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음식은 얼마나 중요할까? 바르셀로나, 홍콩, 교토 등 미식 도시에서도 존재감이 남다른 세 호텔의 F&B 디렉터에게 오늘의 미식 여행을 물었다.
FOUR SEASONS HOTEL HONG KONG



포시즌스 홍콩
F&B 디렉터 조리스 퀸테리에(Joris Quintelier)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미식의 도시, 홍콩. 현재 포시즌스 홍콩이 보유한 미쉐린의 별은 모두 8개. 홍콩에서 최초로 별 3개를 획득한 광둥 레스토랑인 룽킨힌, 프렌치 파인 다이닝 카프리스, 그리고 스시 사이토의 최초 해외 직영점까지. 세계에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가장 많이 보유한 단일 호텔에 이름을 올렸다.
럭셔리 호텔의 F&B 디렉터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음식과 음료, 그리고 사람에 대한 열정을 품는 것. 우리는 ‘경험’을 만드는 일을 한다. 미쉐린 레스토랑에서의 훌륭한 저녁 식사는 옷이나 자동차 같은 다른 럭셔리 상품과 달리, 단 몇 시간만 지속되는 찰나의 경험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잔의 음료까지 모두 특별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계속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새로운 기술과 이를 어떻게 활용해서 우리가 하는 일을 계속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호기심. 특히 홍콩처럼 급변하는 도시에서는 머물러 있는 순간 도태된다.
F&B 디렉터로 일하면서 얻는 가장 큰 기쁨은?
모든 구역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로 붐비는 순간. 고객과 직원이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 그 마법 같은 ‘분위기’는 들어서는 순간 바로 느낄 수 있다.
홍콩은 거의 모든 주요 호텔 브랜드가 진출해 있는 국제도시다. 이곳을 찾는 고객의 기대치를 어떻게 충족시키나?
맞다. 홍콩은 정말 치열한 도시다. 모든 것은 사람에게 달려 있기에 우리의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의 채용에 공을 들인다. 요리하는 방법이나 서비스하는 방법은 가르칠 수 있지만, 배려심이나 공감 능력을 가르치는 건 매우 어렵다. 누군가가 자신을 진심으로 배려할 때 사람들은 그것을 느낄 수 있다. 진정한 개인적 연결이 진짜 차이를 만든다. 20년 전 호텔이 개장했을 때부터 여기서 일해온 직원들이 있으며, 훌륭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현재 럭셔리 호텔에서 음식은 어떤 역할을 하나?
럭셔리 호텔은 고객의 니즈를 미리 예상하고 편안함을 느끼고 좋은 손길에 맡겨져 있다는 기분이 들게 해야 한다. 그중 레스토랑과 바는 호텔의 심장이다. 지역 커뮤니티와 여행객이 어우러지는 공간이기 때문인데, 이것이 호텔에 영혼을 불어넣고 개성을 만든다. 포시즌스가 최근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70% 이상이 ‘레스토랑과 바 때문에 특정 호텔을 선택한다’고 답했다. 바와 레스토랑은 더 이상 부대시설이 아니라 호텔 정체성의 일부가 되었다. 우리는 한 지붕 아래 미쉐린 스타 8개를 보유하고 있고, 아르고 바는 개장 이래 ‘아시아 베스트 바 50’에 꾸준히 선정되었다. 하지만 상을 받지 못한 업장도 최고 수준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라운지는 임원들이 사무실로 가기 전 진짜 거래가 성사되는 파워 브렉퍼스트의 명소다.(웃음)
포시즌스 홍콩에서는 어떤 미식 경험을 기대할 수 있나?
카프리스(Caprice)의 기욤 갈리오(Guillaume Galliot) 셰프는 재료를 승화하고 미식적이면서도 무겁지 않은 요리를 창조하는 진정한 아티스트다. 레스토랑 디렉터 빅터는 와인의 마스터로, 항상 새로운 와인 생산자와 숨겨진 보석 같은 와인을 찾아다니는 동시에 여러 그랑 크뤼 와인 하우스와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 익스-도메인 와인을 확보하고 있다.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와이너리에서 직접 온 와인이라는 뜻으로, 완벽하게 보관되어 있고, 오래된 빈티지는 샤토에서 직접 코르크를 교체한 것들이다. 이는 정말 독특한 것이고, 카프리스의 고객이 이런 이유로 우리를 찾는다. 반면 룽킹힌(Lung King Heen)은 완전히 다른 모험이다. 여기서는 광둥요리의 뿌리로 돌아가 최초로 미쉐린 3스타를 받은 찬얀탁(Chan Yan Tak) 셰프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음식은 뜨겁고 풍미가 가득하다. 아르고(Argo)는 웰컴 드링크로 젤리베어가 들어간 프로세코 한 잔을 내는 것처럼, 가족 중의 작은 반항아이자 때로는 장난꾸러기 같은 존재다.
