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디렉터가 대신 물어봐 줄게!

Chapter 1. 무기 자차, 베이스 안 밀리게 바르는 방법

보는 눈만 높아 본인 화장은 포기 아니면 내추럴로 일관하는 <얼루어> 뷰티 디렉터와 리얼 금손 메이크업 아티스트 오가영이 솔직하고 거침없이 묻고 답한다. 하찮고도 유용한 뷰티 꿀팁이 쏟아지는 이들의 대화를 엿들어보자.

Chapter 1. 무기 자차 바르고 파데를 바르면 때가 밀리는 저, 비정상인가요? 

화보 미팅 나눈 그녀들의 사담 

<얼루어> 뷰티 디렉터(이하 에디터): 언니, 근데 저 자차 중에 무기 자차 바르고 쿠션 올리면 때 밀리고 뜨고 모공 두드러지고 난리 나거든요? 이거 왜 그런 거예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오가영(이하 가영): 무기 자차? 백탁 있는 타입? 왜 밀려? 요즘엔 제품이 다 잘 나오던데.

에디터: 그러니까요. 저 엄청 공들여 바르고, 파데에 따라 다른 것 같은데 베이스 하고 나면 때 밀려서 다시 세수한 적도 있어요. 

가영: 뭘 어떻게 바르기에? 촬영 날 한번 바르는 거 보여줘~
화보 촬영 당일, 촬영이 끝난 메이크업 룸에 세안하고 나타난 에디터.
평소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제를 얼굴에 발라 보이기 시작했는데

 

가영: (놀람) 이미 글렀어. 너 너무 많이 발라.

에디터: 이게 정량이에요! 피부과 선생님들도 다 이만큼은 발라야 한다고 그랬다고요. 5백원짜리 동전 크기만큼.

가영: 그럼 좀 묽은 걸 바르든가~ 그건 너무 되직하잖아. 

에디터: 저는 유기 자차 바르면 좀 얼굴에 열 오르고 자극적이라 무기 자차만 쓰거든요. 유기 자차 발림성 좋은 건 너무 아는데, 저처럼 무기 자차만 골라 써야 하는 사람도 많아요.
*무기 자차와 유기 자차의 차이점 – 물리적으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선블록을 무기 자차, 화학반응으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선블록을 유기 자차라고 한다. 무기 자차는 피부에 막을 씌워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유기 자차는 피부에 흡수돼 피부 속에서 작용하는데, 이때 열을 발생시키며 피부를 보호한다. 그래서 열에 민감하거나 민감한 피부 타입은 무기 자차를 바라는 것이 안전하다. 

에디터: 그래도 저는 바르고 예의상, 양심상 좀 기다리는데. 흡수되라고. 그건 잘하고 있는 거 맞죠? 바로 바르면 당연히 밀릴 거라는 거 알죠~ 시간 차를 두고 발라라! 이런 거 아티스트들이 팁으로 많이 알려주시거든요.(웃음) 

가영: 아니 근데 그런 자차는 하룻밤 기다려도 쏙 흡수 안 돼. 스킨케어 크림이 아니잖아. 조금은 흡수되더라도 결국 피부에 막을 씌우는 제품이지. 그리고 5백원짜리 동전만큼 바르는 게 맞긴 한데(웃음), 5백원의 높이가 좀 높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 양은 어떻게 발라도 밀려.

가영: 그리고 네가 바르는 방법도 문제야. 그렇게 덩어리를 얼굴에 올리면 안 돼. 지금 그 많은 양을 3등분해서 덩어리를 이마랑 양 볼에 올리고 쓱쓱 밀면서 발랐잖아. 그러면 안 되고, 손가락에 아주 적은 양을 묻혀서, 파데 바르듯 콕콕콕 엄청 많은 점을 도장 찍듯 얼굴에 찍고 그걸 살살 퍼트리면서 발라야 해. 

 

5백원은 생각보다 얇다…..

후에 에디터가 평소에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제 용량을 측정해보니 약 1200mg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여성 얼굴 기준 자외선 차단제 적정량인 800mg를 훌쩍 넘겼다. 5백원짜리 동전만큼이라는 표현에 집착한 나머지 동전의 두께는 생각지 않았던 것. 토출구가 좁은 튜브형 자차의 경우 덜어내는 동시에 두께감이 생기기 때문에 에디터처럼 과도하게 많은 양을 적정량이라 오해할 여지가 많다. 

