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내내 에너지가 넘치더군요.
괜찮았나요?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화보 찍는 것도 좋아하고, 트렌디한 걸 가까이 접할 수 있어 재밌었어요.
이번 여름도 재미있게 보내고 있어요?
올여름은 그동안의 여름과는 조금 달라요. 2024년에 <워터밤> 페스티벌 무대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고, 그 덕분인지 날이 더워지니까 일이 많아지더라고요. 여름에 이렇게 바빴나?(웃음) 색다른 느낌의 여름이에요.
바로 어제 <워터밤 서울> 무대에 섰어요. 두번째는 좀 다르던가요?
작년에는 아무래도 처음이다 보니 ‘궁금함’이 가장 컸어요. 열심히 운동해서 가꾼 몸을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올해는 궁금하다기보다는 설레고 기다려지더라고요. 내가 알고 있는 워터밤의 분위기를 빨리 마주하고 싶다!
무대를 한 지 이제 막 24시간이 지났는데, 지금도 생생해요?
분위기 진짜 좋았어요. 꼭 해보고 싶은 걸 했거든요. 잔잔하고 편안한 노래를 부르면서 칠(Chill)한 분위기 속에 다 같이 쉬어 가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엘리베이터’처럼 화려한 퍼포먼스 곡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여보세요’를 불렀는데, 그때 그 분위기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뭉클한 느낌도 들었고요.
7월 26일에는 <워터밤 부산> 무대에도 서요. 무대를 준비할 때마다 어떤 마음을 먹게 돼요?
플레이어마다 스타일이 너무나도 다를 거예요. 무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세세하고 정밀하게 계산해서 올라가는 아티스트도 있을 거고요. 저는 팀과 꼭 약속해야 하는 것을 촘촘히 준비하고, 그 외의 것은 자유롭게 현장 분위기에 맡기는 편이에요. ‘다 같이 놀자’는 느낌? 공연할 때 관객의 반응을 살피는 걸 좋아하거든요. 관객을 바라보다 보면 ‘우리가 함께 호흡하고 있구나’ 싶을 때가 있어요.
신곡 ‘RUSH’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죠.
곡을 만들기 전, 이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백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이미지가 뭘까? 강인함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급히 움직이다’라는 뜻의 ‘러시(Rush)’는 지금 백호가 하고 있는 행위이자 앞으로 해야 하는 행위라고 생각했어요. ‘일단 뛰자, 백호는 뛰어야지!’
음원이 아닌 영상으로 곡을 공개했어요. 어떤 이야기를 담았어요?
제가 누군가로부터 계속 쫓기는데 결국 쫓는 사람도 저 자신이라는 결말이에요. 생각보다 스스로 채찍질할 때가 많거든요. 많은 분이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남보다 느린가?’ 하는 조급함도 그들한테 쫓기는 게 아니라 그들을 쫓아서 생기는 거잖아요. 그런 조급함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좋고 나쁨의 영역이 아닌 거 같아요. 그냥 최대한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면 해요. 원동력이 되도록요.
직접 참여한 작사와 작곡 과정은 어땠어요?
말 그대로 ‘비주얼 피스’. 뮤직비디오처럼 만들었지만 그냥 무드로 보이길 원했어요. 최근에 회사를 옮기면서 주변 환경도 변했고,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예전처럼 음원 차트만이 기준은 아니라는 생각도 했어요. 궁금한 정보보다 SNS에 뜨는 콘텐츠를 먼저 접하는 시대가 되기도 했고요. 그래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죠. 겁도 나고 떨리기도 하지만, 의미 있는 도전을 하자는 마음이에요.
‘RUSH’를 시작으로 새로운 곡이 순차적으로 공개되는 건가요?
계속 준비하고 있어요. 도노(팬덤명)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동시에 도노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잘 알고 있어서 빨리 다 공개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설레는 일을 앞두고 있으면 시간이 잘 안 가잖아요. 그 답답함을 아니까요. 양면성이 있는 것 같아요. 새로운 작업물을 어떻게 하면 더 다양하게 보여드릴지 고민하다 보니 아직 정하지 못한 부분도 많고요.
작업할 때 영감은 어디에서 받아요?
이 질문이 항상 제일 어려워요. 딱 꼽을 수가 없거든요. 살아가면서 어떤 노래를 듣고, 뭔가를 보고, 그게 축적되는 거죠. 몸속에, 머릿속에요. 그게 가지를 뻗어서 언젠가 뿜어져 나오는 거 아닐까요?
평소에는 어떤 노래를 들어요?
플레이리스트 보여드릴까요? 좀 특이하거든요. 날짜로 정리해놔요. 이렇게 하면 이맘때 어떤 노래를 좋아했는지 찾기 쉽더라고요. 숫자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기 시작한 날짜예요. 듣다가 새로운 자극을 주는 곡이 나오면 그날을 기준으로 플레이리스트를 다시 만드는 거죠. 제일 최근 거는, 엄청 바빴어서 6월 14일이네요.
‘2025-06-14’ 플레이리스트 속 최애곡은 뭔가요?