포시즌스 홍콩은 미쉐린을 많이 보유한 걸로도 명성이 높다. 당신에게 ‘미쉐린’은 어떤 의미인가?
미쉐린은 레스토랑에 있어 항상 골드 스탠더드다. 발표되는 그날까지는 아무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전 세계에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은 단 146곳뿐이고, 평가를 받는 레스토랑 중 1%도 안 되는 곳만이 영예를 안는다. 전 세계 셰프들과 그들의 창작물에 들어가는 장인정신을 인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압박감도 있지만, 최고로 남을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여행과 음식의 트렌드는 늘 변화하기 마련이다. 트렌드를 어떻게 따라가고 있나? 현장에서 직접 느끼는 변화는?
시간은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카프리스의 ‘베스트 오브’ 같은 3코스 디너 메뉴를 만든 이유다. 90분 안에 카프리스의 시그너처 요리를 경험할 수 있지만, 밤새 테이블에 앉아 있지 않아도 된다. 또 사람들은 술을 점점 더 적게 마시는 대신 더 좋은 걸 마신다. 이러한 손님의 기호를 적극 지지한다. 새로운 와인 보존 기술을 빌려 글라스 와인 제공을 확대해 풀 보틀을 원하지 않는 고객에게도 더 좋은 와인을 제공하고 있다.
포시즌스 홍콩의 카프리스와 룽킹힌은 한국 미식가에게도 유명하다. 이곳을 더 잘 즐기려면?
1년 중 다른 계절에 계속 방문해보길. 계절마다 특별한 요리가 있다. 또 다른 중요한 팁은 직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라는 것. 고객의 취향에 맞춰 최고의 팁을 드릴 수 있다. 싫어하는 재료, 좋아하는 재료를 말해주는 것도 좋다.
그 외에 추천하고 싶은 호텔 업장은?
홍콩의 전경을 볼 수 있는 풀 테라스는 숨겨진 보석이다. 실내를 선호한다면 카프리스 바를 추천한다. 아마 전 세계에서 미쉐린 3스타 셰프가 음식을 준비하는 유일한 바일 거다. 버거와 크로크무슈를 꼭 드셔보시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업장은 매일 바뀐다. 아침에는 카프리스를 지나며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따뜻한 미니 바게트를 하나씩 가져다 먹는다. 룽킹힌에서는 첫 번째 딤섬이 준비될 때 지나가는데, 탁 셰프는 아버지 같은 존재로서 항상 모든 사람들을 살피고 잘 먹는지 확인한다. 페이스트리 셰프가 맛보기를 권할 때도 있다. 이 호텔에서 몸매를 유지하기가 너무 어렵다.(웃음) 다행히 홍콩이 걸어 다니기 좋은 도시라서 운동은 하고 있다.
홍콩 외에 미식 여행으로 추천하는 도시는?
홍콩이 1위지만, 내게는 서울이 근소한 차이로 2위다. 지난 1년 동안 서울을 자주 방문했는데, 완전히 빠졌다.
홍콩이란 도시를 가장 잘 설명하는 음식은 뭐라고 생각하나?
차찬텡. 시끄럽고, 모든 사람이 소리를 지르며, 주문받을 때는 악명 높을 정도로 성격이 급하지만, 음식은 훌륭하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고 엄청 빠르다. 훌륭한 품질에 빠르고 효율적인. 이것이 바로 홍콩이다.
