서 통합 메디컬 웰니스 센터를 표방하는 ‘웰니스하우스 서울’에서는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AI 데이터와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나만을 위한 건강관리를 비롯해 치료뿐 아니라 예방하고 관리하는 복합적 경험이 가능할까?
사람들이 분주히 오가는 강남역 1층 통유리 안에 있는 반구형의 커다란 조형물은 한눈에도 시선을 끈다. 그 안에 놓인 건 AI를 이용한 피부 진단 기기 ‘이브랩(EveLab)’이다. 그 속에 이마를 한껏 밀어넣는 것으로 체험이 시작된다. 가운을 입은 ‘웰리스트’가 상주하는 이곳은 상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 따로 시술이나 검사 예약을 하지 않아도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다. 주름, 색소침착, 톤 등 추출된 데이터에 따라 웰리스트가 피부 측정에 따른 결과를 설명해주며, 그에 따라 뷰티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제품도 추천받을 수 있다. 두피 클리닉의 방식도 유사하다. 두피 검사를 통해 모발과 두피 건강을 진단받고, 취향에 맞는 향까지 넣어 나를 위한 샴푸 등을 제조할 수 있다. 피부과라고 할 수 있는 지하 2층 ‘더나 클리닉’에서는 두피와 피부에 대한 본격적인 시술과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지하 1층 ‘윔 센터’는 바이오해킹을 기반으로 내게 필요한 관리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다이어트를 원하는 사람은 건강하게 다이어트하는 법에 대한 조언과 처방, 시술을 구할 수 있고, 피로 해소나 불면 등 각자 안고 있는 고민에 대한 솔루션도 제공받을 수 있다.

먼저 내분비내과 전문의 김휘승 원장과 상담을 진행했다. 길고 긴 사전 설문 결과지와 현재 어떤 약을 복용하고 있고, 어떤 고민이 있는지 상의하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 이틈에 평소 궁금한 의학 정보를 실컷 물어봤다. “1년 가까이 약을 복용 중인데, 간과 신장에 무리가 가진 않을까요?” “잠이 안 올 때 하면 좋은 관리는 뭐가 있나요?” ‘다이어트’를 위해 찾는 사람이 많은 이곳은 내과 전문의와 정신의학과 전문의가 상주 중이다. 체중이 늘어나는 게 고민인 사람에게도 그 원인은 여러 가지일 수 있다는 것.
노화, 여성호르몬의 변화, 정신의학과적 질병. 때로는 복용하는 약물까지 영향을 주기에 전문의와의 상담은 필수다. 저체중에 속하는 나는 체중 감량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곳곳에 군살이 없다고도 할 수는 없는데 이런 내게는 저주파 EMS를 활용, 깊은 근육을 이완해 부분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는 ‘펄스 테라피’를 권했다. 누워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니 게으름뱅이의 천국! 또 피로에는 옥시젠 챔버를, 현재 앓고 있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대해서는 인프라레드 사우나를 추천받았다. 약물도 주사도 없었지만, 내 몸이 본래 지니고 있는 리듬과 조절 능력으로 몸이 회복하는 걸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을 지향한다고 했다. 체험은 도통 기력이 없는 나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했다.
김휘승 원장으로부터 “오늘밤엔 잠이 잘 올 거예요”라며 추천받은 옥시젠 챔버는 말 그대로 고압 산소 치료다. 챔버 안에서 스팀 안대를 하고 30분만 누워 있으면 되는데, 이는 안티에이징과 세포 재생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챔버 내 높은 기압으로 귀가 좀 먹먹하지만, 열심히 들숨과 날숨을 내쉬었다. 만성피로에 효과가 좋아 인근 회사원이 점심시간에 애용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인프라레드는 원적외선을 이용한 사우나다. 혈액순환 개선, 심신 안정은 물론 염증을 줄여주고 신경통 완화에까지 도움을 준다니, 평소 사우나를 즐기지는 않지만 30분을 꽉 채우기로 마음먹었다. 사우나를 마친 뒤에는 프라이버시까지 고려한 샤워실에서 다시 단장할 수 있었다.
그 외에 영하 100℃의 냉기로 지방 연소와 근육 회복을 돕는 ‘전신 크라이오테라피’, 부종과 부기를 빼주는 에어 프레셔 등도 준비되어 있었다. 이런 프로그램이 다른 곳에 없는 건 아니지만, 검사와 전문의 상담을 통해 개개인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면이 기존 다이어트 클리닉과는 다른 경험이 가능해 보였다. 이를 위해 공간적 흐름에 신경 썼고, 약 800~900평(2644~2975㎡) 규모로 1층부터 지하 2층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된 동선도 인상적이었다. 답답하지 않으면서도 프라이버시를 잘 지켜주는 공간 구성이었다.
마지막으로 1층에 위치한 카페 스웰니시(Swellnessy)에 들렀다. 피부 회복, 에너지 관리, 피로 해소 등 목적에 따라 준비된 음료로 수분과 영양을 충전할 수 있는 곳이다. ‘리프팅 스트로베리 스무디’, 글루타치온이 들어간 ‘글로우 블렌드 아메리카노’, 혈당 스파이크를 방지하는 ‘노 스파이크 그레인 라테’, 숙취 해소에 특효인 ‘행오버 그린 샷’ 등 아이디어 넘치는 음료가 준비되어 있고, 음료에 따라 비타민 등 서플먼트가 같이 나온다. 두 개의 클리닉과 일상형 웰니스 공간을 갖춘 웰니스하우스 서울. 서울에 새로운 형태의 통합 웰니스 공간이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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