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ALLURE

2026 ver.패션 법안 팩트 체크(1)

2026.04.11최정윤

지구를 위해 초록 회초리를 집어 든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패션 법안에 대해 조목조목 짚어보는 시간. 

유럽연합(EU)이 지난 몇 년간 추진해온 환경 법안이 준비 단계를 지나 실제 이행 국면에 접어들었다. 재고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친환경’이라는 단어를 어떤 근거로 사용하는지, 옷이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법은 이제 옷의 탄생부터 마지막 행선지까지 책임지고 살핀다. 이 변화는 유럽 안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세계를 무대로 움직이는 모든 브랜드와 제조 기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패션산업의 규칙이 재편되는 지금, 뒤늦게 당황하지 않으려면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CSRD_EU

기업 책임과 공시 의무 강화
패션 기업은 더 이상 공급망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모른 척할 수 없다. 원단 조달부터 생산공정까지 전 과정의 환경과 인권 리스크를 점검하고 대응해야 하는 기업 지속 가능성 실사 지침(CSDDD)과 환경·사회 영향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공시하는 기업 지속 가능성 보고 지침(CSRD)은 패션 비즈니스의 운영 기준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생산지에서 발생한 사고는 곧 브랜드의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 규제와 평판 리스크가 뒤따른다. LVMH와 인디텍스 같은 글로벌 그룹을 중심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CSDDD 역시 단계적 시행을 앞두고 있어 패션산업 전반에 책임과 투명성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GWPA_US

캘리포니아 의류 노동자 보호법
캘리포니아에서 생산, 판매되는 의류에 적용되는 이 법(Garment Worker Protection Act)은 패션 브랜드가 하청 공장에서 발생하는 임금 문제에 공동 책임을 지도록 한다. 2022년 시행된 이후 올해 들어 그 영향이 실제 비용으로 드러나고 있다. 감사와 계약 관리 비용, 제조 단가 상승 등 운영 전반에 변화가 나타나며, 법적 분쟁 가능성 역시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공급망 리스크가 곧 재무 리스크로 이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브랜드는 생산 구조를 다시 설계하고, 일부 기업은 공급망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DPP_EU

디지털 제품 여권 제도
패션 아이템도 신분증을 부여받는 시대다. “넌 누구고, 어디에서 왔니?” 제품마다 소재 구성과 생산 이력, 환경 영향 데이터가 디지털로 연결돼 정보를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 환경 영향이 압도적으로 큰 패션·섬유 산업은 배터리 다음으로 빠르게 적용되는 핵심 대상이며, 브랜드는 제품 하나하나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앞으로 몇 년 안에 표준이 될 이 규정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유럽에서 판매가 어려워질 수 있다.


ESPR_EU

지속 가능한 제품을 위한 에코 디자인 규정
팔리지 않은 제품을 태워 재로 날리는 관행은 법으로 금지된다. 오는 7월부터 미판매 의류와 신발의 파기 금지가 적용돼 유럽 마켓의 대기업부터 차근차근 시행되는 것. 이에 기업은 재고 처리 방식을 공개해야 하며, ‘폐기’ 대신 재판매·수선·리페어 같은 순환 솔루션을 마련할 전망이다. 동시에 더 오래 입고 고쳐 사용하도록 설계 기준도 단계적으로 강화되어 옷이 탄생하는 근본 자체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PFAS_FR&KR

화학물질 규제 강화 오염이 덜하고 방수에 뛰어나 기능성 의류의 핵심 소재로 여겨졌던 PFAS가 차세대 글로벌 규제 타깃으로 부상하고 있다. 자연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고 환경과 인체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이에 파타고니아와 아크테릭스 등 아웃도어 브랜드는 PFAS 없이도 발수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 전환을 진행 중이다. 프랑스는 PFAS 성분의 제조와 사용을 단계적으로 제한하는 규제를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도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제도(K-REACH)와 화학물질관리법 등을 통해 PFAS를 포함한 유해 물질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

    일러스트레이터
    KASIQ

    SNS 공유하기