오소(Oso)의 ‘Cool Now’요. 아, 이 음악도 추천할래요. 토리 레인즈(Tory Lanez)의 ‘Wish I Never Met You’인데, ‘RUSH’도 이런 무드거든요. 평소에 듣는 것들이 쌓여서 나온다니까요.(웃음) 근데 사실 가사 내용을 꼼꼼하게 알지는 못해요. 괜히 추천했다가 이상한 내용일까 봐 걱정되지만, 최근에 정말 자주 들은 곡이에요.
모든 영감이 일상에서 비롯되는군요. 데뷔 후 14년 동안 경험한 일상은 백호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었어요?
지금은 작업하는 것 자체가 일상이에요. 이 직업을 가지고 사회를 살아가는 데 적응이 됐어요. 데뷔 초에는 오늘처럼 멋진 화보를 못 찍었을 텐데, 이제는 할 수 있게 된 것처럼요. 시간과 경험이 쌓여서 이런 사람이 되었다는 게 좋아요. 14년 차라서 엄청난 경험과 노하우가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처음 해보는 것 같을 때도 있거든요. 하루가 어떻게 돌아갈지는 아무도 몰라요. 매일이 챌린지 같은 느낌이고, 책임감도 생기고 있어요.
7월 20일에는 팬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요. 오랜만에 도노들을 만나면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거의 2년 만이에요. 이것도 무대를 준비하는 거랑 똑같아요. 팬 미팅할 때 일부러 진행자를 섭외하지 않고, 제가 직접 하거든요. 그 자리에서 물어보려고요. ‘어떤 이야기할까요?’ ‘궁금한 거 있어요?’ 팬들과 대화하는 게 너무 좋아요.
8월에는 드라마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가 공개되죠?
사전 제작 작품이라 재작년에 촬영을 마치고 공개되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 시기에 공개될 줄은 몰랐어요. 공개된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좋았어요. 웃겼던 게 촬영을 마치고 나서 회사를 옮겼거든요. 그래서 회사 직원분들이 드라마에 대해 모르고 계셨던 거예요. 소식을 찾아보다가 “백호 씨 드라마 찍었어요?” 하시길래 놀라서 “맞다! 나 드라마 찍었는데?” 했죠.
뮤지컬 무대에도 여러 번 섰어요. 연기는 어떤 경험으로 다가와요?
가수로서 무대에 설 때의 호흡과 배우로서 무대에 설 때의 호흡은 정말 달라요. 관객분들의 태도도 크게 다르고요. 뮤지컬 작품을 할 때 많이 느꼈어요. 무대에서 울고 웃으면서 다양한 감정을 분출하는 데 희열이 엄청나더라고요. 기회만 된다면 또 하고 싶어요. 사실 예능도 하고 싶고, 다 합니다!
말 그대로 ‘올라운더’네요.
일단 다 해보는 스타일. 씨를 뿌려야 어디에서 잘 자라는지도 알 수 있잖아요.(웃음)
대중들이 백호에게 요즘 유행어인 ‘테토남’을 수식어로 붙이는 이유를 알겠어요. 실제로는 어때요?
잘 모르겠어요. ‘테토’고 ‘에겐’이고 요새 진짜 자주 나오더라고요. 왜 자꾸 나오는 걸까요? 테토인 면도 있고 에겐인 면도 있어요. 확실히 공존해요. 근육이 많은데 잘 울거든요. 테겐남인가 봐요. 아니면 테토남 안에 에겐남이 갇혀 있는 건지.
그럼 MBTI는 E인가요?
E예요. 근데 낯도 가려요. 진짜 모르겠어요. 사람을 알파벳 네 글자로, 테토와 에겐으로 정의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밸런스 게임도 싫어하거든요. 짜장과 짬뽕, 둘 다 먹고 싶어요. 그러고 보면 확고한 건 없나 봐요.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아요. 좋게 말하면 유도리가 있는 거고, 조금 나쁘게 말하면 우유부단한 거죠.(웃음)
하하, 더 이상 안 물어볼게요. 백호는 언제 가장 즐거워요?
일할 때, 그리고 맛있는 거 먹을 때요. 먹는 건 다 좋아요. 진짜 막 미쳐버릴 것 같아요. 그래서 혼밥보다 다 같이 먹는 걸 좋아해요. 여러 명이 식당에 가면 다양한 메뉴를 시켜서 나눠 먹을 수 있잖아요. 만약 좋아하는 음식을 딱 하나만 고르라고 하면 그냥 안 먹을래요!(웃음)
생일이 얼마 안 남았잖아요. 올해 생일은 뭘 하면서 보내고 싶어요?
원래 생일을 챙기는 편은 아니었는데, 데뷔하고 도노들이 7월을 특별한 달로 만들어주니까 의미가 점점 깊어지더라고요. 팬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생일날 버스킹도 해봤거든요. 정말 더웠지만 즐거웠어요. 올해도 도노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이벤트를 준비하는 중이에요.
2025년의 반이 지나갔어요. 남은 6개월은 어떤 시간이 될 것 같아요?
빈틈없이 가득 차 있으면 좋겠어요. 준비하고 있는 것들을 팬분들과 대중분들에게 잘 보여드리고 싶은데, 한편으로는 그러지 못할까 봐 겁이 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더 열심히 달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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