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해보이는게 힙한거라고? Z세대를 강타한 ‘타이어드걸’ 메이크업
평생을 함께한 다크서클이 고마워지는 시대가 오다니!

요즘 SNS와 틱톡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새로운 뷰티 키워드는 ‘타이어드걸(tired girl)’ 룩. 이름 그대로 피곤해 보이는 얼굴을 의도적으로 연출하는 메이크업 스타일로, 얼마전까지 주류 트렌드였던 깨끗한 메이크업, 건강한 피부톤 등의 ‘클린걸’과는 정반대의 키워드죠. 타이어드걸 룩의 핵심은 얼핏 들으면 단점처럼 보이는 다크서클이나 창백한 톤을 오히려 강조하는 것!

‘타이어드걸’의 비주얼이 머릿 속에 잘 그려지지 않는다면, 넷플릭스 <웬즈데이>의 제나 오르테가를 떠올려보세요. 밝게 컬러를 빼 있는듯 없는듯 보이는 눈썹, 창백한 피부, 어딘가 퀭해보이는 아이 메이크업과 번진듯 보이는 아이라인, 채도 낮은 입술까지! 타이어드 걸의 정석이죠.


고스걸의 대표주자인 모델 가브리에트 백텔 역시도 타이어드걸의 교과서입니다. 무채색 아이템을 즐겨입고, 번진듯한 스모키 메이크업, 누드립에 어딘가 서늘한 표정까지! 피곤해보이지만 힙한 타이어드 걸 그 자체!

타이어드걸 메이크업의 상징적인 포인트는 바로 다크서클입니다. 그동안은 컨실러로 가려야 할 결점의 대상이었던 눈 밑 그림자를 오히려 그려 넣거나, 아이섀도와 블러셔로 은은한 보랏빛과 붉은빛을 더해 의도적인 피곤미를 만드는 것인데요. 여기에 핏기 없는 듯한 무채색 립 컬러나 혹은 차갑게 가라앉은 보랏빛 립을 매치하면 마치 밤새워 공부하거나 파티를 즐기다 돌아온 듯한 무드가 완성되죠. 일부 뷰티 크리에이터들은 립 틴트를 입술 중앙에만 얇게 바른 후, 바깥을 희미하게 블러 처리해 ‘탈색된 듯한’ 입술 효과를 연출하기도합니다.

틱톡에서는 ‘타이어드걸 메이크업 튜토리얼’ 콘텐츠가 수십만 뷰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브라운, 퍼플, 그레이 계열 섀도로 눈두덩과 언더라인을 번진 듯 표현하고, 블러셔는 눈 밑 가까이에 좁게 터치해 붉은 기운을 살짝 더하죠. 피부 표현 역시 촉촉하고 윤기 있는 베이스보다는 보송하고 매트하게 마무리해 창백한 무드를 강조하는 공통점이 있어요.

타이어드걸 메이크업은 Z세대 사이에서 ‘내 자신을 있는대로 꾸밈없이 현실적으로 보여주기’, ‘우울하지만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는 일종의 정서적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피곤한 얼굴이 트렌드가 되다니! 하지만 이 타이어드걸 룩은 단순히 ‘아파 보이는 화장’이 아니라, 꾸밈과 결점의 경계를 허물며 자기다움을 표현하는 메시지로 이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