MANDARIN ORIENTAL BARCELONA



만다린 오리엔탈 바르셀로나
F&B 디렉터 티보 앙투안(Thibaud Antoine)

가우디의 유산 속 자정이 넘도록 와인과 타파스가 흐르는 도시. 그 도시의 중심에 선 만다린 오리엔탈 바르셀로나는 1955년 세워진 은행 건물을 2009년 지금의 호텔로 리브랜딩했다. 모먼츠(Moments)에서는 정제된 카탈루냐 스타일의 테이스팅 메뉴를, 블랑(Blanc)에서는 모던한 지중해 요리를, 건물의 헤리티지를 간직한 뱅커스 바(Banker’s Bar)에서는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F&B 디렉터로서 당신의 경력은?
나는 프랑스 사람으로, 지난 10년간 아시아에서, 그중 7년간 만다린 오리엔탈에서 근무하다 최근 유럽으로 돌아왔다. 만다린 오리엔탈에서의 내 역할은 수상 경력을 보유한 레스토랑과 바 전반에 걸친 요리와 음료 운영을 총괄하는 것이다. 모든 팀과 협업해 현지 문화를 반영한 진정한 미식 경험을 제공한다.
럭셔리 호텔의 F&B 디렉터에게 필요한 자질은 뭐라고 생각하나?
리더십, 창의성, 디테일에 대한 집중력,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공감과 친절함이다. 요구를 예측하고, 경험을 큐레이팅하며, 만다린 오리엔탈이 자랑하는 일관된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미식 트렌드를 앞서가는 것이 중요하다. 내 일의 좋은 점은, 매일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는 기회가 있다는 거다. 시간이 흘러도 기억할 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큰 기쁨이다.
만다린 오리엔탈이 추구하는 럭셔리 경험은?
우리는 ‘개인화’에 집중한다. 모든 고객은 다르며, 고객에게 있어 ‘럭셔리’가 의미하는 바를 파악하고, 그 기대를 우아하고 온화한 방식으로 뛰어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미쉐린 스타를 받은 테이스팅 메뉴부터 맞춤형 칵테일, 다양한 식이요법에 대응하는 것 등 디테일을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럭셔리는 노력하지 않은 듯 자연스럽고 감정적으로도 울림이 있어야 한다. 모든 디테일이 ‘딱 맞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 안에서 음식은 어떤 역할을 하나?
매우 큰 역할을 한다. 음식과 음료는 감정(Emotions)이다. 문화를 느끼게 하고, 감각을 일깨우며, 마음을 움직인다. 또 공유되는 기억을 만들어준다. 그런 기억을 간직하게 하는 게 여행의 본질이다. 미식은 여행의 중심이 되고 있고 호텔을 선택할 때도 그렇다. 사람들은 음식을 통해 더 깊은 문화적 연결을 원한다. 지속 가능성, 스토리텔링, 진정성이 점점 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셰프 카르메 루스칼레다(Carme Ruscalleda)와 라울 발람(Raul Balam)이 이끄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인 모먼츠에 오기 위해 우리 호텔을 찾는 고객도 많다.
최근 현장에서 포착한 흥미로운 변화가 있다면?
맛에 있어 더 모험적인 동시에 더 신중해지고 있다. 채식 메뉴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내추럴 와인,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모던한 미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역사가 오래된 도시다. 전통과 현재의 트렌드를 어떻게 맞추고 있나?
만다린 오리엔탈은 ‘타협’이 아니라 ‘조화’를 추구한다.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전 세계의 취향에 발맞춰 진화한다. 메뉴는 지역 정체성에 기반을 두되 여행객의 호기심과 미적 감각을 반영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루프톱 테라스 테랏에서는 전통 타파스 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식을 맛볼 수 있다. 새로운 방식의 플레이팅과 창의적인 맛 조합, 그리고 더 가벼운 구성으로 셰프 팀이 중심을 이뤄 지속적으로 트렌디하게 진화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스페인식 오믈렛인 토르티야를 분해해서 테이스팅 메뉴 형식으로 제공하는데, 전통은 유지하면서 기법은 현대적이다. 팁을 주자면,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길 권한다. 와인이나 음식 페어링을 추천받아도 좋다.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호텔 내 업장은?
고르기 어렵지만, 모먼츠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바르셀로나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모먼츠 팀이 카탈루냐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계속해서 혁신을 이뤄가고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접시 위를 무대로 단순함과 감정이 담겨 표현되는 곳이다. 이곳을 이미 경험한 분에게는 테랏을 추천한다. 바르셀로나가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전망과 함께 타파스 요리를 즐기는 환상적인 장소다.
