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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으로 시작해 휴식으로 완성되는 시간, 리젠트 푸꾸옥

2025.12.18주미리

도착한 첫날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완벽한 휴식을 경험한 리젠트 푸꾸옥. 미식 퍼포먼스로 시작해 프라이빗 풀빌라에서의 휴식, 다이닝과 웰니스, 바다 위에서의 시간까지. 리젠트 푸꾸옥에서 보낸 3박 4일은 잘 설계된 리조트 경험이 무엇인지 또렷하게 보여준다.  

도착하는 순간 시작되는 리젠트의 서비스

리젠트 푸꾸옥의 서비스는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리조트에서 미리 준비한 픽업 차량을 타고 20분 남짓 달리자 리젠트 푸꾸옥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리조트가 유네스코 지정 세계 생물권 보전 지역 인근에 위치했다는 사실은 도착 직후부터 자연스럽게 체감된다. 리조트를 둘러싼 나무와 식물, 잘 정돈된 가든은 마치 열대 정원 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차에서 내리자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건 개방감 있는 로비 구조. 높은 천장과 시원하게 열린 창으로 햇살이 그대로 쏟아져 들어오고, 체크인을 기다리는 동안 시선은 자연스럽게 바깥 풍경을 향한다. 웰컴 티와 간단한 웰컴 푸드가 준비된 테이블에 앉아 천천히 체크인을 마치며 여유를 즐겼다. 리젠트 푸꾸옥에서의 시간이 여유와 휴식으로 채워질 것임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미식, 예술, 퍼포먼스가 하나로 이어지는 순간

이번 리젠트 푸꾸옥 일정의 중심에 있었던 건 ‘테이스트 스튜디오’였다. 리젠트 푸꾸옥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이 다이닝 프로그램은 단순한 디너를 넘어 미식과 퍼포먼스를 결합한 리조트 대표 콘텐츠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은 테이스트 스튜디오는 ‘대비의 스펙트럼’을 테마로 구성됐다. 빛과 어둠, 가벼움과 무거움, 뜨거움과 차가움처럼 상반된 요소들이 하나의 흐름 안에서 교차한다. 각 코스가 시작되기 전, 음악과 퍼포먼스가 먼저 감각을 깨우고, 그 뒤를 이어 해당 테마를 풀어낸 요리가 테이블에 놓인다. 

파리, 미국, 베트남 등 다양한 도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퍼포먼스는 다이닝 테이블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펼쳐진다. 움직임과 음악이 공간의 분위기를 단번에 전환시키고, 산과 바다, 낮과 밤, 물과 불처럼 대비되는 이미지가 이어지며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요리는 리젠트 푸꾸옥을 대표하는 레스토랑 셰프들이 코스별로 맡아 완성했다. 재료의 조합, 온도, 질감의 대비를 통해 각 장면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공연과 식사가 반복될수록 그 경계는 점점 흐려진다. 어느 순간부터 ‘다음 요리’보다 ‘다음 장면’을 기다리게 된다. 테이스트 스튜디오는 32명의 소규모 인원으로 진행돼 테이블 간격은 넉넉하고, 조명은 낮게 유지된다. 시선이 분산되지 않도록 철저히 계산된 환경 덕분에 눈앞의 장면과 접시 위의 음식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만찬이 끝난 뒤에는 아티스트와 셰프를 직접 만나는 시간이 이어진다. 한자리에 모여 공연과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테이스트 스튜디오는 막을 내린다. 객실을 돌아가는 길에도, 침대에 누운 뒤에도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 어둠 속에서 시작됐던 첫 퍼포먼스가 다시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모두를 위한 다양한 풀

테이스트 스튜디오의 강렬한 여운 뒤에는 정반대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리젠트 푸꾸옥의 수영장은 각각 다른 분위기로 조성되어 있어 그날의 컨디션 또는 함께하는 이들에 따라 맞춰 선택할 수 있다. 리조트 중심에 자리한 패밀리 풀은 가장 규모가 크다. 열대 가든에 둘러싸여 있어 물속에 몸을 맡기고 있으면 마치 자연 속에서 유영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가족 단위 투숙객은 물론, 액티비티한 분위기를 선호한다면 패밀리풀을 추천한다.

반면 바다와 맞닿은 인피니티풀은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진 공간이다. 시야를 가리는 요소 없이 수평선 너머까지 한눈에 펼쳐지며 풍경 자체가 휴식이 된다. 성인 전용으로 운영돼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풀과 연결된 바에서 시원한 맥주 한 잔을 곁들이며 여유를 즐기기에도 좋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원 베드 풀빌라 룸’에 마련된 프라이빗 풀이었다. 객실 테라스 안에 자리한 풀임에도 성인이 충분히 수영할 수 있을 만큼의 수심과 깊이를 갖춰, 굳이 공용 풀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 햇살이 가장 좋은 시간에는 가볍게 몸을 풀고, 해가 진 뒤에는 물에 발을 담근 채 하루를 정리하기에도 좋았다. 리젠트 푸꾸옥의 휴식이 특별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그때 그때 나만의 리듬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곳곳에 준비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루의 리듬을 채우는 다이닝

아침은 레스토랑 ‘라이스 마켓’에서 시작된다. 동남아 로컬 메뉴부터 클래식한 서양식 조식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베이커리의 완성도였다. 갓 구워 바로 제공하는 베이커리류는 와플, 토스트, 크레페, 페이스트리 등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훌륭하다. 뷔페 라인뿐만 아니라 주문할 수 있는 단품 메뉴 역시 라이스 마켓의 강점이다. 주문과 동시에 준비되는 메뉴들은 플레이팅과 맛 모두 좋아서, 가볍게 하루를 시작하고 싶을 때도, 아침부터 제대로 한 끼를 챙기고 싶을 때도 만족스럽다. 

저녁 무렵에는 오션 클럽으로 향했다. 바다를 바로 앞에 둔 이곳은 해가 질수록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바뀐다. 레스토랑과 이어지는 또 다른 풀이 있어 낮에는 캐주얼한 비치 클럽의 느낌이지만 해질녘이 되면 차분한 다이닝 공간으로 변한다. 붉게 물드는 선셋을 바라보며 즐기는 지중해풍 요리와 와인은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더없이 좋은 선택이었다.

잊을 수 없는 선셋 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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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꾸옥에 왔다면 꼭 보고 가야 할 장면 중 하나가 선셋이다. 섬 남부에는 노을을 보기 위해 일부러 찾는 ‘선셋 타운’이 있을 만큼, 이곳의 석양은 유명하다. 하지만 리젠트 푸꾸옥에 머문다면 굳이 남부까지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선셋 요트 프로그램으로도 충분히 인상적인 선셋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트를 타고 남부 방향으로 향하다 중간에는 섬 인근에 정박해 패들 보드를 타거나 가볍게 물놀이를 즐기고, 낚시를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선셋을 보기 위함뿐만 아니라 바다 위에서 다양한 시간을 보내는데 신경 쓴 프로그램이라 가족 단위로 참여하기에도 좋다. 해가 기울 무렵 요트는 다시 리조트로 향하는데, 이때 바다 한가운데서 바라본 선셋은 육지에서 보던 풍경과는 확연히 달랐다. 수평선 위로 천천히 내려앉은 붉은 석양과 파도의 움직임, 기분 좋은 바람까지. 그날의 느낀 모든 감각은 푸꾸옥 여행의 마지막 장면으로 오래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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