에디터: (탄식)아, 내가 너무 크림처럼 바르기는 하는데, 자외선 차단, 너무 중요하니까… 열심히 듬뿍 발랐지.

가영: 5백원에 집착하지 마. 이미 너무 많이 발랐다 싶으면 손바닥으로 꾹 눌러서 제품을 좀 덜어내. 그 양을 다 바르고 싶으면 한 번에 끝내려 하지 말고, 얇게 펴 바르고, 또 그 위에 얇게 펴 바르고 해야 그나마 피부에 밀착되지. 아 그래도 그 양은 안 돼. 좀 줄여야 해. 어느 제품이든 애초에 뭉텅이가 얼굴에 올라가면 다 밀려. 무조건 손으로 도장 찍듯 얇게 얇게! 그리고 꼭 자차를 완벽하게 발라야 하는 부위, 이마 윗면, 광대 윗면, 콧등 같은 부위는 아주 얇게 또 한 번 덧발라. 여튼 그 두꺼운 5백원. 절대 피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양이 아니야.
(얼굴 반쪽엔 원래 본인의 방법대로 자차를 바르고, 나머지 반쪽엔 방금 메이크업 아티스트 오가영이 이야기한 방법으로 바른 후 얼굴 전체에 쿠션을 발라보기로 했다)

에디터: 저도 이렇게 좀 많이 바르는 거 아니까. 메이크업 베이스나 프라이머, 이런 건 욕심 못 내죠. 그래서 아주 소량의 파데만 바르는데 그래도 막 모공 모양으로 동그랗게 뭉치고 때 밀리고 난리 나는 거죠. 바르면서 더 밀릴까 봐 리퀴드 파데는 무섭고 쿠션 얇게 두드리는 데도 밀리고. 

가영: 그리고 내 생각에 네가 아마 스킨케어도 대충 하지는 않을 거거든. 되게 열심히 바를 거 같은데, 스킨케어로 이미 피부가 충만한데, 자차까지 그렇게 바르면 너무 과하지, 피부가 반사할 수밖에 없지.(웃음)
(원래 에디터 방법대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쪽에 쿠션 바르는 중)

에디터: 근데 왜 꼭 이렇게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하면 잘된다. 지금 왜 안 밀리지? 수리 기사님 오시면 다 잘 작동하잖아. 갑자기.(머쓱) 

가영: 이게 지금 스킨케어를 최소화한 상태라 그래. 지금 보습 패드 하나로 간단하게 스킨케어 마무리한 거잖아. 근데 집에서는 토너, 에센스, 크림 다 발랐겠지. 그렇다고 기초 케어를 줄이라는 건 아니고, 기초를 좀 충분히 발랐으면 그 후에는 10분 정도 잘 흡수될 시간을 준 다음 자차를 바르는 게 좋지. 스킨케어 제품은 좀 시간을 두면 피부에 잘 스미거든. 자차랑 다르게. 크림의 양은 좀 줄여야 해. 크림도 제형이 도톰하니까. 자차를 바르고 메이크업을 하겠다 싶은 날은 평소보다 에센스의 양은 늘리고 크림은 좀 줄이면 도움이 되지. 공식을 만들어줄게. 에센스를 두 번 발라. 그리고 크림은 평소의 반만 바르고. 됐지?


BEAUTY TALK SUMMARY 

메이크업을 성공시키는 무기 자차 바르는 법 by 메이크업 아티스트 오가영

1 스킨케어와 자외선 차단제 사이 10분 정도 피부가 이전에 바른 스킨케어를 온전히 흡수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자차를 바르기 전 피부 로딩 타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2 내 피부가 흡수할 수 있는 양이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 테스트해본다. 전문가가 권장하는 자외선 차단제 적당량이 내가 지금 사용하는 제품에 온전히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자외선 자단 지수와 제형에 따라, 또 피부 타입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본인만의 자차 적정량을 찾아볼 것.
3 자차도 메이크업이라고 생각하라! 크림을 바르는 것이 아니라 파운데이션을 바른다는 생각으로 접근할 것! 퍼프나 파운데이션 나이프 등 도구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