바르셀로나 외에 미식 여행으로 추천하고 싶은 도시는?
단연 산 세바스티안(San Sebastian)! 미식의 보물 같은 도시다. 최근 미식 도시로 주목받는 마드리드는 전통과 혁신이 어우러진다. 방콕이나 도쿄도 추천한다.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최고의 미식을 경험할 수 있다.
이곳에 살면서 일하는 즐거움은?
도시의 활기와 다양성, 그리고 음식을 통해 모두가 연결되는 점이 좋다.
바르셀로나를 가장 잘 설명하는 요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도시의 활기와 다양성, 그리고 음식을 통해 모두가 연결되는 점이 좋다. 파 암브 토마케트(Pa Amb Tomaquet, 카탈루냐어로 토마토 바른 빵)는 간단하지만 대담한 요리다. 바르셀로나처럼 겸손하고, 풍미가 가득하며, 질 좋은 재료와 전통에 기반을 둔 음식이다.
바르셀로나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유럽 도시 중 하나다. 미식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소는?
산 안토니(Sant Antoni)나 엘 보른(El Born) 지역을 추천한다. 아방가르드한 매력을 지닌 디스프루타르(Disfrutar)나 진한 카탈루냐의 맛을 전하는 라 푸빌라(La Pubilla)도 추천한다. 산 안드레우 시장(Mercat de Sant Andreu) 같은 로컬 시장도 숨은 보석이다. 특히 추천하는 곳으로 두 곳이 있는데, 그레스카(Gresca)는 비스트로와 현대식 카탈루냐 요리의 조화가 훌륭한 곳이고, 바 카녜테(Bar Canete)는 고전적인 매력과 훌륭한 타파스를 자랑하는 곳이다.
스페인의 하몽과 올리브오일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 좋은 제품을 고르는 방법은?
하몽은 하몽 이베리코 드 벨로타(Jamon Iberico de Bellota) 중 36개월 이상 숙성한 제품을 권한다. 올리브오일은 엑스트라 버진에, 냉압착한 것으로, 바에나(Baena)나 시우라나(Siurana) 같은 소규모 DOP 원산지 인증 지역의 제품이 이상적이다. 향, 쌉쌀함, 과일 향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ACE HOTEL KYOTO


에이스 호텔 교토 F&B 디렉터
류타 야마다(Ryuta Yamada, A.k.a. Dragon Y)

라이프스타일 호텔 시대를 연 에이스 호텔의 아시아 첫 호텔로, 본래 교토 중앙전화국이던 1920년대 건물을 건축가 구마 겐고가 디자인했다. 2023년에 열린 셰프 르네 레드제피(Rene Redzepi)가 이끄는 코펜하겐 ‘노마(Noma)’ 팝업 레스토랑은 전 세계 미식가를 열광시켰다. ‘팜-투-테이블’과 교토의 채소를 조화롭게 선보이는 코사(Kosa)부터 일본 최초의 스텀프타운 커피까지. 지속 가능한 음식 체험을 제공한다.
에이스 교토에서의 경력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2020년 오프닝 팀에 참여했을 때는 F&B 어시스턴트 디렉터였다. 2023년부터 F&B 디렉터를 맡고 있고 레스토랑 세 곳을 포함한 모든 F&B 운영을 총괄한다. 에이스 호텔은 투숙객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사랑받으며 레스토랑이 지역사회의 일원이 되는 데 매진한다. 최신 식음료 문화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예의 주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토는 전통이 강한 도시다. 이곳에서 에이스 호텔 교토가 지닌 강점은?
‘오늘’과 ‘이 순간’을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에이스 호텔을 선택한다. 우리 고객은 여행하는 도시와 연결되는 느낌을 좋아한다. 교토와 에이스 호텔 브랜드를 어떻게 접목하고 구현할지 고민한다. 에이스 호텔의 레스토랑은 파트너 셰프가 이끄는데, 이로 인해 파트너 셰프와 현지 셰프가 서로의 재료와 요리 기법을 존중하고 협력하면서 독창적인 요리가 탄생한다. 고객은 다양한 음식을 통해 호텔의 콘셉트인 ‘동서양의 만남’을 경험할 수 있다.
교토는 일본 접객 문화인 ‘오모테나시’로 상징되는 도시다. 어떻게 조화를 이루나?
우리 호텔의 철학은 ‘친절한 장소’다. 국적, 종교,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런 노력을 통해 음식 취향을 포함한 고객의 요구를 세심하게 충족하며, 지역과 국제사회와 협력해 풍부한 식음료 경험을 제공하려고 한다. ‘노마 교토 레지던시(Noma Residency Kyoto)’가 대표적인 사례다. 현지에서 유명한 사키코 히라노(Sakiko Hirano)와 큐 도넛(Kew Donuts)을 함께 제공하는 ‘피크닉 티(Picnic Tea)’ 같은 지역 활동도 마찬가지다.
에이스 교토 1층에는 스텀프타운 커피가 있고, 로비 역시 개방되어 있다. 교토에서는 보기 드문 모습인데.
에이스 호텔 로비는 24시간 연중무휴로 투숙객뿐 아니라 지역 주민과 다른 여행객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모두가 활기차게 모이는 공간,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연결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한다. 맛있는 커피는 그 핵심이다.
전설적 레스토랑인 노마와의 팝업은 전 세계 미식가의 관심이 에이스 교토에 집중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경험은 어떻게 남았나?
노마의 모든 구성원의 탁월한 배려, 헌신, 그리고 타협하지 않는 정신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노마의 음식뿐 아니라 노마 팀이 만드는 다이닝 경험의 가치를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노마는 교토의 식음료 산업을 구성하는 수많은 독특한 장인들과 협업했고, 계절의 변화에서 영감을 받는 노마 팀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던 건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레스토랑 ‘코사’는 교토의 채소를 적극적으로 강조하고, 채소만으로 구성한 테이스팅 코스도 있는데.
매우 호평받고 있다. 투숙객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많은 분들이 이 메뉴를 위해 방문한다. 셰프-파트너 케이티 콜(Katy Cole)은 고향인 캘리포니아주에서 영감을 받아 요리한다. 그의 손길에서 교토의 채소가 재해석되는 모습을 보는 건 내 기쁨 중 하나다. 교토의 계절을 독특하게 담아내고, 칵테일과 무알코올 음료에도 이어진다.
최근 현장에서 포착한 트렌드가 있다면?
지역 다이닝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독특한 지역 식재료나 대표 요리를 맛보기 위해 떠난다. 예를 들어 ‘이 지역의 라멘’을 찾아 떠나는 여행처럼. 또 일본에서는 일본 와인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일본 과일이 맛있다는 건 잘 알려져 있지만, 일본의 모든 현에서 와인이 생산된다는 건 잘 모른다. 전국적으로 와인 생산이 활발해지고 있다. 우리도 일본 와인을 더 많이 선보이는 중이다.
특별히 애착을 느끼는 장소는? 또 에이스 교토에 새로운 업장을 더할 수 있다면?
굳이 고르라면 코사라고 말하고 싶다. 내 자식처럼 특별하게 느껴진다. 내가 F&B 디렉터가 된 후 레스토랑을 오픈했기 때문에 더 그렇다. 레스토랑의 야외 정원은 주변 산골 마을에서 영감을 받았고, 식기와 세팅을 직접 선정했다. 레스토랑을 위해 와인 셀렉션까지 담당했기 때문에 의미가 더 깊다. 만약 여건이 허락한다면 20석 정도의 소규모 파인 다이닝을 더하고 싶다.
미식 여행을 위해 추천하고 싶은 도시는?
일본 내 여행지로는 가나자와를 강력 추천한다. 해산물이 정말 훌륭하고, 아침, 점심, 저녁으로 초밥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해외 도시 중에서는 싱가포르. 아시아 50대 미식 도시에 선정된 수많은 레스토랑과 바가 있으며,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의 독특한 음식 문화가 어우러진 싱가포르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다.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호커 센터도 즐겁고.
가장 교토다운 음식은 뭐라고 생각하나?
빵. 놀랍게 들릴지 모르지만, 교토 빵집의 빵은 품질도 좋고 종류도 다양하다.
교토에 살면서 일하는 즐거움은?
산책을 정말 좋아한다. 계절마다 독특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도시 속에서도 느낄 수 있는 자연의 풍경, 느낌, 냄새, 소리를 생생하게 누릴 수 있다.
즐겨 찾는 로컬 식당을 추천한다면?
교토식으로 레바논 음식을 선보이는 키 교토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